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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스크린속의 안중근 댓글:  조회:2259  추천:17  2014-04-04
. 칼럼 .   스크린 속의 안중근 김 혁 1 할빈역에서 민족침탈의 괴수 이또 히로부미를 응징한 민족영웅 안중근에 대해서 우리는 지난 1970년대말 조선영화를 통해서 비로서 접했다. 1979년에 나온 조선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는 백인준이 씨나리오를 쓰고 인민배우 출신의 엄길선이 연출, 조선영화촬영소에서 만든 2부작 항일혁명예술영화이다.       영화는 시대 상황을 생생하게 재연하면서 한개인의 문제와 력사적 사건을 따로 떼여놓지 않고, 주인공의 운명과 민족의 운명을 현실문제까지 련관지어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조선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유명배우가 총출연하고 막대한 제작비와 수천명의 조연배우들이 동원, 특히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한 력사의 현장인 중국 할빈에서 촬영해 사실성이 뛰여나는 등 조선영화 가운데서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에서 근자에 내놓은 안중근 관련영화로는 “도마 안중근”이다. 안중근의 세례명 “도마”로 이름한 영화는 이또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이 감옥에 수감된 뒤 수사과정에서 검찰관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의 삶을 되돌아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안중근이 왼손 약지를 잘라 “단지동맹”을 뭇고 독립에 대한 결의를 다지며 마침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게 된 과정을 년대순으로 보여주면서 의협심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자신의 사명을 끝까지 수행하는 안중근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다. 한국 개그맨 출신 MC인 서세원이 씨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을 맡았고 유오성, 고두심등 유명배우들이 출연, 역시 중국에서 현지 촬영을 했다.   민족독립운동의 화신격인 안중근의 력사적인 의거를 스크린에 올리는 작업은 그 오랜 이전부터 시작됐다. 일찍 1928년에 벌써 안중근을 소재로 한 영화 “애국혼”이 제작되였다. “한국 항일영화의 효시”로 지칭되는 영화 “애국혼”은 한국 영화인들이 중국에서 제작, 상영했다. 당시 일제의 영화 검열이 강화되자 정기탁등 한국의 영화인들이 중국의 상해로 이주해 영화운동을 전개했는데 “애국혼”이 그 작품 가운데의 하나다. 전창근이 각본을 쓰고 정기탁이 감독과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안의사의 민족혼을 생생하게 묘사해 반일감정이 높아가던 당시 중국 관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1946년 안중근의 일대기를 서술한 전기영화 “안중근 사기”가 상영되였다. 한국이 국권을 회복한 뒤 처음 선보인 영화는 애국지사 안중근의 의거를 소재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난 우리 민족이 그의 독립정신을 회상하며 민족재건의 동력을 얻고자 했다. 그 뒤로도1959년에는 “고종 황제와 의사 안중근”, 1972년에는 “의사 안중근” 을 제작, 대아의 삶을 살다 간 민족영웅의 일대기는 영화인들이 다투어 제작한 소재였다. 2 하지만 안중근 소재의 영화들은 그 애초의 훌륭한 시도에 반하여 관객들의 실망을 자아낸 경우가 많다. 조선의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의 경우 영화의 진행은 설명이 많고 평면적이다. 중요한 대목에서 반드시 주인공의 대사나 나레이션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교육과 선전의 효과를 강조하고 극대화하고있는데 이는 영화의 전반 흐름을 흐트러뜨리고 몰입도를 방애한다.   조선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우), 한국영화 "도마 안중근"(아래)의 안중근 의거장면   한국의 “도마 안중근”은 더구나 관객들로부터 물의를 빚었다. 영웅 안중근을 그려내려 했으나 안중근의 인간적인 고민이나 풍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오로지 인물의 신화화에만 골몰한다. 게다가 독립투사가 쌍권총을 쏘며 애써 쿨한 모습을 짓는 향항 갱영화에서나 볼법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안중근을 인격적인 실존 인물이 아니라 액션 영웅처럼 천박하게 부각한데서 실존 인물의 사실감과 영화의 격은 휘발되고 말았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민족이 애대하는 영웅을 소재로한 작품이라 그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라 할가? 상기 영화들에 대해 관객들로서는 락공 (落空)의 실패작으로 보면서 커다란 유감을 토파하고 있다.   3 중국의 장예모 감독이 안중근 의사를 조명하는 한·중합작영화의 메가폰을 잡는다고한다. 한·중 친선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장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될 영화의 대본은 안중근 연구의 권위자인 단국대 석좌교수 김영호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쓰고 한·중 량국의 톱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합작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한다. 세계 무대에서 지명도가 높은 장감독에 의해 영화가 만들어지면 안중근 의사의 삶과 의거의 정당성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한국의 매체는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지난 1월 안의사의 의거 장소인 할빈역에 표지석을 설치해 달라는 한국의 요청에 대일 력사투쟁에 한국의 공조를 희망하는 중국이 재빨리 안중근 기념관 개관으로 화답한 시점에서 영화는 “안중근 의사의 민족애와 동양평화 사상을 전해가며”, 영화를 통해 “한·중 우호 협력을 강화하하는데 한몫 할것이라”고 매체들은 분석하고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5세대 감독인 장예모는 소개가 필요없는 영화계의 거장이다.  장감독은 동방문화의 진수와 정서를 깨쳐 알고 자신의 모든 작품에 거쳐 늘 소재로 삼아왔다. 지난 1998년 중국 자금성에서 “서구문화가 낳은 무대예술의 결정판”이라 불리는 오페라“투란도트”를 무대에 올려 그 특유의 감수성과 해석으로 격찬을 받았듯이 해외와 손잡은 풍부한 경험도 갖고있다. 만약 장예모가 메가폰을 잡는다면 거장의 손끝에서 한민족 영웅의 양상이 어떻게 부각될지 찬반의 론란가운데 관객들의 기대치는 증폭되고 있다. 한·중·일 삼국의 역학관계에 안중근 의사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있는 시점에서 그를 소재로 중국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가 공감, 공조의 뉴대로 삼을수 있는 좋은 영화가 나오기를 바란다.     2014년 3월 30일 “청우재”에서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6    한국 스크린에 비친 조선족의 이미지 댓글:  조회:4460  추천:21  2014-02-28
칼 럼 한국 스크린에 비친 조선족의 이미지 김 혁 1 한국 영화 "신세계"를 DVD 로 갖추었다.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한국 영화계의 대목들이 모두 나와 열연을 펼쳤다. 누아르 (noir. 범죄나 범죄자들을 다룬 영화)  영화 하면 이 쟝르의 매니아들은 미국영화 “대부”를 압권으로 뽑고 홍콩의 “무간도” 역시 경전으로 뽑는데 “신세계” 역시 한국 누아르 영화들 중에서는 정말로 몇편 안되는 수작으로 꼽을만한 영화였다. 영화 개봉당시 "’대부’나 ‘무간도’의 베끼기다”라는 혹평도 있었었다. 물론 케릭터와 상황설정에서 닮은데가 보인다. 하지만 그로해서  평가절하될 영화가 아니였다. 두 작품에 뿌리를 담그고 있지만 "신세계"는 나름의 시도에 완성도까지 갖춘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 하나를 허투루 쓰지 않고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면서 질척하고 잔인한 조폭세계를 투영시켜 인성의 밑바닥까지 파헤친 작품이다. 이제는 진부해질만도 한 소재를 가지고 흥미롭고 섬세한 구성으로 변모시킨 제작진의 로고가 보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깡패세계의 잔혹한 쟁투를 실사적으로 묘사한 피로 얼룩진 화면때문이 아니였다. 영화에서 또 한번 조선족 비하가 자행되고있기때문이였다. 영화에 등장하는 조선족은 지난번 물의를 일으켰던 영화 "황해"처럼 또 살인청부업자이다. 우스꽝러운데다 잔혹하기 까지 한 조선족 청부 살인자가 저그만치 넷이나 된다. 그들은 이름조차 없다. 그저 “연변 거지”라 통칭한다. 때자국이 꾀죄죄한 차림새에 시종 멍청한 표정들,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듯 공항에서 허둥대고, 남의 제사집에 가서도 게걸스럽게 상차림의 물건들을 손으로 집어먹는다. 하지만 살인에 들어가서는 네거리에서도 천연덕 스럽게 총질을 하고 녀자를 잡아서는 피투성이로 만들어 드림통에 구겨 넣을만큼 그누구보다 잔혹하다. 조선족은 “코리안 드림”을 안고 새로운 “신 세계”를 꿈꾸며 고국 한국으로 달려 갔다. 하지만 그들이 직면한것은 영화속과도 같은 몰리해와 편견의 세계였다. “신 세계”에 이어 영화 “숨박꼭질”을 보았다. “장밋빛 인생”, “추적자”로 조선족 관중들에게도 아주 익숙한 배우 손현주가 나온다니 기대를 하고 보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조선족은 역시 주접스럽기 짝이 없는 몰골의 형상으로 나온다. 봉두란발에 때자국이 꾀죄죄한 얼굴, 카드를 긁을줄 조차도 모르는 얼간이 형상인데 주인공을 몽둥이를 들고 급습하는 장면에서는 여느 조폭 성원 못지않게 몽둥이를 제법 능란하게 휘두른다. 그러다 주인공에게 체면을 수습하기 어렵게 늘씬하게 두드려맞고 온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다. 바짝 긴장을 머금고 재밌게 보던 스릴러 영화가 우리에게는 그 집중도와 맛을 잃게하는 순간이였다. 2 한국 영화들에서의 조선족의 형상은 영화의 흐름새나 주역의 연기를 위해 잠간 “도구”처럼 쓰인다. 하지만 그 찰나의 등장임에도 어김없이 폄하와 조롱의 대상임을 면치 못한다. 영화에서 조선족이 담당하는 역은 한결같이 청부살인자, 보이스피싱, 창녀가 전부이다. 게다가 용모가 괴상하고 복장이 람루하고 말씨가 어눌한 바보, 못난이, 반편, 얼간이, “쫌 모자란 놈”으로 나온다. 한국 영화에 나오는 조선족의 인물형상들 우로부터 아래로 "황해", "신 세계", "숨박꼭질" 비단 한국의 영화뿐 아니라 개그프로나 버라이트 쇼에서도 그렇게도 많은 연예인들이 조선족의 어눌한 말투를 모사하는것을 특기로 삼고있다. 조선족의 적지않은 관중들이 그들의 열렬한 팬임에도 말이다. 영화 “황해”에서 살인청부업자, 개장수로 봉두란발에 짐승 뼈다귀를 메고 다니는 조선족의 일그러진 형상에 대한 갑론을박의 쟁론이 오래도록 인터넷을 달구었음에도 그 영화 제목을 그대로 따서 만든 개그프로 “황해”에서도 조선족 비하는 여전히 진행, 그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소설작품들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테러의 시”라는 소설이 있다. 젊은 한국 녀류작가에 의해 창작된 이 소설에서는 조선족 제니라는 창녀가 등장하는데 “모래로 뒤덮인 황사의 도시의 돼지우리에서 자란” 그녀를 다른 사람도 아닌 아빠가 사창가에 팔아버린다. (돼지우리에서 자란 아이, 자기 친딸을 사창가에 팔아버리는 조선족 아버지, 이런 모습을 조선족의 현실적인 사례에서 몇이나 찾아볼수 있을가?) “문명사회의 리기를 폭로한 작품”이라고 한국의 언론과 평단은 이 작품을 정평하지만 “섹스와 폭력을 즉물적으로 묘사하는 장식 없는 문체가 빛나다”는 이 젊은 녀류작가의 작품에서 돼지우리에서 자라, 아비에게 팔려 섹스클럽에서 매춘부가 됐다가, 어느 집 가정부로 일하던중 과외 교사와 눈맞아 도망쳤다가, 술과 마약에 찌들어 살다가, 목사와 눈이 맞아 임신까지 했다가, 실은 그녀의 포주였던 목사에 의해 도로 몸을 팔게 됐다가, 다시금 영국인 애인과 달아난다는 설정의 조선족 녀인을  읽는 조선족독자들의 마음은 편치 못하다. 지극히 편치 못하다. 영화쪽에 대한 담론이니만큼 쟝르의 차이로 소설에 관한 례는 이만 략하기로 한다. 그나마 조선족의 형상이 온전하게 나마 나오는 영화는 “댄서의 순정”이다. 하지만 언니대신 가짜 비자로 한국에 나간 조선족이 그렇게 경쟁력 치렬한 한국의 무용계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는 개연성 적은 설정은 조선족들과는 거리가 먼, 그저 웃으며 볼수 밖에 없는 “천일야화”속 이야기 같은것이였다. 그런대로 영화가 조선족 관중들에 인기를 얻은것은 “한국의 국민녀동생”으로 불리는 문근영이 잘 소화해낸 연변처녀의 순박하고 진솔한 모습의 연기덕일터이다.   이렇게 한국 사회에 비쳐지는 조선족의 이미지는 지극히 부정적이다. 한 피줄을 나눈 동포이지만 그들의 눈에는 중국 국적을 지닌 외국인이기도 한 조선족은 보듬어 주고 손잡을 존재가 아니라 외려 성가시고 불편한 존재로 되여 버렸다. 잘사는 고국에서 돈 좀 벌어볼 목적으로 고향땅 버리고 한국으로 나가 3D업종을 비롯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직종에 몸을 혹사하면서 그 과정에서 믿었던 고국인들과 빚어진 불협화음, 결국은 리념의 차이 그리고 일종의 문화 충돌이 빚어진 결과라 볼수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몰지각한 조선족들을 현실에서 전혀 찾아 볼수 없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감독들은 왠지 감독이고 보면 너나가 생색을 내며 걸고다니는 그 색안경 너머로 뒤안길에 헤매는 조선족들에게만 조명의 조도를 어둡게 하고 앵글을 삐딱하게 맞추며 음악도 칙칙한 사운드쪽으로 깔아준다. 한국의 영상물들에서 조선족은 주로 돈을 위해서는 범죄도 서슴치 않는 폭력적 존재로 묘사되면서 조선족=범죄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 조선족 범죄는 외국인 전체 범죄 가운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와 치안실태 연구”를 보면 2011년 기준 10만명당 외국인 범죄자 국적별 검거인원은 몽골(7064명)이 가장 많았고 미국(6756명), 캐나다(4124명), 러시아(3785명), 태국(3634명), 파키스탄(2995명), 우즈벡(2986명) 그리고 중국(2921명ㆍ조선족 포함) 이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범죄 캐릭터에는 조선족을 선두로 그리고 어김없이 범죄자의 단골역으로 나오는것이다. 영화, 예능프로에서 련이어 이어지는 조선족 비하, 이제는 그 수위를 넘기고 있음에도 영화다, 오락쇼다, 웃음으로 봐달라고 파문을 일으킨 이들은 말한다. 하지만 장난으로 “작은 돌멩이”를 던진 이들은 즐거울터지만 맞는 “개구리”는 얼마나 아픈지를 모른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자주 던지니 개구리”에게는 그 유흥으로 던지는 “작은 돌멩이”가 “흉기”가 될수도 있을터다. 영화들을 보면서 "자기 동포를 조롱과 조소의 대상으로 그냥 삼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던 어느 준절한 댓글이 다시금 떠올랐다.  그리고 이러한 유감과 아픔을 다룬 글들이 인터넷에 떴다하면 곧 그에 대한 갑절로 되는 비하와 조롱의 댓글이 발을 잇는다. 진지한 론의의 장이 아니라 입에 담지 못할, 우리 모두가 꼭 같게 쓰고있는 아름다운 문자에서 가장 험한 단어들만 말짱 골라낸 육두문자, 금칙어들을 동원하여 장대비같은 쌍욕의 세례로 그 작자를 공격한다. 3 물론 조선족에 대해 애정 어린 시선을 담은 한국 영화도 있다. “녀자 김기덕”이라 불리는 이한나 감독의 영화 “슬리핑 뷰티”에서는 밀입국해 한국의 어느 치벽지 시골에 와서 집주인의 폭력에 으스러져 가는  조선족 처녀의 모습을 련민의 시각으로 그리고있다. 영화는 옴니버스 (omnibus. 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모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영화나 연극의 한 형식) 형태로 만들어 졌는데 영화 포스터에 조선족 처녀를 내세울만큼 감독의 이 소재에 대한 애착을 볼수있다. 영화에서 집주인의 성침해에 의해 임신한 처녀가 그야말로 미약한 광선아래 거울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멀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은 바로 감독의 조선족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였다. 영화  “슬리핑 뷰티”의 포스터와 영화속 조선족 처녀의 모습 김기덕 감독의 제자로 “녀자 김기덕”이 불리는 이한나 감독 말고 진짜 김기덕 감독이 조선족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영화제작사 김기덕필름이 새로 선보이는 영화 “메이드 인 차이나”가 한창 제작중인데 이 영화에서 작지않은 비중으로 연변처녀가 등장한다고 한다. 김기덕 감독은 그의 거의 전부의 작품이 중국에서 DVD로 출시되고 그 본인도 중국상해 영화제에 장동건과 더불어 초청될만클 중국에서도 지명도가 있는 감독이다. 그의 초기 작품들인 “악어”, “수취인 불명”, “사마리아”등 작품들은 한국의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반면 아직도 연변의 CD점들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다. 그 김기덕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이 신작에서 조선족의 영상이 또 어떤 형상으로 비칠지 궁금하다.   2014년 2월 28일 “청우재”에서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5    첩보드라마 “낭떠러지”와 조선족 작가 전용선 댓글:  조회:3115  추천:12  2013-06-26
첩보드라마 “낭떠러지”와 조선족 작가 전용선   김 혁       요즘 TV채널을 열면 온통 첩보드라마 열풍이다.   몇해전 첩보드라마 "잠복(潜伏)"이 공전의 히트를 했다. 묵직한 상도 받았고 조선에까지 수출되여 인기리에 방영되였다. “중국드라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알린 드라마의 시작”이라고 관객과 전문가들은 첩보드라마의 출현을 반겼다. 그를 선두로 몇해간 중국의 거의 모든 채널에서는 다투어 첩보드라마 열풍이 일었는데 가히 토네이도 급이다. 주요 방송국에서 황금 시간대에 방영된 드라마 200여편 중, 항일전쟁 드라마가 70편 넘게 차지했는데 그중 과반수가 첩보드라마이다. 지난해 절강성의 유명한 드라마 촬영지인 횡점(横店)스튜디오에서는 동시에 50작품이나 되는 항일전쟁 드라마가 촬영되였는데 일본군 배역을 도맡다시피 하는 한 전문 배우는 최대 하루에 10여번이나 죽는 장면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 활기찬 항일전쟁 드라마, 첩보드라마의 배후에는, 성숙한 영업, 판매 생산 라인과, 정의의 애국이라는 정서와 무대가 뒤받침 하고 있다. 그것은 문화의 트렌드와 자본의 추구로 인해서 생겨난 산물인 동시에 중국인들의 항일전쟁시기에 대한 특수한 정감과 력사관에서 유래한것으로 단순한 오락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성질이 드라마 작품들이였다. 하지만 그렇게 량산된 드라마 중에는 단순한 열풍에 편승한 싸구려 수준의 드라마도 적지않았다.   그 중 수작 몇편을 골라 소개해 보면- "암산. (暗算)"- 원작소설이 모순문학상을 수상했다. "려명이 오기전. 黎明之前"- 유수의 드라마 상을 석권했다. "총을 빌리다(借枪) "- 원작이 묵직한 항일제재의 우수한 소설이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낭떠러지(悬崖)"가 아닐가 생각한다. 드라마는 일본의 침략과 국민당의 횡포에 맞서 싸우는 공산당의 특공인원 주을(周乙)의 활약을 시종 팽팬한 긴장감속에 사랑과 증오, 음모와 배신을 현념과 액션을 곁들인 프레임으로 그려내고 있다. 여느 드라마에 비해 총격전이나 동작씬 같은것이 적고 미녀들의 선정적인 유혹도 없지만 30여집 내내 마음 졸이며 보게 하는 영화, 극작가가 심혈을 쏟아부운 탄탄한 스토리와 주연들의 웅숭깊은 연기가 돋보인 드라마이다.   “낭떠러지”는 “제18회 상해  TV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드라마 작가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이밖에 “최우수 작품상”, “녀우주연상”등을 휩쓸며 지난해 중국 최고의 드라마로 선정됐다.   이 드라마에 흠뻑 빠져든 원인은 드라마의 씨나리오를 맡은 전용선(全勇先) 씨가 다름 아닌 중국조선족소설가이기 때문이다.    전용선   전용선은 1966년 흑룡강성 가목사(佳木斯)에서 태여났다. 북대황문공단(北大荒文工团) 창작원, “삼강석간(三江晩報)” 신문사 기자로 근무했고 중한수교이전 한국 파주의 한 공장에서 힘든 로역을 했던 경력도 가지고 있다. 이후 34세가 되던해 꿈을 안고 북경에 올라온 그는 로신문학원과 북경 영화학원에서 공부하며 비로소 작가로서의 길을 내딛게 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독신자(独身者)”, “소화 18년 (昭和十八年)”등이 있다. 드라마창작에도 매진하여 “세월(歲月), “눈속의 승냥이(雪狼)”, “어머니”등 드라마를 통해 관객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첩보드라마 “낭떠러지”로 드디여 중국문단에 크게 문명을 떨친것이다.   거대한 중국문단에서의 전용선을 비롯 중국조선족 작가들의 독보적인 선전을 기해 본다.   연변일보 “종합신문” 2013년 6월 24일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展开观看     返回播放区 드라마 "낭떠러지" 주제곡 "地平线" (삼각버튼을 누르세요)            
4    잃어버린 밀짚모자 댓글:  조회:2662  추천:11  2013-06-08
. 독서칼럼 .   잃어버린 밀짚모자 -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장편소설 “인간의 증명”   김 혁         지난 여름, 한국행차를 했던 나에게 인천공항 터미널 책가게에서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인간의 증명”이였다. 이 작품이 한국에서 “로열 패밀리”라는 이름의 드라마로 번안되여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면서 30여년전의 명작이 다시금 출판된것이다.    공항터미널에서, 날으는 만메터 고공의 비행기우에서, 귀국해서 그날 저녁까지 수년전에 중문으로 읽었던 책을 다시금 독파해버렸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1980년대 연변독자들에게는 쟁쟁한 이름이다.   영화로 각색된 “인간의 증명”이 “추격”, “망향”등 일본 영화와 더불어 중국의 각 영화관에서 공전의 흥행을 보인것은 물론 조선말 잡지들 거개가 그의 단편추리소설들을 다투어 번역, 게재했었다. “사회파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작품은 전체 판매 부수가 1억 4천만 부나 된다고 한다. 그야말로 초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중 그의 문명을 가장 알린 “인간의 증명”은 약 770만 부가 팔렸으며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면서 “증명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미 영상과 문자로 익숙한 작품이였지만 낡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요즘 나오는 문체가 깔끔한 소설들과 비교해도 세련됨과 깊이가 느껴졌다.   도꾜, 어느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흑인 하나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죠니 헤워드라는 그 흑인의 죽음을 수사하기 위해 형사들이 총동원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낡은 밀짚모자와 “밀짚모자”라는 시가 실려 있는 시집이 수사의 곬을 이어준다. 사건을 담당하게 된 도꾜경시청의 형사 무네스에 고이치로는 슬픈 과거를 간직하고있다. 어릴적 그의 아버지가 주일 미군이 릉욕하려던 어떤 녀인을 도와주려다가 미군의 폭행에 의해 사망했던것이다. 아버지덕에 위기를 넘기고도 아무말 없이 사라져 버린 녀인, 폭행당하는 아버지를 보면서도 구경만하는 주변 사람들... 이 모든 장면을 목전에서 지켜본 어린 무네스에는 그 트라우마를 지니고 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죠니 헤워드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무네스에는 그 트라우마와 다시 한번 마주서게 된다.   사건의 담당팀은 미국으로 가서 공조수사를 요청한다. 죠니 헤워드가 살던지역의 담당형사 켄이 일본 수사팀과 함께 이 사건을 파헤쳐나가게 되는데 무네스에는 켄의 손등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그가 자신의 아버지를 폭행치사한 미군중의 한 명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무네스에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겨준 그 사건에 대해 가해자인 켄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반면, 교코는 국회위원의 안해이자 유명한 에세이작가로서 사회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엘리트이다. 하지만 사고만 치는 못난 아들의 뒤수습에 골머리를 썩인다.   사건수사가 계속되면서 여러 곳, 여러 인물들을 에워싸고 펼쳐치는 동시다발적 사건들의 중심에는 바로 그녀가 서있음이 밝혀진다. 자신 개인의 영달에 눈이 멀어 자신의 상처를 덧나게 하며 새로운 비극을 자초한 교코는 자신의 과거를 은유하는 초모자를 계곡에 던지고 자기도 함께 뛰여 내린다.       소설은 일본시인 사이조야소의 "모자"라는 시를 모티브로 창작되였다고 한다. 시에는 곡이 덧입혀져 동명영화의 주제곡으로 사용되였고 영화의 흥행과 함께 중국에서도 많은 가수들이 번안해 부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설속 주인공이 고히 간직해온 낡은 밀짚모자는 과거의 아픔에 대한 소장과 미래의 희망과의 교감을 은유한다. 그 모자를 잊고있고 버렸을때 소설의 비극은 은연중 시작된것이다.     저자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1933년 일본 사이타마 현에서 태여났다 대졸후, 몇년 간 호텔직원, 비즈니스강사로 전직하다가 미스터리 소설을 써보라는 잡지사 편집장의 권유로 처녀작 “고층의 사각지대”를 발표, 작품이 제15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후 “증명 3부작”으로 일컫는 “인간의 증명”, 청춘의 증명”,“야성의 증명”을 발표하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지위를 확고히 한다. 작품은 베스트셀러의 여세를 몰아 인차 영화로 만들어졌고 역시 흥행의 상승가도를 달렸다. “증명 3부작”의 련이은 성공으로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1978년 일본국세청 발표 고액 소득자 작가 부문 최고에 오르기도 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미스터리 분야에 그치지 않고 력사, 논픽션에도 필을 대였다. 1981년에는 일본 731부대의 만행을 폭로한 논픽션 “악마의 포식”을 출간하여 일본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 작품은 지난세기 80년대 조선어로 번역되여 연변인민출판사에 의해 출간되기도 했다.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추리소설이 가진 메커니즘에 더는 만족할수 없어서 인간성에 천착하는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에 “인간의 증명”등 “증명 3부곡”을 집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작품은 대중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순문학작품 못지않은, 외려 그것을 릉가하는 무게감이 있다.   사회파 미스터리라는 쟝르가 그렇듯 작품에는 그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이야기 전반에 녹아 있다. 작품은 전쟁의 혼란을 딛고 일어나 고도의 경제성장의 기치를 올리던197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있다. 득달같이 도래한 물질문명의 성마른 소음속에서 인간성은 시들어가고 물질만능주의, 인간소외, 도덕적 해이와 같은 현대 사회의 병폐들이 일본전역에 괴질처럼 범람하기 시작하고 작가는 이러한 극단적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사회의 환부를 펜을 메스로 삼아 도려내고 보여준다.   정치인 남편과 명문학교 자제들로 리상적인 가정의 롤모델로 불리지만 치명적인 과거를 안고있는 녀인, 방황하는 명문가의 아이들. 불륜에서 마음의 안식을 얻는 대기업사의 직원, 어릴적 받은 마음의 상처로 인간불신에 젖은 랭소적인 형사, 전쟁직후 일본에 주둔한적있는 미국인 형사 등등… 각양각색의 인물들과 그들이 안고있는 사회문제로 드러나기 시작하는 여러 이슈들을 저자는 날카롭게 관찰하고 랭철하게 담아냈고 종국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물음으로까지 이어나갔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주목하고 있는것은 인간의 내제된 “욕구”와 “본성”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어두운 본성은 무엇인가?하는 묵직한 질문을 작품은 긴박한 스토리, 탄탄한 구성과 함께 던지며 인간들의 감추어진 어두운 본성을 드러내는 작업에 작가는 필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복잡다단한 사건에 말려든 작중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명성에 대한 욕망, 사랑에 대한 갈망, 인간에 대한 련민, 죄의식의 두려움등등을 현념속에 풀이해 가며 왜 작품의 제목이 하필이면 “인간의 증명”인지 소설의 막장을 덮음과 동시에 수긍하게 만든다.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의 문제들은 지금의 사회에서도 엄연히 존재하고있다. 시대적 양상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선과 악이 공존하고 욕망과 리성의 대립하는 복잡한 인간성의 모습은 놀랍도록 지금과 맞닿아 있다. 따라서 저자가 작품속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은 지금의 사회에서도 유효하다.   때문에 작품은 오늘날 읽어도 위화감(违和感)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의 마음에나 파문을 일으키는 보편적 메시지의 울림을 지니고 있기에 지금까지 시대를 뛰여넘는 걸작으로 독자들중에서 그 사랑을 주욱 이어올수 있었던것 이다.     작가에게 령감을 주고 작품의 모티브가 되였던 사이조 야소의 시 “밀짚모자”는 섬세한 감각과 아름다운 이미지를 표출해 낸 상당히 아름다운 시이다. 시를 첨부해 본다.   “밀짚모자” 사이조 야소 (西條八十)   어머니, 그 모자는 어찌 되였을까요? 그 여름 우스히에서 키리즈미로 가는 길에 계곡에 떨어뜨렸던 그 밀짚모자는요. 어머니, 그건 좋아하는 모자였어요. 저는 그때 무척 분했어요. 하지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는걸요. 어머니, 그 때 맞은편에서 젊은 약장사가 왔었지요. 짙은 남빛 각반에 토시를 찬. 그리고 주워주려 무척 애를 썼더랬지요. 하지만 도저히 주을수가 없었죠. 아무튼 계곡이 깊은데, 거기에 풀이 키 높이로 자라 있었는걸요. 어머니, 정말로 그 모자 어떻게 되였을까요? 그때 옆에 피여있던 산나리 꽃은 이미 시들어 버렸겠지요, 그리고 가을에는 재빛 안개가 그 언덕을 자욱히 덮어 그 모자 아래에서 매일 밤 여치가 울었을지도 모르지요. 어머니, 그리고 지금쯤에는 오늘 밤 즈음에는, 그 계곡에 조용히 눈이 내려 덮이고 있겠지요. 옛날, 반질반질 윤이 나던 그 이태리 밀짚모자와 그 안에 제가 써 놓았던 Y.S.라는 머리글씨를 묻어 버릴듯, 조용히 쓸쓸하게…     “연변일보” 2013년 6월 8일   乔山中 草帽歌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3    사랑과 구원의 판타지에 앵글을 맞추다 댓글:  조회:2221  추천:12  2013-06-04
. 평론 .   사랑과 구원의 판타지에 앵글을 맞추다 - 오스카 수상자 리안감독의 영상작품과 원작소설 김 혁     지난 2월 25일 미국 로스안젤스에서 제85회 오스카 시상식이 있었다.  세계영화인들의 최고의 축제에서 리안 감독이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少年派的奇幻漂流)”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시상을 앞두고 “신들러의 명단”의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계의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영화 “링컨”이 유력 후보로 점쳐졌지만 오스카의 선택은 리안감독이였다.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는 감독상외에도 음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까지 받아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앗아가며 최다 수상작으로 이날 최고의 승자가 됐다. 리안의 련이은 오스카상 수상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막언에 이어 세계에 중국인의 파워를 알린 또 한차례의 희사였다. 배의 침몰로 구명보트에 호랑이와 함께 바다 한가운데 남게 된 소년이 겪는 227일간의 놀라운 려정을 그려낸 영화는 지난해 제50회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여 최초로 상영되였다. 상영이 끝나자마자 기립박수와 함께 세계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와 호평을 쏟아냈다. “마법과도 같은 놀랍고도 탄탄한 스토리”, “가슴을 깊이 울리는 혼이 담긴 수작!”, “할리우드가 기다려온 영화!”등등의 찬사가 영화에 몰부어졌다. 무엇보다도 리안 감독은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누구도 흉내 낼수없는 놀라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뜨거운 반응이였다.   베를린, 베니스, 그리고 오스카상까지 수상하면서 중국인으로서 서방 세계까지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진정한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던 리안 감독의 이번 영화는 “역시 리안이다”라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과 함께 또 한번 오스카상 트로피를 거머쥔것이다.   스크린에 빠져들다   리안은 1954년 10월 23일 대만의 남부지방인 병동(屛东)이라는 곳에서 태여났다. 대입시험에 두번이나 락방할 정도로 그닥 우수하지 못했던 리안이 학교시절 유일하게 잘하는 일은 학교부근의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것이였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멜로드라마와 무협영화,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들을 빠침없이 보면서 리안은 점차 영화에 투신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장남인 그가 영화 감독이 되는것을 견결히 반대했다. 고등학교 교장이였던 아버지는 유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인물로서 영화는 한량이들이나 즐기는 저급한 문화로 취급하고 있었다. 아버지와의 오랜 설전끝에 리안은 1976년 대만국립예전 희극계(戏剧系)에 입학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수치로 여겨 아들의 행적에 대한 지인들의 질문을 회피할 정도였다. 이런 개인사로 인한 콤플렉스에서였던지 리안의 초기 3부작 “추수”,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여 아버지가 주인공이고 주요 화두였다.  졸업후 리안은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아 대학에서 연극과를, 이어 뉴욕 대학에서  영화제작석사과정을 마쳤다. 재학시절 제작한 단편영화 “서늘한 호수(荫凉的湖畔)”가 대만에서 “금이삭(金穗奖)”상을 수상했고 또한 졸업작품 “분계선(分界线)”이 교내 최우수 영화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그 탄탄한 기량을 선보이기 시작 했다. 대학을 졸업한후 취직조차 어려웠던 리안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숙망이였던 영화를 만들수 없었다. 서툰 영어수준때문에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감독 지망생에게 제작자들은 신뢰를 보내지 않았고 리안은 매번 고배를 마시며 돈을 벌어오는 안해 대신 료리를 하고 아이를 돌보며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귀속될 수 없는 그의 경력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보다 정체성의 혼란을 잘 다루는 감독이 되는 밑거름이 되였다.  그렇게 두 편의 씨나리오 “추수(推手)”와 “결혼피로연(囍宴)” 을 완성했다.  1990년 이 두 편의 씨나리오는 대만 신문국이 주관하는 씨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각본상과 우등상에 입선되였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은 대만정부와 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리안의 첫 영화로 완성되였다. 37살나던 1992년, 리안은 드디여 생애의 첫 메가폰을 잡고 액션을 웨칠수 있었다. 그렇게 출품한 데뷔작이 바로 “추수”였다. “추수”는 뉴욕을 무대로 백인 며느리와 대만인 시아버지, 그리고 대만 화교들의 갈등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다루어낸 작품이다. 첫 작품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원숙한 기량을 보인 영화는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다. 다음 작품으로 내놓은 대만 출신의 류학생과 중국인 부모간의 갈등을 그린 “결혼피로연”은 대만에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였다. 더우기 이 영화는 대만 영화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으로 선정됐고 이어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리안이라는 안존한 얼굴의 중국 영화인을 세계 무대에 조용히 등장시켰다. 1994년 리안은 경쾌한 가족 드라마인 “음식남녀”를 만들었다. 대만 최고의 료리사 집안의 이야기와 음식소재를 바탕으로 한 “음식남녀”는 아버지와 세 딸 사이의 세대를 넘어서는 상호리해를 90년대 대만사회의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속에서 이루어내였다. 당시는 스크린가에서 향항 깽영화나 무협영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던 시절이였다. 그와중에 등장한 리안의 “음식남녀”는 대만, 향항 영화가 단지 뒤안길의 깡패나부랭이들이 칼부림을 해대거나 또는 심산속 고수들이 복수심에 불타며 무림의 맹주자리를 다투것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일깨워 주었다. 영화는 그해 깐느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되였다. 이 영화 역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에 선정됐다. 초기의 리안의 작품에서는 동양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동양적이지 않은 이야기구조로 나름의 정신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1995년, 리안은 처음으로 자신의 첫번째 영어 영화인“리지와 정감”을 만들었다.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시대극인 영화는 서구인의 삶을 동양인이 섬세하게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로 리안은 다시 한번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다. 영화가 각종 상을 휩쓸면서 할리우드는 다시한번 그를 주목하게 되였다. 1997년 리안은 미국 중산층의 삶을 리얼하게 묘사한 “아이스 스톰 (冰风暴)”을 만들었다. 70년대의 윁남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미국의 상황속에 사회적, 도덕적 가치관의 방황속에서 붕괴되는 가정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다.  영화속의 경직되고 회색의 톤에 휩쌓인 가정은 바로 70년대의 미국을 상징하며 각 구성원들은 각 세대를 대변하는 역활을 하고 있다. 점점 쇠퇴하고 기능이 축소되는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곰곰히 되씹어보게 하는 영화이다. 리안이 익숙한 대만의 풍토가 아니고 전혀 뜻밖에 1970년대 미국인들의 가족생활을 다룬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높은 작품성으로 깐느영화제에 초청되였고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상영되였다. 그 다음에 내놓은 영화 “라이드 위드 데빌 (与魔鬼共骑)”은 또 한번 평단과 그의 팬들을 놀라게 하였다.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의 광기에 대해 질문한 왕성도 높은 작품이였다. 치렬한 전쟁속에서 한 녀자를 사랑한 두 젊은이의 우정, 사랑, 복수 그리고 죽음을 그린 영화에서 리안 감독은 격렬한 전투씬과 총격씬, 속도감있는 추격씬등으로 액션 연출에 타고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액션 장면 속에서도 리안은 모든 영화를 통해 일관되게 지켜왔던 인간의 심리에 대한 랭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놓치지 않았다. 남북전쟁이 겪는 비극을 웅장한 액션씬들속에 버무려넣은 영화에서 그는 현란한 액션만을 보여주는 할리우드식이 아닌 “리안 스타일의 새로운 대액션”을 만들어냈다. 새 천년의 첫 문이 열리던2000년, 리안은 주윤발과 장지이, 양자경 등 쟁쟁한 톱스타들을 대거 이끌고 무협 영화 “와호장룡”을 연출했다.    리안감독에게서 “와호장룡”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하다. 여태까지 현대극 혹은 서양의 력사극에서만 실력을 발휘했던 리안이 내놓은 첫번째 무협물이기때문이다. 무협물의 대가들이 이미 많은 대작들을 내놓은 시점에서 만든 리안의 ”와호장룡”은 기성무협감독들의 작품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시한번 성공을 거두었다. 기존의 무협이 육체를 토대로 한 박투의 움직임 속에 인과 례를 중시하는 유가사상이 주를 이뤘다면 “와호장룡”은 감정을 토대로 부드러움과 비여있는 여백, 그리고 그 안에 깊은 사색을 담았다. 무협영화에 여백의 미를 담을수 있었던것은 리안 감독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와호장룡”은 제58회 골든글로브(金球) 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7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오스카 외국어영화부문상을 수상, 이 스크린으로 번안된 중국의 고전이야기는 처음으로 중국인에게 세계유수의 영화상중의 최고라 지칭되는 오스카상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세계가 이 중국인 오스카수상자를 주목하는 가운데 리안은 2003년에는 환상영화 “록색거인 헐크 (绿巨人 浩克)”를 만들었다. 할리우드에는 초인간, 박쥐인간, 거미인간과 같은 영웅판타지시리즈로 이어지는 영화의 한 쟝르가 있다. 할리우드식의 이러한 슈퍼영웅 영화는  간결한 흑백론리로 악당과 영웅의 대결과 영웅의 승리라는 그런 정서에 부응하는 작품들이다. 중국의 무협영화처럼 두터운 매니아층이 있다보니 이러한 영화시리즈들은 끊임없이 량산되고 있다. 사실 이 영화의 선택은 리안에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을 쟝르였다. 감성과 정서, 심리를 묘사하는데 착중했던 감독과 액션과 기술을 중요시하는 환상물의 만남, 하지만 그 주인공이 서방인들이 좋아하는 영웅인물이였기 때문에 묘한 기대감을 낳았고 그 결과는 호불호가 엇갈리긴 했으나 리안은 그만의  영웅인물을 창조해 냈다. 판타지속에서 현실문제의 제기와 해결은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심리 드라마로 련결됐고 할리우드의 기술력과 전형적인 미국적 소재가 맞물려 또 하나의 리안식 영웅영화를 만들어낸것이다.   2006년에는 화제작 “브로크백 마운틴 (断背山)”을 연출한다. 1960년대, 금지된 사랑에 호의적일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리안 감독은 폭 넓은 감정의 너울 보다는 절제된 미학의 무늬를 선보이며 이 화제작을 연출해 냈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브로크백 마운틴”은 제63회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그리고 78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또 한번 감독상을 리안에게 안겼다. 2007년 리안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 “색, 계”를 만든다.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겪어야 했던 정한을 한 녀자의 감정선을 통해 그려낸 영화, 이성을 향한, 그리고 조국을 향한 사랑을 육체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그것을 넘어선 감정의 교류로 보여주었다. 리안은 “색, 계”를 통해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들어올렸다. 더불어 “색, 계”는 제44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신인상 등 총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리고 리안의 “색, 계”는 탕유(汤唯)라는 걸출한 녀배우를 세상에 알렸다.   리안영화의 원작소설들   1, 동양적인 화법과 서양고전의 만남- “리지와 정감”   리안의 대부분의 영화들은 명저나 베스트셀러작품들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 그렇게 리안이 맨 처음 만든 명작영화는 바로 제인 오스틴의 “리지와 정감”이다. 19세기 초 영국 시골마을의 한 귀족가정, 리성적인 성격인 맏딸 엘리너는 내성적이고 도덕적인 청년 에드워드를 사랑하게 되고 반면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동생 메리앤은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청년 윌러비에게 첫눈에 반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로맨스는 모두 고통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두 녀인은 서서히 사랑의 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작가는 리성과 감성이라는 두 가지 인간성을 련애와 결혼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도덕적으로 고찰하며 당시 만연했던 물질주의와 황금 만능사상, 그리고 결혼을 통해 출세를 꿈꾸는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소설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은 영국의 유명한 녀류소설가이다. 섬세한 시선과 재치있는 문체로 18세기 영국 중상류층 녀성들의 삶을 다룬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이다. 작품들은 모두 익명으로 발표되였고 생전에는 찰스 디켄즈등 소설가들에게 가려져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평론가들의 격찬에 힘입어 문학 경전의 반열에 들게 되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였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더 큰 각광을 받았고 많은 작품들이 영화나 연극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와의 빈번한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격변기에 한적한 영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련애담을 그린 오스틴의 소설은 력사의식과 사회 인식이 결핍되여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스틴의 소설이 개인들의 일상생활에 한정된 소우주를 그려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스틴은 누구보다도 세밀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당대의 물질 지향적인 세태상과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도덕의식을 보여주었다. 또한 당시에 류행하던 감상 소설, 로맨스 등 대중적인 문학 장르의 관례적인 기법들을 다양하게 실험하면서 리얼리즘에 립각하여 정교한 작품 세계를 창조했다. 오늘에 와서 오스틴은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 여섯 편의 소설로 불운의 녀인은 200년 가까운 세월동안 전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매체가 지난 천년간 최고의 문학가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 제인오스틴은 쉐익스피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제인오스틴의 책은 그때 사회와 상황이 많이 다르고 녀성의 인권이 많이 바뀐 지금도 많이 읽힌다. 사회의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어도 여전히 우아한 문체와 탁월한 심리묘사때문에 재미있게 읽히는것이다. 이제는 경전이 되여버린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스크린에 옮긴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더우기 동양인 감독이 서양의 고전작품의 메가폰을 잡는다는것은 일종의 모험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리안 감독은 동양인의 정적인 시선으로 원작의 의미를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내였다. 동양인의 “감성”적인 기술법은 너무나도 잔잔하고 아름답게 “리지”로 랭랭한 서양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그들의 찬사를 이끌어 내였다.   2, 의와 협의 경지가 빚어낸 수채화- “와호장룡 (臥虎藏龙)”   리안에게 첫 오스카상을 안겨준 영화 “와호장룡”은 세계적인 중국의 톱스타 주윤발, 장자이, 양자경등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정말 화려한 영화이다. 영화의 원작소설은 “철기은병(铁骑銀甁)”으로 20년대 상해의 작가 왕도려(王度廬)의 작품을 각색했다. 소설은 당시 고전협객소설의 초인적인 의식의 경지에서 벗어나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작품이였다. 청조 말엽, 당대 최고의 문파인 무당파의 마지막 무사 리모백은 녀협객 수련과 이룰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 한다. 그는 사부가 자객에게 목숨을 잃자 강호를 떠날 결심으로 선대부터 전해내려오는 보검 청명검을 수련에게 맡긴다. 고관의 딸인 옥교룡은 강호의 삶을 동경하며 부모들의 결혼의 강요속에서도 마적단 두목 호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옥교룡은 수련과 우정을 쌓았으나 두 녀자의 인생이 갈라지고 대립하면서 증오가 사랑을 압도하게 된다. 남성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거스르고자 했던 두 사람은 대결로 치닫는 운명을 어찌할수가 없다... 근대 중국의 통속문학 가운데 광범위한 독자들에게서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아 온것이 있다면 아마도 무협소설일것이다. 무협소설의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내용 전개와 호탕한 영웅과 협객들의 매력은 공리에 매이고 불리익에 처한 사람들의 가슴에 시원한 해방감과 대리만족감을 안겨 주었다. 무협소설은 이렇듯 중국 특유의 민속문학으로 정리되면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성인동화로 자리 잡게 된것이다. 무협소설은 근대에 들어와 두 가지 류형으로 그 뚜렷한 성향을 보였는데 하나는 중국의 전통 무술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초기격파(初技擊派)”이고 다른 하나는 그속에 남녀간의 애정을 주선으로 보여준  “원앙호접파(鴛鴦胡蝶派)”이다. “초기격파”의 대가로는 백우(白羽)등 작가들이 있고 “원앙호접파”는 바로 왕도려가 거두로 불릴만 하다. 왕도려는 “원앙호접파”의 많은 작가들중에서도 “비극협정파(悲剧俠情派)”라는 독특한 작품 류형을 창조하여 무협소설의 부흥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탁월한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예측을 벗어난 줄거리와 치밀한 복선으로 작품의 구조를 탄탄히 하고 개성있는 인물을 등장시켜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왕도려는 모두 16부의 대하무협소설을 썼는데 그 가운데 대표작이 바로 리안의 “와호장룡”으로 개작된 ”철기은병”계렬의 작품이다. "가장 대중적인 장르를 통해 중국 고전 문화의 유산을 탐구하고자 한" 리안에 의해 20년대 중국 시중에 나돌던 무협지는 지극히 중국적인 정서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영화에서는 두 개의 욕망이 주축이 되는데 어찌보면 신세대와 구세대의 갈등이라 할수 있다. 그 욕망은 강호의 오래된 고수인 리모백과 그의 다음 세대인 옥교룡 두사람으로 대변된다. 영화에서 리모백과 옥교령,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마적단의 소호는 각각의 에피소드를 통해 복층구조를 이루면서 집단의 대립, 그리고 그들지간의 좀처럼 섞일수 없는 세대차이와 갈망의 차이를 보여준다. 동양의 정중동(静中动)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는 원작과 쟝르의 의미를 뛰여넘어 리안의 동양철학에 대한 사고와 리해를 보여주었다.   3, 금지된 춤- “브로크백 마운틴”   오헨리상, 풀리쳐상 수상 작가인 애니 프루의 단편 소설이 그 원작이다. 중국에서는 2005년 인민출판사에 의해 출판된 “근거리- 와이오밍의 이야기 (近距离- 怀俄明故事)”라는 애니 프루의 단편집속에 11부중 맨 마지막 작품으로 수록되였다. 1960대의 어느 여름. 와이오밍주에 소재한 록키산맥의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곳에서 양을 방목하는 아르바이트 일로 잭 트위스트와 에니스 델마르는 서로 만난다. 수백마리의 양떼 외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끌림을 경험하나 아르바이트 일도 끝나 헤여지게 된다. 이후로 와이오밍주에 남은 에니스는 아름다운 녀자와 결혼하여 두딸을 낳았고 텍사스 주로 간 잭도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처가편의 사업을 도우며 살아간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어느날, 제이크가 와이오밍주를 찾아온다. 대자연의 품에서 깊어져간 그들의 우정은 친구 사이의 친밀함 이상으로 발전해간다. 그들 앞에 놓인 낯선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혼란에 휩싸인 채 두 사람은 사랑과 죽음을 경험한다. 척박하고 황량한 땅 와이오밍, 모래먼지가 서걱거리는 산언덕에서 소, 말, 양, 개등의 가축들과 땀냄새 나는 남자들이 엮어 내는 이야기들은 건조할 정도로 딱딱거리는 문체를 타고 진행되지만 우리들에게 일정 정도의 거리를 주는 소재들은 또 단순한 매력을 가지며 뜨거운 전률로 다가온다. 각종 수상 실적에서 알수 있듯이 이 금지된 춤에 관한 영화는 또 한번 관객들을 놀래웠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는 그냥 왔다가 사라지지만 이 영화는 당신과 함께 남아있을것이다. 이는 련인들이 남자들이라서가 아니라 그 스토리가 삶과 갈망, 그리고 진정한 로맨스로 가득차있기 때문이다."고 평단과 관객은 민감한 소재의 영화에도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영화는 서정적으로 표현된 영화속 풍경과 달리 가혹한 인간 조건과 주인공 심리에 대한 은유를 밀도있게 그려보이고있다.   4, 치명적인 욕망- “색. 계”   “색. 계”는 1930~40년대 상해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중국의 현대문학사에서 “희세의 재녀 (旷世才女)”로 불리는 장애령의 단편소설을 각색했다. 항일전쟁시기, 대학가에서 항일연극에 투신했던 왕가지(王佳芝)는 애국적 열정에 불타는 청년 광유민(邝裕民)이 주도하는 항일단체에 가입한다. 광유민에 호감을 느낀 왕가지는 그가 주도한 상해의 친일파의 주요인물 “역선생 (易先生)” 암살계획에 동참한다. 그녀의 임무는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고 역선생의 마누라에게 접근하여 신뢰를 쌓은후 역선생에게 다가가는것이다. 몸을 던져 역선생의 마음을 얻은 왕가지는 연기가 아닌 실제 사랑을 느끼게 되며 곧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사랑때문에 시대와 력사라는 보다 큰 무대로 뛰여든 주인공은 처음에는 욕망의 기운을 전해오는 강력한 상대를 와해시키기 위해, 나중에는 그러한 자신을 주체할수없어 신들린 연기에 매달린다.   “색. 계”는 상해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장애령 스스로가 가장 아끼는 작품이였다고한다. 1950년대에 초고가 완성되였으나 30년가까이 탁마를 거쳐 1978년에 “망연기(惘然记)”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였다.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시대의 굴곡에서 녀성의 시각으로 시대상이나 삶의 욕망등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 물의를 빚은 작품이다. 장애령의 소설은 “반생연(半生緣)”, 원녀 (怨女)”, “붉은 장미, 하얀 장미 (红玫瑰与白玫瑰)” 등으로 영화화된 작품이 적지 않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센세이션을 일으킨 쪽과 완성도가 높은 쪽으로 뽑으라면 리안의 “색계”일것이다. 소설은 단편소설로서 단숨에 읽을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짧지만 영화”색, 계”는 무려 2시간 반이 넘는 긴 편폭으로 원작의 정수를 세세하게 재해석해냈다. 리안 감독은 어느 인터뷰에서 “색.계”의 원작 소설을 읽으며 녀주인공이 다른 정체성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그가 생각하는 영화적인 철학과 동일하다는 생각에 흥미를 느끼고 작품을 스크린에 올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리안 감독의 적지않은 영화들은 금기에 다가선 개인과 집단 사이 욕망의 충돌을 동서방 모두가 접할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정서로 이야기해왔다. 이 작품의 원작과 영상물의 다른 점은 바로 정사씬이다. 소설에서는 정사씬이 전혀 없지만 영화는 무엇보다 파격적인 정사씬때문에 상영이 되자 곧 사회의 물의를 일으켰다. 리안은 영화에서 제목처럼 지독히도 리안스러운 색을 관객들에게 뿌렸다. 영화는 파격적이였으나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하염없이 지독하여 보는 이의 리성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색계”를 그저 19금 영화로만 생각했고 평단에서는 예술이냐 외설이냐를 놓고 언쟁이 높았다. 수위를 넘는 정사씬은 혹여 영화를 멜로나, 에로수준으로 가볍게 생각한 이들에게는 흥미거리로 되겠지만 사실 영화가 보여주고자하는것은 상업효과를 노린 싸구려 멜로물이 아니다. 영화에서의 정사씬은 가혹한 시대가 만들어준 성적 긴장감으로 대단히 폭력적인 퍼포먼스의 느낌을 전하하면서 인물의 심리에 단단히 밀착되여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정사씬으로 하여 원작이 전하고저 하는 메세지를 더 그윽하게, 농밀하게 담아낼수 있었다. 암살 대상을, 자기의 적을 사랑하게 된 녀자. 결국 그를 죽음에서 탈출 시키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비뚠 사랑에서 탈출하지 못하고마는 녀자, 영화에서 주인공은 결국 자신이 연기하던 캐릭터에 자아가 녹아들며 욕망과 책무가 역전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른 정체성을 빌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가혹한 시대와 맞물리며 그녀 스스로를 비극 속에 몰아넣은 것이다. 여기서 “색(色)”은 “계(戒)”를 넘어설수 있지만 다음순으로 “계(戒)”를 넘는다는것은 곧 존재의 파멸을 의미한다. 그 제목이 보여주듯이 영화는 경계를 넘어선 사랑과 그 파국을 그려냈다. 사랑에 대한 관념과 금지된 사랑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였다. 그리고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는 이 영화때문에 이변이 일어났다. 한 감독이 2년 간격으로 같은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것이다.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2007년 “색, 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촬영상 2개 부문을 석권한것이였다. 여태껏 리안만이 이루어낸 기록이였다.   5, 구원의 방주-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   작품은 2002년에 영국의 가장 권위있는 소설상인 제34회 부커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출간되자 곧 전 세계 40여 개국언어로 번역되였고 이 소설은 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1963년 에스빠냐에서 카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여난 저자 얀 마텔은이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가족들은 카나다로 이민을 떠나게 된다. 동물들을 싣고 카나다로 떠나는 배에 탑승했던 가족들은 뜻밖에 폭풍우를 만나게 된다. 배는 침몰하고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오른 소년 파이만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구명 보트에는 소년외에도 얼룩말과 하이에나, 오랑우탄 그리고 벵갈 호랑이가 전설속 “노아의 방주”에서처럼 함께 몸을 싣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배고픔에 허덕이는 동물들은 서로를 공격하고 결국 소년과 벵갈 호랑이만이 배에 남게 된다. 이로부터 허허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우에 한마리의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열여섯살 인도소년 파이의 놀라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게 된 어린 소년이 좁은 배에서 그것도 맹수인 호랑이와 기묘한 공생 관계를 유지하며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을 살아남아서 륙지까지 다닿는다. 거기까지만 해도 책은 충분히 흥미롭다. 하지만 저자는 책속에서 단지 흥미로운 표류담에 그친것이 아니다. 독자들에게 익히 알려진 표류담을 다룬 명작들은 적지않다. “로빈손 표류기”, “파리대왕”, “15소년표류기”…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생존의 이야기이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상기 작품들이 건드리지 못했던 근원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고있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를 동시에 믿는 한 소년의 사유와 모험을 통해 “삶을 어떻게 볼것인가”라는 궁국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은 인간의 실존을 끊임없이 건드리고 있다. 이 작품을 읽노라면 생존을 위한 인간의 처절한 몸부림, 그리고 그속에서 보여주는 나약함과 강인함을 모두 경험할수 있지않을가 싶다. 또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과연 무엇으로 부터 구원을 받으려 하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 리안 감독은 영화에서 최대한 원작의 결을 유지했다. 그 결과 틀속에 아름다운 이미지의 향연과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의 호흡을 맞추어 냈다. 완벽에 가까운 이야기와 영상을 통해 리안은 그의 전작들이 보여주었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통찰의 앵글로 믿음, 용기, 희망등의 가치를 들여다보며 인생을 관조한다. “소년 파이의 기이한 표류”는3D 기술로 제작한 영화이다. 생애의 첫3D영화에서 리안은 눈부신 3D 기술과 드라마틱한 허구의 세계를 접목해 현실적인 관점에서 풀어냈다. 태평양을 눈앞에 끌어다 놓은듯한 3D 효과를 만끽하면서 리안의 이 신작을 통해 우리는3D영상뿐이 아닌 인생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된다.  세계속의 대표적인 중국인 감독   매번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항상 자기 색을 잃지 않고있는 리안은 중국 문화권의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영국의 고전과 미국 력사, 대중문화를 자신의 영화로 끌어들인 인물이다. 리안 영화가 다루고 있는 중국 유일의 무협세계, 영국 녀인의 사랑이야기, 처절한 남북전쟁, 가상의 록색괴물사이의 공통점은 얼핏 보면 찾기 어렵다. 하지만 이 광범위한 소재가 리안의 영화세계에서는 하나로 묶여 사랑과, 구원, 정체성등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리안의 예술세계를 리해할수 있는 키워드이다.   끊임없이 사랑을 통한 구원을 이야기해왔던 리안 감독, 그의 작품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변하지 않는 열정의 그런 진취적인 자세는 그로하여금 지역과 출신의 한계를 넘어 동방과 서양, 쟝르와 쟝르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탈근대적이면서도 탈경계적인 예술가로 부상하게 했다. 이렇게 여러부의 작품을 통해 리안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변화, 동양과 서양, 그 문화의 충돌과 교감속에 인간의 정체성, 세대간 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놀랄만한 화해를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출력과 더불어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면서 국제적인 립지를 넓혀 “세계속의 대표적인 중국인 감독”, ”아시아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참고문헌-   色,戒  (北京十月文艺出版社) 近距离- 怀俄明故事 (人民文学出版社) 少年派的奇幻漂流 (译林出版社) 李安传: 十年一觉电影梦  (人民文学出版社) 悲喜人生— 李安电影研究 (广西师范大学) 存在.权力.归宿:李安电影的身体美学 (周非) 李安- 好莱坞语境下的华语文化实践 (第2届中国电影论坛论文集)   “연변문학” 2013년 6월호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              
2    오스카상 수상자 리안과 그의 작품세계 댓글:  조회:3491  추천:15  2013-05-07
  오스카상 수상자 리안과 그의 작품세계   문학살롱   편집: 남철 사회자: 신금철 게스트: 김혁 (소설가, 연변작가협회 소설창작위원회 주임)   첫 방송  2013.  04. 10   16:00FM 재방송   2013.  04. 11   08:00AM 재방송   2013.  04. 11   23:20FM       신금철: 안녕하십니까? 문학살롱 신금철입니다. 우리나라 문화계에서는 지난해 10월에 막언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를 이어 올해 2월에는 또 리안감독이 제85회 오스카상 감독상을 받아안는 영예를 지녔습니다. 문화의 대발전대번영을 제창하고 있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이번 오스카상 감독상은 또 하나의 기념비적 성과이고 문화향연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오늘 문학살롱에서는 연변작가협회 소설분과 주임이시며 소설가인 김혁선생을 모시고 2013년 제85회 오스카상 감독상을 받은 리안감독과 그의 영화경력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저 합니다. 우선 본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희가 알건대는 김혁작가는 영화에 심취된 영화광이라고 문단에 알려졌던데요.     리안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작  "소년 파이의 표류" 영화 포스터     김혁: 네 영화를 좋아합니다. “난 영화광입니다. 중국조선족공민들중에서 나보다 영화를 더 본 사람 있으면 한번 나와보시지!"하고 어느 수기에 적었는데 이렇게 언감 광언(狂言)할 정도로 극성스런 영화광입니다.   신금철: 기성세대 분들은 당시 영화가 중요한 문화향수의 한가지여서 영화에 애착이 있는 분들이 많았지만 정작 오늘날까지 꾸준히 견지한 분들은 극히 드문 줄로 알고 있는데요, 선생님은 어느때부터 영화에 흥취를 가졌고 어떤 방식으로 영화를 수집했는지요? 김혁: 비디오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로부터 시작해 영화테이프들을 사들이고 모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신금철: 그 영화의 종류들은 어떤것인지요? 김혁: 우선 세계영화사에 길이 남을 경전영화들을, 그 다음에는 영화천국인 할리우드의 대작들을, 그 다음에는 중국신예감독들의 전위적인 영화를, 그 다음에는 요즘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이고있는 "한류”의 한줄기인 한국영화들을 사들였습니다. 좋아하는 감독 별로 우디 앨런의 작품이며, 알 모도바르의 작품이며, 왕가위의 작품이며, 김기덕의 작품이며를, 좋아하는 배우 별로 오드리 헵번의 영화며, 메릴 스트립의 영화며, 멜 깁슨의 영화며를, 지어 애들의 영화라 치부할 애니메이션도 샅샅이 사들였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전부다 소장했습니다. 지어 영화평론가들이 "쓰레기”라고 지칭하는 향항무협영화나 깽 영화도 선택해 보면서 그 폭력미학이 주는 류다른 감수를 즐기기도 하지요. 그렇게 "새앙 쥐 콩알 물어들이듯” 사들여 소장한 영화가 테잎으로, DVD디스크로5천 여부, 나의 서재는 짜장 하나의 영화고(庫)와도 같습니다.   신금철: 와, 대단한데요. 그러면 영화에 관한 자료수집도 례외가 아니겠지요? 김혁: 영화를 즐기다나니 영화간행물도 많이 사봅니다. "월드 스크린”, "영화보기”, "영화세계”와도 같은 잡지도 달마다 빠짐없이 사들여서는 새로운 개봉작을 주시해보고 톱스타들의 최근동향을 알고 경전영화에 대한 해설을 까근하게 읽어보기도 합니다.   신금철: 그런 정도로 영화와 영화관련자료들을 수집하다보면 투자도 만만찮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김혁: 네 박봉을 깨서라도 좋아하는 영화라면 사서 소장해야지요.   신금철: 선생님은 그 와중에 동호회같은 조직도 꾸리면서 더 큰 범위에로의 도약을 시도했습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활동들을 조직하셨는지요? 김혁: 네. 2004년에 중국조선족 영화동호회를 꾸리고 영화애호가들과 함께 영화평, 영화사이트 구축과 같은 활약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금철: 그렇게 영화에 심취되다보면 이젠 그것이 일종의 생활패턴으로 되였다고도 할수 있겠네요? 김혁: 네 온가족이 영화에 빠져들었지요. 어려서부터 영화에 심취된 가족 분위기때문에 딸애도 한국으로 류학가서 영화감독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족 녀류영화감독으로 되는것이 그애의 꿈입니다. 이렇게 내 삶을 충족히 해주는 또 하나의 친구- 영화를 나는 좋아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편집광(偏執狂) 적인 영화애호가로 돼버린 내게서 영화가 없는 일상이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신금철: 영화에 대한 선생님의 흥취와 영화수집정황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들어봤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 보겠는데요, 이번에 리안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영화부터 소개하는 것이 순서일듯 싶습니다. 김혁: 지난 2월 25일 미국 로스안젤스에서 열린 제 85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리안감독이 "소년 파이의 표류"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와호장룡"에 이은 그의 두번째 오스카상입니다. 이번 상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링컨"이 유력 후보로 점쳐졌지만 오스카의 선택은 리안감독이였습니다. "소년 파이의 표류"는 음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까지 받아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앗아가며 최다 수상작이 됐습니다. 영화는 바다 한가운데서 좁은 구명보트에서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소년이 겪은 227일간의 놀라운 려정을 그려내 찬사를 받았습니다. 영화는 지난해 9월 제50회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여 전세계 최초로 상영되였습니다. 개막작 상영이 끝나자마자 기립박수와 함께 전세계 언론들은 "올해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언론들은 하나같이 마법과도 같은 놀랍고도 탄탄한 스토리 구성에 대한 호평을 쏟아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안 감독은 예술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누구도 흉내 낼수없는 놀라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뜨거운 반응이였습니다. ‘가슴을 깊이 울리고 혼이 담긴 수작!’, ‘할리우드가 기다려온 영화!, ‘이제껏 본 적 없는 묘하고 독특한 매력을 지닌 영화!" 등의 찬사가 영화에 쏟아졌습니다. 뿐만아니라 유명 영화 평점사이트들에서도 단 한번의 상영만으로 신선도 93%를 기록하였습니다. 베를린, 베니스, 그리고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면서 중국인으로서 서방 세계까지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진정한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던 리안 감독의 이번 영화는 "역시 리안입니다"라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과 함께 또 한번 오스카 수상 트로피를 거머쥔것입니다.   신금철: 언론에서 “마법과도 같은 놀랍고도 탄탄한 스토리구성”이라고 한 평가도 좋았지만 “할리우드가 기다려왔던 영화”라는 평가와 특히 “중국인으로서 서방세계까지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했습니다”는 평가는 참으로 심사위원단의 감동을 보여주는 자세라고 볼수 있는데요, 그럼 오늘 화제의 주인공 리안감독에 대해 상세히 소개 주시지요. 김혁: 리안 감독은 1954년 10월 23일 대만의 남부 내륙지방 병동(屛東)이라는 곳에서 태여났습니다. 어린 시절 멜로드라마와 무협 영화, 그리고 할리우드 코미디영화들을 즐겨 보다가 리안은 점차 영화를 공부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장남인 리안을 사랑했던 아버지는 그가 영화감독이 되는것을 견결히 반대했습니다. 당시 대만에서 영화는 하층 계급이나 즐기는 저급한 문화로 취급됐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오랜 반대끝에 마침내 승낙을 얻어낸 리안은 대만의 예술 아카데미에서 영화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1976년 대만국립예전(臺灣國立藝專) 희극계(戱劇系)를 졸업한 후,  78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아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했고 이어 뉴욕 대학에서  영화제작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재학시절 제작한 단편영화 "서늘한 호수(蔭凉的湖畔)"가 대만에서 금이삭(金穗奬)상을 수상했고 또한 졸업작품 "분계선(分界線)"이 교내 최우수 영화상과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신금철: 지난세기 70년대 후기면 리안감독은 겨우 20대 초반인데 그때 제작한 영화가 여러 가지 상을 받았다는것은 훌륭한 시작을 의미하는것이 아니였을까요? 김혁: 그렇지요. 이러한 단편영화들을 계기로 리안은 전문적인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설수 있었습니다. 리안은 "나는 저예산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많은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돈은 창조적인 자유를 말살합니다. 너무 적은 돈은 영화를 또한 어렵게 만든다.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리안의 영화는 대부분 적절한 예산을 들여 만든 예술영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리안은 오랜 시간 동안 영화를 만들수 없었다. 집에서 료리를 하거나 가정일을 돌보면서 리안은 틈틈이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미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중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두 편의 시나리오를 완성한거지요. 1990년, 그가 쓴 "추수(推手)"와 "결혼피로연(囍宴)" 두 편의 시나리오는 대만 신문국이 주관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각본상과 우등상에 선발되였습니다. 이 두 작품은 대만정부와 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그에 의해 직접 영화로 완성되였습니다.        1992년에 출품한 데뷔작 "추수"는 뉴욕을 무대로 백인 며느리와 대만인 시아버지, 그리고 대만 화교들의 갈등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다루어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다음 작품인 "결혼피로연"은 1994년에 나왔다. 대만 출신의 류학생과 중국인 부모간의 갈등을 그린 "결혼피로연"은 대만에서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였습니다. 이 영화는 대만 영화사상 처음으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으로 선정됐고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리안이라는 안존한 얼굴의 중국 영화인을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리게 되였습니다. 1994년 리안은 이어 중국 전통료리의 대가인 아버지와 세 딸이 벌이는 경쾌한 가족 드라마인 "음식남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대만 영화는 최악의 해였습니다. 갈수록 국산영화의 제작편수는 급전직하 줄어들었고 관객들은 자국영화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당시는 스크린가에서 향항 깽영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을 시절이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등장한 리안의 "음식남녀"는 향항 영화가 시가지를 누비며 오토바이를 타고 총을 쏘아대거나 또는 무림의 세계에서 록림호걸들이 숲속을 날아다니며 무림의 맹주자리를 다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일깨워 주었지요.   신금철: 무협영화나 깽 영화가 판을 치던 당시의 풍토에서 어쩌면 리안의 영화는 송곳 세울 자리로 없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어떻게 그 판에서 자기의 립지를 찾았는지요? 김혁: 네, 그런 줄기와 다르게 리안은 생활과 밀착된 이야기를 한거지요. 대만 최고의 료리사 집안과 음식을 바탕으로 한 "음식남녀"는 인간과 인생을 이야기하는 리안의 서사 능력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음식으로 아버지와 세 딸 사이의 세대를 넘어서는 상호리해를 90년대 대만사회의 단절된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이루어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뿐아니라 그의 거의 모든 영화에서 리안이라는 감독은 "거장"이라는 칭호와 달리 언제나 우리 곁에서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감독임을 알수 있습니다. 영화는 그 해 깐느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되였습니다. 이 영화 역시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에 선정됐습니다.     "리지와 정감" 포스터   신금철: 그럼 그때 리안의 작품은 어떤 성향으로 물꼬를 틀었는지요? 김혁: 초기의 리안의 작품에서는 동양적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전혀 동양적이지 못한 이야기구조로 나름의 정신세계를 구축해 나갔습니다. 1995년, 90년대 들어 유럽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동시에 주목하는 중국인 감독으로 부상한 리안은 처음으로 중국(대만)이라는 문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첫번째 영어 영화인 "리지와 정감"을 만들었습니다. "오만과 편견"의 저자인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한 시대극인 영화는 서구인의 삶을 동양인이 섬세하게 드라마로 구성했습니다는 점에서 이채로운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로 리안은 다시 한번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가 각종 비평가상을 휩쓸면서 할리우드는 그를 다시 보게 되였습니다. 이어 리안은 1997년 70년대 미국 중산층의 삶을 리얼하게 묘사한 "아이스 스톰 (冰风暴)"을 만들었습니다. 리안이 익숙한 대만이 아닌 전혀 뜻밖에 1970년대 미국인들의 가족생활을 다룬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높은 작품성으로 깐느영화제에 초청되였고 뉴욕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리안은 점차 작가감독으로서의 대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신금철: 여기서부터는 리안감독이 전통과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 사유령역을 확장하려는 거대한 꿈틀거림이 보여지는데요, 계속 그 관성대로 밀고 나갔는지요? 김혁: 그 다음에 내놓은 영화 "라이드 위드 데빌 (与魔鬼共骑)"은 그의 팬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폭넓은 제재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그는 어느 모로 보나 깜짝 쇼의 명수였습니다. 대형 전투 씬들을 촬영하기 위해 수천수만 마리의 말들과 수천명의 조연자가 필요했습니다. 배우들은 실제로 훈련소에서 승마, 사격 등의 힘든 훈련을 받았고 수많은 훈련된 말들을 동원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로렌스에서 실제 발생한 미국 력사상 가장 큰 학살장면이 재현되였습니다. 이 장면에 사용된 조연배우만도 4000여명에 달했습니다. 이 장면을 위해서는 대형 화재씬이 필요했는데 세트를 짓고 그것을 불태우는 대신, 한 마을을 찾아 118개의 전신주를 마을에서 들어내고 500대 이상의 대형 트럭을 가득채운 흙으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덮었고 실제로 그 마을을 태워버렸다고합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인간의 광기에 대해 질문한 완성도 높은 작품이였습니다. 치렬한 전쟁 속에서 한 녀자를 사랑한 두 젊은이의 우정, 사랑, 복수 그리고 죽음을 그린 영화에서 리안 감독은 격렬한 전투씬과 총격씬, 속도감있는 추격씬 등으로 액션 연출에 타고난 실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러한 액션 장면 속에서도 이안은 모든 영화를 통해 일관되게 지켜왔던 인간의 심리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놓치지 않고있습니다. 남북전쟁에, 그것도 패배한 남쪽의 유격대원으로서 젊은이들의 비인간화와 그들이 겪는 비극을 웅장한 액션씬들 속에 버무려넣은 영화로 그는 현란한 액션만을 보여주는 할리우드식 액션이 아닌 "리안 스타일의 새로운 대액션"을 만들어냈습니다.     "와호장룡" 포스터     신금철: 리안감독하면 우리는 “와호장룡”을 통해 그를 잘 알고 있습니다고 할수 있는데요, “와호장룡”의 출품과 이 영화가 리안감독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김혁: 2000년 리안은 주윤발과 장자이를 주연으로 무협 영화 "와호장룡"을 연출했습니다. 리안감독에게서 "와호장룡"이 가지는 의미는 각별합니다. "와호장룡"은 여태까지 현대극 혹은 서양의 력사극에서만 실력을 발휘했던 그가 내놓은 첫번째 무협물입니다. 리안은 한 인터뷰에서 할리우드로 진출하여 무협이나 액션극으로 크게 성공한 오우삼 감독이나 성룡의 례처럼 아시아문화의 전령자가 되여버린 소감이 어떤지에 대해 엄청난 중압감을 느낀다고 솔직히 밝힌 적이 있습니다. 정중동(靜中動)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화는 그만의 무협물의 양상을 보여주었다. 서양인이 가지고 있던 서양인들이 바라던 동양의 판타지가 리안에 의해 할리우드에서 구현됐습니다. 이를 충족 시킨것은 서양인 보다 더욱 그들의 정서를 잘 그려내는 동양인 감독 리안입니다. 다 알다싶이 "와호장룡"은 무협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간 우리가 즐겨봤던 무협 영화와는 매우 다릅니다. 이는 장예모 감독이 "영웅"을 시작으로 류행시킨 새로운 무협 영화 스타일과는 또 다른 맥락입니다. 기존의 무협이 육체를 토대로 한 박투의 움직임 속에 인과 례를 중시하는 유가사상이 주를 이뤘다면 "와호장룡"은 감정을 토대로 부드러움과 비여있는 여백, 그리고 그 안에 사색을 담았습니다. 영화의 명장명인 대나무 숲에서의 결투장면이 바로 그 압권입니다. 무협영화에 여백의 미를 담을 수 있었던것은 리안 감독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와호장룡"은 제73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미술상과 외국어영화상, 음악상, 촬영상을 거머쥐었으며 제58회 골든글로브(金球) 상 시상식에서는 감독상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신금철: “와호장룡”으로 리안감독은 한층 업그레드됐습니다고도 볼수 있는데요, 그 뒤의 영화들에서는 어떤 새로운 풍격이 보여지고 있습니까? 김혁: 2003년에는 환상영화 "록색거인 헐크 (绿巨人 浩克)"를 만들었습니다. 미국에는 초인간, 박쥐인간, 거미인간과 같은 영웅판타지라는 영화 쟝르가 있습니다. 그런 정서에 부응해 리안감독에게 맡겨진 이 영화는 동서양의 조화를 이뤄낸 리안 감독에게 새로운 숙제로 떨어진 작품이였습니다. "헐크"는 지극히 미국적인 정서를 띤 영웅판타지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선택은 리안에게는 정말 어울리지 않을 쟝르였습니다. 감성과 정서, 심리를 묘사하는데 탁월한 감독과 영웅물의 만남. 하지만 그 주인공이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인물이였기 때문에 묘한 기대감을 낳았고 그 결과는 호불호가 엇갈리긴 했으나 리안식의 영웅인물을 창조해 냈습니다. "헐크"는 미국의 여느 감독들이 그려낸 어떤 영웅들보다도 감정의 기복이 복잡한 인물입니다. 리안은 "헐크"에 대한 보다 심리적이고 드라마틱한 형상으로 연출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그 누구보다 인간적인 인물이 얽혀있는 관계속에서 싸우고 갈등하는 모습을 그린다. 판타지와 현실의 결합은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심리 드라마로 련결됐고 할리우드의 기술력과 전형적인 미국적 소재가 맞물려 또 하나의 리안식 영웅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전까지의 작품에서의 리안이 동양에서 온 감독이였습니다면 "헐크"를 기점으로 그는 할리우드의 감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습니다. 2006년에는 화제작 "브로크백 마운틴 (断背山)"을 연출합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본래 리안 감독에게 올 작품은 아니였습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평생 사랑했으나 한정적인 시간과 금지된 사랑에 호의적일수 없는 시대를 배경으로 리안 감독은 폭 넓은 감정의 너울보다는 절제의 미학을 선보이며 이 화제작을 연출해 냈습니다. 그러한 리안의 연출은 감추고 참을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랑과 맞물려 보는 이의 가슴을 더욱 저미게 만들었고 위험하고도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확인하는 두 사람에게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브로크백 마운틴"은 제63회 골든 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그리고 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리안에게 안겨주었습다. 그리고 2007년 리안은 또 한부의 화제작인 "색, 계"를 만들게 됩니다.     "색 계" 포스터     신금철: 국민당요인 암살사건을 주제로 한 “색, 계” 역시 영화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수작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리안감독의 또 하나의 도약이 아니었던가 생각됩니다. 김혁: "색, 계"는 정말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던 작품이였습니다. 할리우드에 제대로 안착한 리안 감독은 이번에는 자신의 뿌리인 중국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제목처럼 지독히도 리안스러운 색을 관객들에게 뿌립니다. 격동의 시대를 관통하면서 겪어야 했던 모든 일들을 한 녀자의 감정선을 통해 그려냈습니다. 이성을 향한, 그리고 조국을 향한 사랑을 육체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그것을 넘어선 감정의 교류로 보여주었다. 영화는 파격적이였으나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하염없이 지독하여 보는 이의 리성을 혼미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리안은 "색, 계"를 통해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들어올렸습니다. 더불어 "색, 계"는 제44회 대만 금마장에서 최우수장편영화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신인상 등 총 7개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리안의 "색, 계"는 탕유(汤唯)라는 걸출한 녀배우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신금철:  리안감독의 프로필과 그가 제작한 영화들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를 통하여 보면 리안의 영화풍격을 어떻게 개괄해볼수 있습니까? 김혁: 네, 이렇게 여러부의 작품을 통해 리안은 과거와 현재, 전통과 변화,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지점, 특히 미국사회속의 화교들의 정체성이나 세대간 차이에 초점을 맞추고 놀랄만한 화해를 이끌어내는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훌륭한 작품을 련줄로 내놓고있는 90년대 대만영화의 새로운 감독이며 95년 이후 할리우드와 유럽의 지원아래 국제적 립지를 넓힌 세계속 대표적인 "중국인 감독","아시아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신금철: 오늘 문학살롱에서는 연변작가협회 소설분과 주임이시며 소설가인 김혁선생님을 모시고 2013년도 제85회 오스카상 감독상을 받은 리안감독 프로필과 그의 대표작품들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드렸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주 이 시간에 제2부가 이어집니다. 이 시간 프로편집에 남철입니다.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A Love That Will Never Grow Old/ "절대 늙지않을 사랑"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O.S.T  
1    붉은 광시곡 (狂詩曲) 댓글:  조회:2710  추천:14  2012-10-30
소설가 김혁의 독서칼럼 (3)   붉은 광시곡 (狂詩曲) - 2012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막언의 대표작 “붉은 수수”   김 혁         수년간 노벨문학상의 강력한 후보로 평단과 독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중국어권에서 수상이 가장 유력한 작가로 평가받아왔던 막언이 종내는 문학의 최정상급 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작품이 세계독서판매력사의 기록을 쇄신하고있다. 북경정전박유(精典博維)문화발전공사에 따르면 년말까지 막언의 작품이 100만부 이상 출판될것으로 추산되는바 막언이 이 동안 벌어들일 인세 수입이 2억원이 넘을것으로 예상된다.   변강의 오지인 연변지역에서도 서점가에 “막언의 작품 품절(脱销)”라는 현수막이 내 걸렸으니 책 안읽는 우리의 독서풍토에서는 전례없던 일이라 하겠다. 따라서 막언의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있다.   많은 수작(秀作)들을 량산해 내였음에도 막언의 작품을 꼽을라치면 뭐니뭐니 해도 그의 문명(文名)을 세상에 알린 붉은 수수(红高粱)일것이다.    1987년에 발표된“붉은 수수”는 막언이 중국당대문학에 선물한 초기의 거작이다. 그의 문학인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을 당년에 역시 무명이였던 장예모감독이 발표, 이듬해 영화로 만들었고 중국영화사상 처음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영화는 장예모 감독, 녀배우 공리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었고 그후로 막언의 작품이 20여개국으로 번역 출간되는 계기가 됐다. 막언이 전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된것이다.   하지만 소설“붉은 수수”는 영화로 각색되기 이전인 1987년에 이미 전국중편소설상을 수상하면서 그 작품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지난세기 80년대 중기, 문화대혁명의 어둠이 걷히고 개혁 개방으로 발동된 창작정신이 막언과 같은 선봉파 작가들의 등장을 부추겼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붉은 수수”이다. 따라서 “붉은 수수”는 중국의 력사, 현대사, 문화, 설화, 민족성 등이 골고루 혼효(混淆)되여 막언이 간직한 민족의식이 잘 드러났다는 평을 받으며 중국문학사에서 빠칠수 없는 위치를 자리매김한다.    붉은 수수밭이 천지로 펼쳐있는 산동의 한 마을,수수밭을 명줄로 삼은 이 한적한 농촌에서 고량주, 남녀간의 사랑과 갈등 등 일상적인 삶이 평화롭게 유지되던 어느 날 느닷없이 일본군의 폭력이 끼여 들면서 마을은 풍비박산이 난다. 마을사람들은  졸지에 온갖 착취와 부역등 일제의 만행에 시달리게 되며 피비린내 나는 항일전쟁의 소용돌이속에 던져진다. 소설은 그 력사의 고통에 몸부림치며 일본군의 횡포와 만행에 맞서 싸우는 비범한 중국 민초들의 이야기를 붉은 수수밭이라는 확장된 공간속에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소설은 문둥병을 앓고 있는 고량주 양조장(高粱酒 釀造场)집 아들에게 노새 한 마리를 받고 팔리워 시집가던 대봉련(戴凤莲)이 결혼 첫날 꽃가마를 메는 여점오(余占鳌)와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양조장의 일군인 여점오는 “칠거지악을 범해” 붉은 수수밭에서 시집가는 처녀를 “차지한다”. 여점오는 양조장에서 한낱 일꾼으로 있지만 점차 리더적인 면모와 활약상을 보이며 린근의 사람들을 통솔하기 시작한다. 십년의 세월동안 그들은 양조장을 운영하며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일본군이 양조장의 큰 어른인 루할아버지를 가죽을 벗겨 처참히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격노한 여점오는 강적 일본주둔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린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 양조장의 안주인이였던 녀주인공 대봉련이 총에 맞아 숨지게 된다. 일본군의 학살은 더욱 잔인하고 거세지지만 여점오는 민중을 진두지휘하며 일본군에 저항한다. 모진 세월을 강하게 헤쳐나간 남녀의 삶과 민중들의 원초적 생명력, 뜨거운 민족심 등이 뒤얽힌 “붉은 수수”의 세계에 빠져 작품을 읽노라면 내내 눈앞으로 붉게 일렁이는 수수밭이 펼쳐지는것 같은 기분이다. 작품속에는 중국민족의 력사와 신화, 생명의식과 전통문화, 중국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복합적으로 뒤엉켜있다. 그리고 이것들이 빚어내는 맛은 알싸한 고량주처럼 놀랍게도 강렬하다. 소설은“나”가 주되는 화자로 서술하는 동시에 “나의 할머니ㆍ할아버지ㆍ아버지ㆍ어머니”가 더불어 화자로 등장함으로써 이들 가족의 오래전 옛이야기를 바로 현 시점에까지 끌어오는 효과를 가져온다. 그로써 조그마한 마을의 붉은 수수밭에서 살아가던 수수한 가족과 침략자 일본군과의 혈전의 씨줄과 날줄의 사연은 작가의 거침없는 입담과 필치로 두드러진다.   영화 “붉은 수수”를 보고 막언의 이 대표작품을 리해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이다. 실제로 소설과 영화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소설쪽이 더욱 복합적이고 립체적이고 풍부하며 성찰적이고 실험적이다. 영화는 원시적 생명력과 남녀의 사랑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것의 5배 분량은  실히 될 원작은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중국인들의 장대한 력사를 서사적, 영웅적, 민족적인 색채를 지니는 환상곡풍의 기악곡의 일종인 광시곡 (狂詩曲)으로 담아낸다. 소설은 민간의 시각에서 항일전쟁을 묘사하고 생존을 위한 욕망을 그려냈다는데서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항일전쟁시기를 배경으로 하고있지만 재래의 전쟁제재와는 사뭇 다르다. 이 다른 점이 독자와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내였다. 재래의 항일제재, 전쟁제재의 소설들을 보면 정의와 사악의 흑백론리의 대결로 현실에서는 볼수 없는 완미하기 그지없는 영웅들을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붉은 수수”에서 그려낸 영웅들은 문제투성이고 지어 사회 아류들이다. 그들은 선명한 항일의식을 갖고있지는 않다. 하지만 그 난장의 년대속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운명에 맞닥뜨린 고난에 대한 불만과 반항을 나타낸다. 그들은 완강하게 또 오연하게 생명의 자유를 지켜내였다. 이로서 립체적이며 생선처럼 살아숨쉬는 생생한 생명과 인성을 가진 인물들이 독자들앞에 나타난다.   1987년에 출판된 “붉은 수수”에는 노벨문학상이라는 문학 최고의 전당에 까지 오르게 된 작가 막언의 후날의 가능성들이 충분히 잠재되여 있다. 중국 농촌의 전통적인 문화, 신화, 전설 그리고 그속에서 이루어지는 민중의 삶과 죽음, 거기에 나타나는 원초적 생명력. 그 원초적 공간과 근대적 변화라는 력사 공간을 마주 세우거나 겹침으로써, 성찰을 작동시켜 만든 작가의 창작물은 극히 다채롭다. 훌륭하다.   막언의 작품의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의 일독을 권장한다.   "연변일보" 2012년 10월 29일   00:18 / 02:34 '붉은 수수밭 (紅高梁/1988 )주제곡 ☞김혁 문학블로그: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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