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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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말똥 거르기 댓글:  조회:1099  추천:0  2021-01-11
말똥 거르기 (1)   빗소리 나팔소리 휘파람 소리 횃소리 영각 소리 돼지 웃는 소리 벼랑 가에 쥐 탄 놈 노 젓는 소리 얼음에 튀긴 잡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기름진 엉덩이 두드려 주는 소리 가렵지 않은 넓적 배 긁어 주는 소리 찢어진 상처에 소금 치는 소리 소금 친 상처를 기워 매는 소리 고속철 맨드라미 기어가는 소리 인공위성 꽁지에 별빛 스치는 소리 고무줄 탄 소똥이 하품하는 소리 종이배 위 말똥(馬糞)이 잠꼬대하는 소리 (2)   귓구멍 안에서 뿌지직 뿌지직 말똥(語屎)이 서 말 닷 되 밀밀 나온다. 대나무 속대 얼궈 뽑은 새파란 숯불 얼음조각 구워 빚은 빨간 탕후루 모난 가루 묽은 돌 동글납작 빈대떡 짭짤한 들깨, 참깨 시고 떫은 산수유 우수수 쏟아져 고분처럼 쌓인다. 돌절구에 털어 넣고 쇠공이로 빻아서 까만 말총 얼개미로 대충대충 거른다. 말똥가루 한 잔에서 벼룩이 논다. 팔딱팔딱 곤두박질 재주넘는다.
221    우주의 방언 댓글:  조회:1156  추천:0  2020-11-18
우주의 방언 상오 열한 시가 넘었는데도 기어이 활시위를 당기는 것은 피후(皮候)의 정곡(正鵠)을 향해 돌진하는 화살 자체가 공중 분해된 바람의 뿌리를 스치는 순간 어지럼증을 느낀 까닭이다. 화살과 시위는 헤어지기 위해 만나는 빛의 뒷문이요, 복제된 개기월식이다. 시위 떠난 화살이 되돌아올 수 없다고들 하지만 이미 길에 오른 화살에 대한 설득반송, 혹은 강제반송은 근자에 언론에도 꾸준히 회자되는 사건이다.   유령의 마구간에서 신기루와 혈투를 벌인 도리깨의 귀와 발과 어깻죽지는 호수 위에 둥둥 떠도는 달의 그림자, 아울러 달의 그림자가 낳은 부드러운 능선은 다정다감하면서도 능갈친 우주의 방언이다. 바람개비의 뒤통수를 쥐어 당기는 안장형의 긴 하품은 잔디밭에 피어난 평면형의 짧은 잠꼬대와 더불어 운명의 동일선상에서 안으로 혹은 밖으로 열심히 튀는 방언 속의 돌꽃이다.   염소를 몰고 블랙홀을 방문한 방울새의 발에는 장수(長壽)의 뼈와 살을 만드는 식수(食水)가 시계추로 매달렸다. 홀의 문턱과 한 정거장 거리에서 시동을 멈추고 배꼽에 눈이 달린 블랙홀 두령의 환영연에 초대된 방울새 일행의 귀환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폭포의 질주 속도는 제백석이 낳은 만추의 낙엽과 궤를 같이 한다. 불타는 단풍은 귀뚜라미를 베개 삼아 영원히 투명한 허공에 평화롭게 누워 있다.  
220    바람의 미궁 댓글:  조회:1167  추천:0  2020-11-18
바람의 미궁 숲 가리마 덮은 호랑나비 느릅나무 몰고 온 갈까마귀 하얀 주둥이에 동전 한 잎 물고 강아지풀 잎 끝에 붙은 야산줄기 가로 탄다.   먼 바다에 피어난 수림은 살진 사막의 기슭에 닻을 내리고 바위틈에 텐트 친 오랑우탄1은 맨발벗은 계곡의 빙설 목놓아 부른다.   덜컹거리는 황사 진한 유혹에 눈멀어 호수에 송곳으로 꽂힌 말벌 둥지 그림자 주풍신에게 쫓겨 허둥지둥 굴러가는 허황한 몰락의 원혼(冤魂)을 노래한다. 이제 억겁의 하늘 등에 지고 먹구름 속으로 잦아드는 바람 유령의 미궁에서 걸어 나와 우박과 벼락의 고향을 향한 미로를 정처 없이 떠돈다. 1)오랑우탄: 동남아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의 밀림에서만 서식하는 성성잇과의 포유류로 ‘심각한 멸종 위기종’이다.  
219    불청객 (외 1수) 댓글:  조회:1197  추천:0  2020-10-20
불청객 (외 1수)   □박문희   잠수복 걸친 좀벌레 한 마리 지옥의 창살문 부수고 기어나왔다 귀에는 불여우수염 치마로 두르고 코에는 살모사꼬리 깃발로 흔들며   수레바퀴는 허공에 정지하고 파란 생령 서로를 끌어안고 파들파들 떠는데 날개 달린 독즙 바퀴달린 송곳니 허공을 할퀴며 땅을 지진다   까치둥지에서 기어 나온 달빛 옹이 박힌 허깨비 흰소리 불태우고 고뿔에 끓는 인간해후의 단김 천수(天壽) 다한 신기루 왕따시킨다   삭풍이 스쳐가자 불별이 내린다 심지 타들어간 하늘 무지개로 튄다 막판 샅바싸움에 포석을 깔고 개미부대는 봄을 향해 출발한다    겨울날의 봄 서정   액자에 숨긴 봄자락에 진달래 타 번지고 거울에 비낀 천지마루에 안개비 뽀얗다   까만 하늘 파란 구름 바람에 날선 그믐달 민들레향 찰랑이는 창가에 별찌 빠져 허우적거린다   꿈속에 피어난 다람쥐 한마리 별빛에 젖은 꿀나무 초리 스치고 알알이 여문 세월 깨소금 되어 오동나무 발치에 내린다 내려쌓인다   ------------------------------ 《도라지》2020. 5기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 하이퍼시 특집  
218    대한 날 들놀이 댓글:  조회:1674  추천:0  2020-07-20
대한 날 들놀이 친구 부쳐 온 봄 보자기에 싸들고 대한 날 들놀이 간다.   칼바람에 눈보라 설치는 펑퍼짐한 산허리에 진달래 흐드러진 수풀을 편다.   개나리, 두메양귀비 호랑이와 숨바꼭질하고 메뚜기, 고추잠자리 머루, 다래와 지저귄다.   다람쥐 아지랑이 이중창에 하얀 구름 꽃사슴 댄스를 춘다.
217    돌의 언어 댓글:  조회:1578  추천:0  2020-07-20
돌의 언어 불에서 태어나 혼돈과 암흑의 비바람 먹고 티끌의 숨결에 태산으로 우거진다.   천둥이 운다. 두 다리 썩둑 잘라 기우는 하늘 떠받치고 뻥 뚫린 구멍 혼신 불살라 틀어막는다.   산들바람 조약돌 기암괴석 실안개 물방울 속삭이면 몸 열어 반겨 주고 애고사리 손 저으면 징검다리 놓아 준다. 
216    최룡관시비 중국조선족민속원서 제막 댓글:  조회:2474  추천:0  2020-07-13
최룡관시비 중국조선족민속원서 제막  [ 길림신문 김태국기자 ] 2020-07-12 조선족문단의 중견시인 최룡관선생이 창작한 애향시 가 덩실한 시비로 태여나 중국조선족민속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잔잔한 향수를 선물하게 되였다. 7월 11일 오전에 개최된 최룡관시비제막식에서 연변동북아문학예술연구회 방순애 회장은 “연변동북아문학연구회 회장단은 최룡관시인의 문학창작생애 50주년을 계기로 시비를 세우기로 결정, 유관 부문의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하에 모아산자락에 자리잡은 중국조선족민속원에 설립지를 마련하였다.”고 소개하였다. 답사를 하고 있는 최룡관시인. 제막식에서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김영건, 전임 길림공상학원 당위서기, 단군문학상 리사회 리사장 신봉철, 연변시인협회 회장 전병칠 등과 시인의 제자, 고중동창, 대학동창대표가 축사를 하고 《장백산》, 《도라지》, 《송화강》 등 문학지 대표들의 축하메시지가 대독되였다. 부분적 참가자들이 시인과 함께 시비앞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연변작가협회 회원, 중국작가협회 회원인 최룡관시인은 연변사범학원 조문학부를 졸업하고 연변일보 문예부주임, 연변작가협회 부주석을 력임하면서 50여년간의 문학인생에《이미지창작론》, 《하이퍼시창작론》, 《동시창작론》 등 론문집과 시집, 문집 등 여러가지 작품집 총17권을 출간하였으며 준마상, 길림성소수민족문학상, 주인민정부진달래문예상, 연변작가협회문학상, 단국문학상, 제1회 중국조선족시가절 공로상 등 다수를 수상하였으며 40여명의 문학후배를 양성해냈다.  
215    서예작품(23) 北宋苏轼《赤壁赋》中句 댓글:  조회:2391  추천:0  2020-06-20
北宋苏轼《赤壁赋》中句: 夫天地之间,物各有主,苟非吾之所有,虽一毫而莫取。惟江上之清风,与山间之明月,耳得之而为声,目遇之而成色,取之无禁,用之不竭,是造物者之无尽藏也。   《예술세계》2020년 6월 제3호
214    천당의 문 댓글:  조회:1468  추천:0  2020-06-17
천당의 문     벼랑 한 꺼풀 뜯어내고 모래톱 한 장 벗겨 내고 번개 아지 한 대 잘라 내고 구름장 한 송이 꺾어 들고 화과산 수렴동에서 물 한 바가지 떠다가 하늘에 궁전 짓는다. 봉황이 예쁜 주둥이로 산호의 비취빛 보석 갈고 닦는다. 음양이 빙글빙글 도나니 풍진세월 꾸역꾸역 모여든다. 백마 탄 꿀벌 장미꽃 꼬나들고 보석 대청으로 돌진하다가 눈부신 벽에 수염 들이받는다. 오리산에서 고개 갸웃하며 구조주의자 수석제자 왈—— 영, 혼, 육이 온전한 모든 생령의 거처는 속이 비어야 실용 가능하거늘. 구조주의자 큰형 보완조로 가로되—— 속만 비면 약에 쓰나? 숨막혀 죽느니라. 물방울형, 라운드형, 다각형 빈 구멍을 벽에도 많이 뚫어야 하는 법이거늘…… 
213    공감대 댓글:  조회:1095  추천:0  2020-06-15
공감대 다사한 허공에 말뚝을 박고 처마 밑에 숨어든 달빛 소나타 문틈으로 샌 부나비 작은 불빛 잔등에 걸터앉아 부황 든 가슴의 낭만을 앵금으로 떨어낸다. 바람과 다툰 노을 기와의 귀에 아픔을 호소하고 음달 안고 자던 꿈에서 깨며 풀벌레 넋은 밤 노래 열창한다. 뽕잎 포식한 밤 누에 하현달 흘린 미음 베고 잠들고 세월에 비틀린 고목 달빛 잔해로 허기 달랜다.
212    창상지변 댓글:  조회:1415  추천:0  2020-06-01
창상지변 멧새들 무리 쳐 뒷산 날아 넘다가 백 놈 다 날개 분질러 먹고 광대 죽마 타고 건너는 바다 상어 떼 건너다 지느러미 크게 다쳐 멧새도 상어도 입원놀음 하다. 경운기 찰떡 팥고물에 찍어 먹고 맷돌에 꿩 갈아 콩 먹여 살찌우고 인간은 씀바귀뿌리 반딧불에 구워 먹다. 산봉우리 자라 구름과 바둑 두고 바다 지동 쳐 미녀 눈처럼 깊어지다. 불개미 자가용 잠자리 몰고 아스라한 뒷산 솔개밭 훌쩍 날아 넘고 메추리 핵무장한 날치에 기대어 멀미나는 태도양(太度洋) 횡단하다.   주름살 고운 저 흐벅진 물 잔등에 가야금 타는 라일락 은방울소리 불 밝은 너럭바위 검은 머리께로 훨훨 치마고름 춤사위 눈부시게 감아올리다.
211    가 을 댓글:  조회:1508  추천:0  2020-06-01
가 을 용암 솟는 화산 천둥이 우는 강하천 짚신감발하고 먼 길 떠나 구만리를 답파한 바람의 여신 붉은 씨알 휘늘어진 강의 언덕에 부푼 노을로 날아와 사뿐 내려앉는다. 봉황의 깃과 털, 용의 눈과 발, 건곤(乾坤)의 빛과 꼬리가 어울려 하늘 아래 거대 병풍 쫘―악 펼친다. 주름 고운 빨간 저고리 춤사위에 방울져 토실한 젖가슴 기름진 대지 고름 서서히 풀며 칠색 폭포수 피워 올린다.  
210    섹 스 댓글:  조회:1596  추천:0  2020-05-21
섹 스 바이올린과 얼후가 쓰나미 춤추는 고공에서 얼싸안고 돌며 저공 행진을 한다. 무성한 수풀 속에 입 꾹 다문 호랑이 누에가 뒷골목으로 빠지자 하얀 잠태(蚕蛻) 풀잎 타고 까맣게 타버린 햇빛 속으로 숨어 버린다. 물독에 쏟아부은 아침 해가 벼린 깊은 뿌리에 꿈에 익은 저녁달 살진 줄기를 참빗질하고 휘파람 휙 불자 추억이 가득 묻은 감자 참나무 옹이 숯 빨간 불속에서 화려하게 작열한다. 
209    세 상 댓글:  조회:1525  추천:0  2020-05-21
세 상 삼베 무명 모시 명주 씨줄과 날실 강산을 짜고 우주 그물에 걸린 모루 위에서 꺼이꺼이 함마가 운다. 살진 줄기에서 건진 지평선 멀리 흔들리는 작은 배 갑자기 가라앉은 바다 섬 선인장 가시에 나부끼는 빨간 피 소라나팔 되어 화톳불로 타오른다. 실북 뛰는 그물구멍에서 청룡이 웃으며 달려나온다. 허리 잘록한 개미 태산을 밀고 간다.
208    여 름(2) 댓글:  조회:1494  추천:0  2020-05-16
여 름(2) 너럭바위에 비틀어 얹은 빛줄기 위로 수레바퀴 질주하고 둥지에 길어다 부은 새벽 빛 가루와 뱃사공 노래를 켜켜이 반죽한다.   구슬문발에 미역 감고 구름이 뿌린 뻘건 바람 우림(雨林)에 수북이 쌓인 냄새마디들을 칭칭 동인다.   물줄기 꺾어다 울바자 두른 사래 긴 너구리 밭과 젊은 여자의 허리와 엉덩이 닮은 능선 어린 바다 발톱을 닮은 태양 주름살에 짓이겨져 양육의 역사를 조명한다.
207    여 름(1) 댓글:  조회:1599  추천:0  2020-05-16
여 름(1) 빙빙 도는 얼음산 화살 날리는 폭포 환희로 몸부림치는 봉우리 푸른 가지로 뻗어가는 천둥소리 모래 파도치는 호숫가 물과 불이 만나는 빈 들에서는 정보와 빛들이 야합하여 고대인 남근으로 깎아 세운 거대 돌기둥 그림자들을 벼랑 밖으로 몰아낸다. 다년초 목에 두른 그린벨트 번개 날개 자르느라 분주하다.   
206    터 널 댓글:  조회:1411  추천:0  2020-05-16
터 널 탱탱한 공기(空氣)에 잠꼬대 하얗게 서렸다.   물수건 꽈배기로 변신하자 눈이 올롱한 샨데리야 틈새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들숨 쉬며 크림 바른다.   새끼발가락 박테리아에 매달린 시커먼 구멍 오사리잡놈 쌓아올린 바람벽에 훌쩍 뛰어든다.   귀뚜라미 그림자 모로 누워 공기 부스러기로 뜨개를 뜨고 있다.   불에 덴 잠꼬대 발로 약탕관에 달인 노래 툭툭 차 보는데 느닷없이 발목이 부러지며 뿜어내는 영각소리 처연하다  
205    아 침 댓글:  조회:1393  추천:0  2020-05-16
아 침 강아지 품은 달걀에서 번개 태어나 기지개 켠다. 낮달 발뒤축에 매달린 오솔길 팔자걸음으로 걸어온다. 달걀 껍질 구름을 몰고 다니며 번개 길이를 잰다. 구렁이 고슴도치 먹고 민들레 홀씨 날려 까맣게 하늘 칠하는 사이 냉장고에서 불에 구운 시간 꺼내 앞산 벼랑 젖꼭지에 우편으로 부친다. 창가에서 서성이던 오솔길 꼬리를 사리더니 슬쩍 구름 위로 뛰어오른다.
204    인간세상(2) 댓글:  조회:1530  추천:0  2020-05-10
인간세상(2) 사물 인터넷이 지구를 거미줄로 칭칭 동여맨다. 만리를 비행한 대형 유도탄의 착지 오차는 반 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잔디밭 풀 밑을 살금살금 기어가는 불개미 간첩 수염을 사정거리 팔만 리 유도탄으로 노랗게 구워 버린다.   전쟁 발발 위험은 사라지는 중이나 오늘밤 12시 정각에 터질 수도 있다. 평화는 영원히 태양 발톱에다 둥지를 틀고 있다. 그래도 석양이 꼴깍 질 무렵이면 간드러진 악마의 시커먼 웃음이 간담 찢을 때가 가끔 있다.   동두성에 따르면 방금 전 원자탄 수소탄과 증폭핵분열탄은 물론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질자탄(質子彈)까지 제3차 세계대전 차비에 동원됐다고 한다. 천만다행으로 그것을 용케 제지한 이가 있었으니 기이하게도 유엔 사무실에 잠복해 있던 파리였다고. 해당 문서에 똥 한 무더기 싸 놓는 바람에 인터넷 문서 집행에 기묘한 오차가 생겼다는 것.   토성지방 조간신문 톱 자리에는 사흘이 멀다 하게 ‘민주 자유’라는 글자가 대문짝만하게 실려 나간다. 노란 좀벌레 만여 마리가 새까만 백성 ‘민’자 하나 갉아먹는 데 반 년이란 시간을 허비했단다. 나머지 글자 몇 개 씹어 먹는 데도 십 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203    인간세상(1) 댓글:  조회:1335  추천:0  2020-05-10
인간세상(1) 나타 씨 찜 쪄 먹는 임 발바닥에 풍화륜(風火輪) 수백 쌍 달고 하늘 주름잡아 휘젓고 다닌다. 하나 두뇌 운동 빈도와 속도 따르기엔 역부족, 하여 허리는 끊어지고 창자는 가늘어지다 못해 거미줄을 뚱뚱보라고 비웃는다.   가슴은 답답하고 손과 발 제각기 어쩔 바를 몰라 허둥댄다. 오장육부의 조화 속도 조절의 필요성은 모르지 않는다. 동서남북 제멋대로 휩쓰는 생각의 말고삐를 손이 잡느냐 발이 짓밟아 뭉개느냐 아니면 아예 물걸레를 놓아 까맣게 지워 버리느냐.   창자는 굶어죽는다고 아우성치고 입은 단식을 선언하는데 밑구녕은 먹은 것 없이 요상한 방귀를 뿡뿡 뀌니 귀는 신비한 불총에 맞아죽은 붕새 잠꼬대가 귀찮다고 넋두리하고 코는 코대로 도롱뇽 불알을 우려서 얼군 냄새 고약하다고 역정이다.   바위회사 물렁커피숍에서는 가슴이 주먹 치느냐 주먹이 가슴 치느냐의 관계 문제 두고 논쟁이 10년째고 학술농사클럽에서는 인간의 야간 생산 과제 두고 목에 핏대 세우며 14년 간 갑론을박 중. 송충이 외딴섬 요정 낸 시간과 맞먹는다고 태양모 쓴 석사와 태양모 쓰지 않은 박사 대머리와 더벅머리 가로저으며 끌끌 혀를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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