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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상술을 바꿔야 운이 트인다
2018년 07월 24일 14시 27분  조회:1520  추천:0  작성자: 최장춘

옛날 어느 부부가 잣장사를 했다. 잣나무의 풍년주기가 7년에 한번씩인지라 부부는 기회를 놓치기 아까와 친척 친구들의 리자돈을 빌려쓰면서 잣을 대량 사들였다. 잣값이 보다 눅을 때 비축했다가 나중에 저자거리에 내놓을 타산이였다. 곁에서 미심쩍어 도리질했지만 부부의 판단이 적중하여 이듬해부터 잣이 흉년이 들고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나중에 큰 부자가 되였다고 한다. 재래식 ‘기화가거(奇货可居)’의 상술을 훌륭히 답습한 실례라겠다.

장사란 대체로 그렇다. 타인이 쉽게 흘러버린 것 또는 보아내지 못한 것을 주어서 껍질을 바르고 알맹이를 취해 크게 부풀리는 창조형 로동이다. 땅속 깊숙이 흐르는 수맥을 용케 짚어내는 달인같이 마음속에 숨겨둔 내역을 금전의 무게로 타진해볼 줄 아는 경상지수야말로 부자의 멋진 꿈에 금상첨화가 된다.

지난 2천년도 초반 부동산시장이 고요한 늪처럼 평온세를 유지했다. 누구도 오늘의 집값을 상상하지 못했을 때 인파가 도시에 대거 몰려드는 기회를 포착한 약삭바른 상인들이 일약 부동산 개발에 뛰여들었다. 결과 분양가격이 삼단 뛰기 하듯 련속부절 폭등하는 호황을 누려 짧은 십여년 사이에 엄청난 투자효익을 거뒀다.

큰 가마가 끓으니 작은 가마도 끓기 마련인지라 그 서슬에 연길시 부동산시장도 회오리바람이 몰아쳐 한때 야단법석했다. 한국에서 돈을 부친다, 공적금대출을 받는다 하면서 지어 한국행을 포기하고 집거래에 매달려 십여채씩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에라, 돈은 쉽게 벌어야지!’ 하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자 순대장사요, 떡장사요, 김치장사요 죄다 걷어치우고 부동산시장에 뛰여들어 집을 사놓고 언제 값이 오르나 기다리던 이들이 적잖았지만 돈벌기가 어디 땅 짚고 헤염치기일가. 뭐나 쉽게 생각하고 흥분하는 사람에게 와신상담의 쓴맛이 자주 차례지는 법이다. 흔히 자신의 머리 회전은 빠른 축인데 돈복이 없다고 한다. 하긴 상술이 수준급인들 코앞까지 치닿던 운세가 멈칫 돌아서는 불운은 재록신도 막무가내일 텐데 사람들 사이를 빙글빙글 돌아가는 동전을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먼저 움켜쥐는가에 따라 실패냐 성공이냐가 결정된다.

요즘처럼 발전템포가 빠르고 변화가 무쌍한 정보화시대에 근근히 기존의 낡은 경험이나 노하우를 큰 밑천인 줄 알고 누가 뭘 해서 돈 벌었다면 두눈이 데꾼하여 주먹을 불끈 쥐고 잇달아 뛰여다니는 수동적인 자세는 삼가함이 좋을 상 싶다. 더우기 온라인 쇼핑몰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국이나 연해도시에서 물품을 들여와 차익을 붙이던 짭짤한 맛도 인젠 유야무야하고 분양주택을 되넘겨 팔아 웃돈을 챙기던 재미도 흐지부지한 시점에서 노루 친 막대기 3년씩 우려먹는 재래식 상술이 막힌 물동량 거래를 열어제끼는 데 별반 도움이 없다. 너도 나도 인터넷 키보드를 한번 두드리면 세상의 구석구석을 일목료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편리성이 어느덧 생존공간을 문화, 기술, 그리고 상술을 하나의 축으로 통합시킨 경영모드가 등장했다.

연변장백솔잎연구유한회사 조경수 원장은 사평중의학원을 졸업하고 좋은 취직자리도 마다하고 십여년 동안 솔잎연구에 박차를 가해 네가지 국가발명특허를 가진 제품을 개발했다. 그중 솔잎장수베개가 인기 브랜드가 되여 방송프로가 나올 적마다 청취자들로부터 수많은 절찬을 받았다. 일상생활에서 떠날 수 없는 작은 베개에 인체건강을 돕는 기술함량을 높여 창의적 이미지를 극대화한 결과 이미 국내 어느 큰 기업이 눈독을 들여 중국대륙 뿐만 아닌 세계시장의 진출을 꿈꾼다고 한다.

그제 날 돈이 갖던 힘과 매력이 현대기술의 파워에 밀리워 고스란히 자리를 내줘야 하는 세상이다 보니 현재 우리 생활 곳곳에 기술을 떠난 사각지대란 없게 되였다. 가령 매대 아가씨의 엷은 미소에도 기술의 감동이 어려있을 때 상품에 얽힌 친절하고 상냥한 써비스가 일종 인간의 진선미를 안겨주는 기술이며 과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자아감각이 뛰여난 보바리즘에 묻혀 항상 우리는 선천적으로 례의 바른 민족이라 자화자찬하기보다 치렬한 시장경쟁 속에서 갈고 닦고를 거친 세련된 처세술을 상업모식에 투영시켜 상품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생산성이 더욱 중요하다.

장사는 상술을 바꾸는 게임이랄가. 오로지 리익 하나만 따지고 정책의 틈바구니나 변두리를 위태롭게 돌면서 낌새를 살피는 행각은 상술이 아니다. 소비자의 리익을 념두에 두고 시장기류에 맞춰 폭넓은 경영공간을 펴보이는 일솜씨가 바로 재운을 불러오는 으뜸 가는 상술이다. 마봉의 소설 〈삼년 앞보기〉 주인공처럼 무슨 일이든 남보다 한발 먼저 생각하고 일찍 움직이는 자세가 체질화될 때면 누구든 황금더미를 쌓아올린 기쁨을 만긱할 수 있을 것이다.

길림신문 2018.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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