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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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민족의 별들
2012년 06월 12일 21시 12분  조회:875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다시 떠오른 민족의 별들
 
                                                                    최균선
 
적성의 작가 김운룡의 장편소설《새벽의 메아리》는 망국의 비운이 삼천리 강산에 무겁게 드리운 민족수난의 년대, 조선의 자유독립을 찾기위해 중국에 건너와서 구국의 길을 모색하면서 중국혁명에 뛰여들어 신주대지에 청춘의 끓는 피를  휘뿌린 조선의 열혈남아들의 운명적인 넋의 박투를 그리고있다. 환언한다면 아득히 흘러간 세월의 저쪽에 묻혔던 우리 백의민족의 별들을 재다시 력사의 지평선우에  떠올려 찬연히 빛뿌리도록 거창한 작업을 진행한것이다.
열렬한 민족애를 지니고 충혼들을 기리는 작가 김운룡의 정성어린 붓끝에서 자칫 망각의 이끼속에 영영 스러질지도 모를 우리 민족의 선구자들의 형상이 재현된 그 한가지만으로도 여느 세태소설보다 사회적, 교육적의의가 크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19세기 10년대 치욕적인《한일합방》이후 망국노의 뼈저린 고통과 설음을 겪었고 3천리강산을 진감한 《3.1운동》의 만세소리속에서 항일구국의 의로운 뜻을 더욱 굳게 다지면서 분연히 구국항쟁에 떨쳐나서 선혈로 혁명의 초행길을 헤쳐온 우리 민족의 정화들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쓰고 있다싶이 력사의 뒤안길에 해묵은 랄엽처럼 깔리여있던 그 눈물겨운 사연들을 파내기 위해 많은 길을 걸었고 많은 산증인들을 만났다. 이는 력사제재를 담는 장편소설창작에 필수적으로 선행되여야 할 간거한 작업이 아닐수 없다.
장편소설의 제목《새벽의 메아리》가 암시하다싶이 지지리 어둡기만 하였던 암흑을 서서히 찢어버리고 바야흐로 밝아오는 력사의 서광속에서 조선의 새날을 그리며 몸부림치던 선구자들의 그 비장한 납함이야말로 백의겨레의 피맺힌 넋들의 메아리였다. 작가는 고도의 력사적안목으로 당시의 현실투쟁을 투시하면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예술적으로 해답하기에 남다른 소설구상을 펼치려했다.
소설에서는 시공간. 사회배경, 인물관계면에서 폭넓은 화폭이 펼쳐지고있는바 조선의 각지로부터 남북만주, 상해, 무한, 광주 등 광활한 중국대지를 활동무대로 하여 력사적거변인 광주봉기를 비롯한 력사풍운의 중심에서 살며 싸우는 사람들의 생사박투와 조선에서도 중국에서도 동일하게 압박받고 착취당하며 재난의 불구덩 이속에서 모대기는 근로대중의 비참한 운명과 삶의 양상을 시사함으로써 간악하고  흉포한 일제놈들의 천인공노할 죄악을 성토하고있다. 이것은 혁명투쟁의 필연성과 종국적인 승리를 이룩하는 사회적인 바탕으로 깔려있다.
피압박인민들의 해방과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떨쳐나선 20대 열혈청년들인 김림, 길철규, 생명도 사랑도 뒤로 밀어버리고 전투속에서 마지막 피한방울까지 다바쳐 싸우다가 장렬하게 죽어간 리영과 한설옥, 투사만이 할수 있는 비장한 최후를 마친 석수, 박영 등 모든 인민출신의 사람들의 피어린 투쟁장면들은 당시 혁명투쟁 의 가렬처절함을 생동하게 재현시키고있다.
이 소설에서 전개되는 초기혁명투쟁의 심각성은 이 작품으로 하여금 력사재료 에 접근하게 하면서도 한나라의 범위를 벗어나게 하였는바 이로써 작품의 사명도 무거워졌다. 이런 력사적제재의 소설은 잘못하면 력사사실의 딱딱한 라렬로 되기가 싶다. 바로 여기에서 작가의 창작기량이 어떤가 하는것이 가늠된다.
소설《새벽의 메아리》의 슈제트는 철저하게 사실주의적구성에 의거하면서도 혁명적랑만주의구성인소를 그 내핵으로 하고있다. 혁명가요의 반복적인 인입(선후 열번 이상임)과 시와 시랑송 등으로 서정성을 도모하고 있고 준엄한 류혈투쟁의 환경속에서도 숨쉬고 피를 끓이고 있는 청년남녀들에게 있을수 있고 또 있어야 하는 애정이야기, 만남과 헤여짐의 희노애락, 그리고 삽입적에피쇼트들, 가정적인 편지들…등에서 그것을 체현시키면서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기에 애썼다. 바로 김림이의《공산주의자들도 목석이 아니오. 감정이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요. 그러기에 그들도 고향을 생각하고 부모와 처자를 그리워하는 법이오. 자 그러니 어서 그 시를 한번 더 읊어보오.》라는 대화 등에서 그것을 실현하고있다.
소설의 슈제트진행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김림의 파란만장한 투쟁사, 금주와의 아기자기한 애정이야기, 남녀의 사랑을 초월한 옥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 등은 어디까지나 사실주의에 관통된 랑만주의색채들이다. 그러나 작가는 현실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문학의 인간학적특징을 살리면서도 엄연한 현실에 기초해야 한다는것을 잊지 않고있다. 이 장편소설에 반영된 사실주의적인 계급투쟁의 첨예성과 주인공들의 성격의 비상성은 심각한 사회계급 모순과 현실적인간들에 튼튼히 의거하여야 하기때문이다. 작가가 자기 주인공들을 직면케한 극적국면의 생동성, 그들이 성장한 인문환경과 생활경력 등에 의한 성격들의 현실성, 의존성, 그들이 당면한 전투환경과 그리고 소설들에 반영된 사실주의적디테일 등이 이것을 웅변적으로 잘 말해주고있다.
이 소설에서 주요특징의 하나인 성격들의 대조적묘사(김림의 부친과 한설옥의 부친과의 대결, 량진명과 김림, 량천수와 두보산의 대조)등은 생활적정당성을 실감 나게 보여주고있다. 량진명과 김림은 세기적인 기본모순을 뚜렷하게 해주며 부동한 계급의 대표자들로서 근로대중의 륜리와 반동계급의 개인주의적륜리간의 차이를 선명하게 하여준다. 이와같이 소설은 장편소설의 넓은 무대에 맞게끔 대립되는 개성적인 성격을 정면에서 대조시켜 그 특징을 형상하고있다.
작가는 혁명의 력사적진통시기를 묘사하고 민중이  빈궁과 억압속에 고통받고있는 사회적갈등을 시사함으로써 그로부터 분출한 혁명열화가 묘사된 사회소설이 되게 하였다. 작가는 당시 심각한 사회모순과 특정된 전투환경속에서의 울고웃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내여 격정시대 애국애족에 불타던 조선청년들이 중국혁명에 뛰여든것은 응당한 일이며 또한 그런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마침내 새 세계가 구축되였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있다. 이것은 이 소설의 사회적효용이다.
혁명투쟁의 옳바른 길은 긍정적주인공들의 형상에서 선명하게 표현되는바 소설의 중심적인 주인공인 김림의 형상은 자체내에 전통적이며 그 본질에 있어서 혁명적이고 전투적이다. 그리고 인민적요소들과 함께 전기적색채까지 띠고있는데 이런 형상창조에서 인간적인 친근감을 주고 영웅의 본색을 빛내주고있다.
작가는 소설의 기본슈제트를 김림의 성장사와 그의 신변을 중심으로 하여 벌어지는 제반사실을 통하여 구성하고 있는바 이 행정에서 김림에게서 일관하게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정신적특질은 그의 전투성, 용감성, 인간적인 선량성, 관대성과 포용력, 그 모든것의 종합이기도 한 각성한 당대조선애국자의 기질적특성들의 집약이다. 김림에게 있어서 민족의식은 떼여버릴수 없는 하나의 속성으로 되고있다.
김림은 많은 개인적특수성을 가지고 있으나 대중투쟁의 선도자이며 륜리적 및 정신적귀감으로서 조선인민의 보다 우수한 도덕적품성들을 체현한 인민출신의 인간으로 구성되고 형상화되였다. 하여 불바다, 칼산을 헤쳐나가야 하는 김림의 그 전투적운명은 20세기초 망국의 비운속에 자강정신과 반항의식이 결여되여 방황과 탐색에 모대기던 절대 대부분 조선청년들의 운명의 많은 면을 대변하고있다.
소설속의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화랑에서 이목을 끄는 형상은 김림의 안해인 금주와 한때 김림에게 열렬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한설옥이다. 금주는 곧 김림의 형상의 한부분으로서 (비록 형상창조에서 미흡한 점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당시 조선혁명가의 안해의 전형으로 볼수 있다. 그녀는 전통적인 조선녀성의 모든 우수한 품성들을 구비하고 있으면서도 당시 많은 보통녀인들이 상상할수조차 없는 문무가 겸비한 전투적이며 활약적인 녀투사의 전형이다.
물론 그녀도 처음엔 녀성적인 개인감정으로부터 김림이 하는 일에 공감하였고 위급한 관두에 당시 처녀로는 실로 당돌하다고 해야 할 방법으로 경찰놈들을 속여 넘기고 김림을 구한다. 그후 만리길도 마다하고 사랑하는 애인을 찾아 결합하는바 육체적결합에 만족하는것이 아니라 완전히 사상적심리적으로 일심동체가 되여진  그녀의 성격발전은 운명적이기도 하다.
한설옥은 작품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서있지는 않으나 력사의 세찬 소용돌이를 헤치고 나온 그의 경력도 특이하다. 그녀는 반동적인 자기 가정과 결렬하고 구국의 길에 오른다. 그녀는 한때 상아탑속의 향락을 꿈꾸던 소시민적인 녀자였다. 그러나 김림의 영향하에 과거 자기가 지니고 있었던 소극적인 인생관을 버리고 친일 매국 자인 아버지가 꾸리고 있는 치욕적인 안락궁을 뛰쳐나온다.
새로운 인생행로를 열어가는 그녀의 길은 힘겨운 길이였다. 초기엔 전통관념과 뿌리깊은 소시민적사상으로 하여 방황할수밖에 없었다. 특히 실련의 고통과 절망감 주어진 안일과 자포자기심리 등 복잡한 심리갈등을 겪다가 마침내 혁명의 전연에  녀투사로 나선다. 비록 광주봉기전투에서 사랑하는 남자 리영과 함께 최후순간까지  싸우다가 너무나 짧은 인생을 마쳤지만 결코 류성처럼 사라질 넋이 아니다. 그만큼 그녀의 형상은 인상적이였다.
그리고 록림호걸로부터 김림의 인도하에 혁명투사로 성장한 두보산의 형상과 양딸로 삼은 옥별이와의 극적인 만남과 구출, 부양 등에서 우리는 시화된 계급애와  인도주의정신의 위대함을 가슴뜨겁게 느끼게 된다. 소설문학에서 서사적묘사방식과 극적묘사방식의 요소들이 도입되면 긍정적인 역할을 놀게 된다. 역시 인민출신인 두보산은 강호의 협객으로서 단순하고 횡포하며 무단적인면이 있지만 의협심이 강하고 의리를 지키는 농민영웅으로 현연되고있다.
김규철의 안해의 형상도 인상적이다. 그녀도 역시 조선녀성의 모든 특성과 모든 안해들의 공통한 품성을 가지고 있는 외에 혁명가의 안해들만이 지닐수 있는 비범한 품성도 겸비하고있다. 산설고 물설은 만리이역에서 일편단심 남편을 찾으려 역경을 이겨내는 그녀의 눈물겨운 행각, 마침내 무의무탁한 어린딸을 두고 한많은 젊은목숨을 마쳐야 하는 그녀의 운명은 비극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제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인간이하의 생활을 해야 하는 당시 조선인민의 운명에 치를 떨게 되고 새삼스레 원쑤격멸의 의분에 가슴을 불태우게 된다.
소녀 옥별의 조우와 최후도 너무나 비극적이다. 문학에서 비극적인것, 인간을 파멸시키는 무자비한 투쟁, 개인적인 목적을 위한 투쟁에서 죽는 사람이 느끼는 비극적체험의 광경은 그 인간에 대한 동정심과 불공정성에 대한 격분을 일으키며 때로는 그에게 파멸을 가져오는 힘앞에서의 공포심과 또는 투쟁의 절망성에 대한 의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이 자기 힘에 넘치는 투쟁에 뛰여들어 개체의 행복이 아니라 인민의 행복을 위해 죽는 경우에는 문제가 다르다. 그는 인민과 그의 조국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는것을 알고있기때문에 인민의 승리를 위해 자각적으로, 헌신적으로 생명을 바친다. 주인공의 죽음은 이 경우에는 그의 정신적인 승리로서, 고상한 도덕의 승리로서 지각되며 그가 생명을 바쳐 고수한 사상의 불패성과 그 사상을 위한 그와 꼭 같은 헌신적인 투쟁의 필요성을 증명하여 줄수 있다. 그러나 옥별이는 그 모든것을 알수 없는 너무나 어린소녀였다…
작가는 반세기도 넘게 흘러간 때 강한 력사의식과 민족의식을 가지고 이 소설창작을 시도하여 많은 력사재를 열람하기도 하고 광주봉기에 참가했던 로일대혁명가들을 찾아다니며 재료를 수집하였으며 현지답사도 함으로써 소설내용에 력사의 진실성을 확보하였는데 그로써 감화력을 높이고있다.
소설의 광주봉기전야의 혁명투쟁과 인물들의 성장과정, 광주봉기의 영웅적내용 가렬처절한 혈전에 대한 묘사, 투사들이 품고있는 중국혁명에 대한 빠포스(격정)는 시종 작품에 격정이 굽이치게 하였다. 이는 이류의 소설에 제격이다. 광주봉기에서 조선공산주의자들의 형상이 사실주의와 랑만주의수법으로 구현된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작가는 김림의 형상에서 혁명투쟁의 간거성과 승리에 대한 드팀없는 신념, 고무사상만을 보여준것이 아니라 진정한 혁명가들의 영웅적개성은 인민과 긴밀히 련계되여 있다는것도 보여주었다. 김림은 모든 혁명투사들의 이름으로 말하며 인민 의 이름으로 투쟁에 궐기시키고있다.    
장편소설《새벽의 메아리》는 여러가지 괄목할만한 성과들을 거두고 있음에도 적지 않은 결함들을 극복하지 못하고있다. 우선 꼬집고 넘어가야 할것은 소설에 주인공들의 사상의식 내지는 리념문제상에서, 그리고 감정기조상에서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까놓고 말해서 당시 조선애국투사들이 중국에 들어와 항일구국투쟁을 벌린 출발점과 종지는 전문 중국혁명을 지원이 아니라 까놓고 말해서 빼앗긴 내 조국의 자유독립이였던것이다. 문제는 력사유물주의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물론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시점에서 중국혁명에 헌신했다고 볼수도 있겠고 또 중국혁명과 조선독립투쟁이 모순되는것은 아니여서 곡선구국의 길이였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력사가 증명하듯 당시 조선애국투사들은 우선 애국애족의 지사들이였고 다음 국제주의전사들이였다. 필자는 작자도 이점을  감안하고 있었다고 믿으면서도 소설이 집필되던 시기쯤해서는 어떤 리념문제에 우려할것도 없이 사실주의적으로   그들의 감정주선이였던 민족독립의식을 당당하게 시인하여야 했다는것이다. 김림이 전투동원을 할 때《…그러나 동지들은 쏘베트정권을 위하여, 혁명의 승리를 위하여,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모든 애로를 물리쳐야 하고…》라고 말하는데《조국》이란 하나의 모호개념으로 안겨온다. 《조국》이란 과연 누구를 대상한것일가?
김규철부녀지간의 한단락 대화도 그렇다.《엄마가 아버지를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쓴지 알아요?흐흑…그런데 아버지는 왜 인자야 왔어요. 흐흑…》울음섞인 하 소연은 김규철의 마음을 다시 아프게 옥죄였다. 김규철은 딸애의 이 하소연을 철없는 자식의 원망으로만 듣지 않았다. 이것은 수난속에서 허덕이고있는 조선민족의 비참한 운명과 갈라놓을수 없는 민족의 울분의 토로라고 느낀 김규철은 스스로 이를 사려물었다. 《옥별아, 아직까지 너는 모를게다. 너도 크면 알게 될것이다. 우리 중화민족은 지금 고통의 나락속에서 신음하고있다. 너의 아버지는 전체 중화민족을 고통속에서 건져주려고 목숨을 내걸고 싸워왔다. 옥별아, 이 아버지는 앞으로도 그렇게 싸워갈것이다.… 》
이것은 생사판에서 요행 살아온 딸과 하는 대화로는 너무 인정미가 없는 극단적인 설교로서 인정에 넘쳐야 할 한 아버지의 말이 아니라 순수 작가가 정치리념에서 고안해 낸 말이다. 그리고 동문서답격이기도 하다. 김철규가 언제부터 중화민족의 일원이 되였길래 (우리 중화민족)이라 자긍하는가? 이는 력사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망국노로 리향한 조선사람들이 중화민족의 일원으로 된것은 그후의 일이다. 당시로 말하면 중국에 들어온 조선사람들은 그냥 이주민족이였던것을 오늘 날 관점으로 말했으니 틀에 맞춘것이고 3돌출시대의 작중인물의 대화같이 되였다.   
소설에서 그 시대나 그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대화가 일상화, 추상화되지 않고 형상성을 보장하여 작품의 유기적구성부분으로 된다면 시대의 전면모와 본질을 조명하는 힘있는 형상방법이 된다. 따라서 시대를 폭넓게 보여줄수 있는것은 예술적분석력과 함께 그것을 성격발전과 생활의 흐름으로 보여줄수 있게끔 인간관계를 잘 조직하는것이다. 바로 잘된 대화가 인간관계에서 매채로 되고 또 뉴대로 된다. 대화는 우선 인물의 실재를 립증해주는 구실을 하면서 사건전개와 인물성격 형성의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대화는 특히 각인물의 성격을 특징지어 주어야 하며 적어도 사건전개와 성격형성에 유익한것이여야 대화로 작중인물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설명이 된다. 그리고 대화는 분위기, 대상에 따라 절주감이 있어야 한다.
우에서 언급했지만 김림이가 금주에게 시를 읊어달라고 하자 금주가《당신 마음을 알만해요. 오늘 휘영청 밝은 달밤에 고향이 그립단 말씀이지요. 그럼 읊어 보겠어요.》라고 말하는데 분위기에 맞는 정서도 없고 성격형성에도 유조하지 않는 비전형적인 대화이다. 소설에 이런 대화가 많은데 소설의 성질로 보아 대화의 두개 큰 기능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구사했더면 좋았겠다고 아쉽게 생각한다. 그리고 인물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속대사도 알맞게 꾸며야 한다. 소설에서 속대사가 람용될 경우 대화를 뒤집어놓은것 같고 지루한 감을 줄수 있기때문이다.  
시대와 혁명발전의 합법칙성이 형상적론리로 구현되자면 그것이 인간성격과 생활의 발현과정으로 되여야 바람직하다. 더 피력한다면 인물의 설정과 인물지간의 관계는 민족해방을 전제로 그에 바친 사랑과 생명 등 감정선으로 하나의 감정의 대하를 이루어야 민족성이 더 뚜렷이 체현되지 않을가싶다. 같은 묘사대상과 생활소재를 그려도 그 작가의 사상미학적준비정도에 따라서 각이한 수준에 이름은 아주 자명한 일이다.
작가는 거대한 력사사건을 통채로 뜨거운 가슴에 붙안고 폭으로가 아니라   깊이로, 론리로가 아니라 정서로 보여주려고 서사적묘사방식의 고유한  미학특성을 고수하면서 서정적묘사방식을 대폭 결합시켰다. 이 소설에서 보면 부차적선이 많고 사건선이 비교적 단순하기에 정서적으로 들어가기 어렵게 되였다. 그런데 폭넓게 론리적으로 개괄한다면 정서적침투가 어렵지만 단순한 사건선은 정서화할수 있는 여유가 있게 된다. 아마 그래서 작가는 사건진행과정과 력사의의보다 주인공들의 감정조직을 구성의 주선으로 하고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생활모습을 보여주려고 고심참담하게 경영했을것이다.
감정조직에 있어서 김림의 선을 마감까지 끌고나가면서 사랑과 혁명사업선,  김철규의 감정선, 한옥설의 감정선, 리영의 감정선, 석수의 감정선 등 부선이 한몫 담당하면서 주선에 복무하고 있다. 묘사대상도 주정화하면서 랑만적인 성격들을 창조하여(전투장에서 원지욱이 빗으로 머리를 빗는다거나 부상당한 석수가 죽음도 아랑곳없이 욕질하며 기관총을 휘두르는 장면. 그리고 리영이가 전투일기를 쓰는 장면 등). 감정이 뜨겁고 문장이 정서적색채를 띠고있으나 공감대를 이루는데 무언가 부족한 감을 준다.
소설에 반영되고 있는 사건은 더없이 준엄하고 절통하며 희생적이고 영웅적이며 비장하다. 그러나 우리 투사들은 절망과 애수에 잠겨있지 않고 저마다 조선청년 다운 기개를 떨치고 있지만 그에 수반되는 핍진한 언어구사가 요청된다. 소설의 제 재와 폭으로 보나 영웅적인 생활과 영웅들의 숭고한 사상감정으로 채색된 현대의 영웅서사시적화폭이 되기엔 구성이 안되고있다. 장편소설은 반영하는 폭이 넓은바 어느 하나의 사건이나 사실을 붙들고 고심하는것이 아니라 그 대상 전체를 취급하여 시대와 혁명이 제기하는 근본적문제와 복잡한 많은 문제들을 취급하여 당대 사회가 제기하는 근본적문제와 많은 복잡한 문제를 총괄하여 대상한다. 더 부언한다면 장편소설은 옹근 하나의 시대를 그려야 하며 시대를 낳아야 한다. 그러므로 장편소설가의 기량은 시대전체를 폭넓게 파악 하는데서 나타난다. 사실주의작가가 객관적자세로 생활의 진실을 엄격하게 묘사 할수록 형상이 더욱 강한 인상을 줄수 있다.
알다싶이 소설의 형상적특색은 사건조직과 감정조직을 잘하는데 있다. 소설은 력사사건을 줄거리로 한 경우에도 그 밑바탕에 정서가 굽이쳐야 한다. 광주봉기의 진행과정을 실생활로 수놓은것은 잘된 일인데 무엇보다 그것은 투사들의 사상,  정신생활의 력사로 묘사한데서 찾아볼수 있다.  부대적으로 말하거니와 중대한 력사제재를 다루는 소설에서 랑만주의적색채는 어디까지나 필요한바 적중하고 재치있게 운필되면 도식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짙게 풍기게 할수 있다. 그러나 반면에 준엄한 전투환경속에서 생사관두의 촉박한 기분을 희식시키거나 심지어 우습게 만들수도 있다.
소설에 김철규의 안해의 만장지서가 삽입되여 있는데 물론 그녀가 겪은 고생, 심리적인 고통과 만단회포는 한통의 긴 편지로 서술함직도 하다. 그러나 사랑하는 남편을 찾아 타향에서 천신만고를 겪는 그녀의 조우는 편지로 기술하기엔 너무나 벅찬일이다. 편지는 정서의 절절함과 진실성을 살리는데 유력하면서도 그녀가 겪은 인생고, 그 와중에서 시사되는 사회의 암흑상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기보다는 그녀의 혁명가의 안해로서의 형상의 비참성과 진실성에는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제1인칭 서술이 우점과 결함을 갖고있는것과 같은 도리라고나 할가?
소설의 전반구성에서 인물들의 성장과정과 활동들이 전면에 나타나지 못하고 일상의 서술이 많은 편폭을 차지함으로써 인물형상을 정면에 내세울 투쟁화폭들이 간접전달되고 있으며 특히 광주봉기의 아슬아슬하고 감명깊은 화폭이 독자들앞에 충분히 제공되지 못해서 아쉽다. 소설의 주인공들은 그 시대의 측근자들이 아니라 직접적참가자들이고 작자도 부감자(俯瞰)자로 기술한것이 아니라 주인공들과 함께  울고웃는 정서속에서, 개별적인 현상의 관찰자가 아니라 폭넓은 체험자로서 그리려 하였다. 그럼에도 소설에서 시대를 폭넓게 전개함에서 서사시적화폭을 창조하지 못하였으며 단순성과 현학성을 극복하지 못하고있다. 하여 보다 흥미롭고 견인력이 있게 만들지 못하였다.
작가는 다만 력사사실을 전달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대상의 구체성과 선명성을 유지하면서 인간적이고 정서적인 소설로 꾸미려고 로심초사한 그 창작세가 매우 보귀하다. 이점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것이다. 우리는 작품의 기초우에  놓여있는 작가의 력사적경험의 미달이 허구에 많이 의존함으로써 이런저런 미흡한면이 있다는것을 리해해야 한다.
장편소설《새벽의 메아리》는 력사소설로서 력사적사변과 특정된 시대의 인간상을 실감나게 묘사한것, 성격창조에서 개성을 살린것, 인간관계를 극적으로 엮어나간것 등 창작기교상 여러가지 특성을 잘 살리고있다. 비록 일정한 제한성은 있으나 중국국내전쟁 당시 우리 조선청년들의 영웅적형상을 력사문화의 지평선우에 별처럼 떠올린것으로 하여 인식적, 교육적 사회적의의를 가진다.
 
 
           
                           2004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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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 (잡문) 땅, 바다, 하늘 그리고… 2018-11-23 0 4654
816 (잡문) 웃기는 참회 2018-11-16 0 3603
815 (잡문) 시와 시인의 아리러니 2018-11-09 0 3527
814 숲속의 대변론 2018-11-09 0 3669
813 그저 미중부족만이 아닐세그려 2018-11-09 0 3551
812 (잡감) 우문현답 2018-10-05 0 3702
811 (잡문) 진리를 평범하게 말해보다 2018-10-05 0 4042
810 (칼럼) 문학사랑 인간사랑 2018-09-30 0 3854
809 (수필) 구름에 실어본 명상 2018-09-28 0 4200
808 (문화칼럼) 문학혼 2018-09-20 0 4125
807 (잡문) 작가의 량지 2018-09-20 0 4001
806 ( 잡문) 작가정신을 기리다 2018-09-20 0 4224
805 ( 칼럼) 왜 기어이 “북한”이고 “주민”이 되냐? 2018-09-20 0 3707
804 (잡감) 숙명인가? 비애로다 2018-09-14 0 3605
803 (잡문) 엉터리들을 엉터리로 론함 2018-09-03 0 4364
802 자기 부정이 기꺼운 일인가? 2018-08-24 0 4664
801 딱해진 우리네 문학 2018-08-18 0 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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