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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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련가
2013년 03월 01일 13시 47분  조회:820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소금련가
 
                                   진언ㅡ최 균 선
 
   노을빛이 창파를 건너는 바다가에 서면 죽음과 소멸을 견뎌내는 법을 배우는것만 같다. 실려오고 밀려가고 높뛰고 번지고 가라앉고 솟구치는 파도의 술렁임속에서 흰눈같이 하얗게 증발하는 소금물. 깊은 바다속 깊은 곳에서 그냥 돌고있다는 전설의 소금매돌이 갈아내는 소금을 련상해보게 된다.
    토밥도 밥이요 손톱눈도 눈이라는 말장난처럼 황금도 금이요 소금도 금이라고 말할수 있겠다. 옥출곤강(玉出昆岗)이요 금생려수 (金生丽水)라지만 인간의 생사존재에 이어지는 실용가치로는 소금이 황금보다 더귀중하다. 호마는 소금을 신성한 물질 이라 했고 플라톤은 신들이 소금을 특히 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소금이 황금보다 더 귀중하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고있다.
    어느 왕국에 세공주가 있었다.어느 날 왕은 세공주에게 자기가 무엇보다 더 소중한가 물었다. 맏공주는 아버지는 황금보다도 소중한 분이라했고 둘째공주는 아버지는 보석보다도 소중한 분이라고 하였다. 막내공주는 아버지는 소금보다도 더 소중한 분이시라고 여쭈었다. 왕은 화가나서 막내공주를 내쫓았다. 궁에서 쫓겨난 막내공주는 정처없이 걷다가 어느 오두막집에서 한 할머니와 만나게 되였다. 그 할머니는 공주에게 녀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성과 재간을 가르쳐주었다.
    어느 날 궁중에 소금이 다 떨어져 싱거운 음식을 먹을수밖에 없은 왕은 식욕이 떨어졌고 마침내 몸져눕게 되였다. 이 소식을 들은 막내공주는 할머니가 내주는 소금을 가지고 입궁했다. 왕은 다시 입맛을 찾고 병도 나았다. 더없이 기뻐난 왕은 막내공주에게 보좌를 물려주었다. 새 녀왕은 백성들을 위해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그렇게 없지 못할 소금은 사람들은 한낱 조미료로 수요될 때에만 찾는다. 우리가 먹는 유일한 돌인 소금이 처음부터 인류의 문명을 형성해 왔다. 서아프리카의 금생산지에서는 황금 한무더기를 내놓으면 소금상인들은 소금 한무더기를 내놓았고 량편은 계약이 성립될 때까지 각자의 무더기를 조절하군했는데 소금을 하얀금이라고도 하였다. 소금의 력사는 인류의 력사에 눈부신 페지들을 적어왔다.
    인간은 박절히 수요될때에만 잃어진것이 소중한것이였다는것을 절감하게 되고 소금은 바다를 떠난후에야 자기 가치를 알게 된다. 앤서니 드 멜로의《바다로 간 소금인형 (나는 지금 어디만큼 가고있는가)》라는 책에서 “소금인형은 자신을 알기 위한 존재로, “자신을 찾기 위한 존재”로 등장하는데 바다에 뛰여들어 자신의 몸이 녹는것을 보고서야 비로소《아!! 이제 나는 무엇인지 알게 되였다》고 말한다.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무모하게 뛰여든 존재라고 할수 있겠다. 또 다른 의미로 보면 무지의 존재로서 “바다”라고 하는 미지의 세계를 알고자하는 도전과 모험의 의미를 가질수도 있겠다.
    어느 시인은 소금은 바다물이 아픔이 굳어진 상처라고 읊는다. 인간의 식탁위 그 모든 료리그릇에 흰눈처럼 소금이 떨어져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기에 이 세상 모든 료리들이 제맛을 낸다는것은 눈물젖은 생명의 유모아가 아닐수 없다. 소금이 바다의 상처이고 아픔이며 눈물이라는 발견은 단순히 바다물의 순환을 시사하는것이 아니다. 바다물의 딸인 소금이 지상에 남는다. 소금만이 승천하지 못하는것이다. 바다물에게 소금은 상처, 아픔, 눈물이 아닐수 없다. 바다가 된 “소금인형”에서 인형만이 증발하여 순환과 변전을 거듭하고 소금만 남은것이다.
   조물주는 어찌하여 인간을 소금을 먹지 않으면 안되는 동물로 만들었는지 모르나 소금이 자신을 녹여버리는 희생을 함으로써 인간의 입을 즐겁게 해준다. 부뚜막에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는 속담처럼 인간의 수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소금은 인간의 삶의 마당에서 여러가지 재주를 부린다. 어떤 때는 울리기도 하고 웃게도 하고 치를 떨게도 하고……
   소금의 기본적인 특성은 그저 짠것이지만 이 짠맛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여 그 본질적사명을 다하고있다. 그런데 인간은 소금과 함께 살고 소금을 먹고 살면서도 소금의 귀중성을 감지하지 못하는 싱거운 사람들로 가득찼다 조물주는 인간더러 소금과 함께 살도록 명하셨다 그래서 성서를 통하여 “너희속에 소금을 두라” 고 명하셨단다
    인간의 생존경쟁과 생존투쟁이 치렬한 현실에서 요구되는것은 무엇보다 맛의 대결이다. 소금이 없으면 이 맛을 낼수  없다. 현대의 만연된 악행도 저마다 소금에 절어지지 못한데서 곧 썩기시작하는 현상인것이다. 인간의 마음속에 진정 소금이 있어서 부화되지 않도록 절어들고 저마다의 삶에 걸맞는 좋은 맛을 낸다면 이 사회는 화목하고 밝을것이며 조화의 분위기 아지랑이처럼 피여오를것이다
    노을이 흐르는 바다가에 서면 희생과 자멸을 견뎌내는 법을 터득할것같다. 특히 염전에 가둬지고 증발하고 갈아앉고 굳어지고 실려가는 소금의 탄생과정에서 하얗게 덮힌 흰눈같이, 아니, 깊은 바다의 령혼같이, 온갖 사랑이 밀려왔다 밀려간 소금같이 나는 누구엔가 필수적인 소금만치나 값을 낼수 있는지 반성해보지 않을수 없다.
    파도에 부딪쳐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바다물을 바라보면 생각이 생각을 부르고 깨달음이 깨달음을 마중한다.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라는 카드의 명언을 되새겨 본다. 누구나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살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할것이다. 육체적게으름이 만성자살이라면 생각의 게으름이야말로 처절한 자살행위이다. 생각없는 사람은 먹은 나이가 곧 생각인줄로 알것이다.
    선각자란 나이보다 앞질러 달리는 생각으로 세상을 탐사하는 사람이다. 파도는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 과연 자신의 형태에 만족할가? 방울방울 부서져도 온몸으로 바다의 깊이에 참여하며 다시 바다와 하나로 될 때 물방울이 바로 바다이고 바다가 바로 수많은 물방울들의 응집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왜지밭으로 간것일가…?                       
 
                                       2008년 7 월 22 일  (황도에서)
 
                                       2013년 2월 24일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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