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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에도 인간성이…
2013년 05월 28일 14시 15분  조회:8089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욕설에도 인간성이…
 
                                    최 균 선
 
    욕설도 언어의 구체운용기교와 능력이므로 인류의 일종 진보라고 간주되고있다. 욕할 매(骂)자는 보다싶이 말마(马)자위에 두개의 입구(口)자가 있지만 두개의 입으로 욕한다는 뜻이 아니다. 두개의 입구자는(xuān)이라고 읽었으며 말(马)의 소리, 소란스러움을 표현하였는데 후에 사람을 욕하는 뜻으로 전화시켜 사용하고있다.
    욕설도 일종 대화로서 변태적이고 저차원이나마 일종의 “언어예술”이다. 욕설의 원천은 분노에 있다. 얽혀도는 인생마당에서 서로 부대끼노라면 어찌 마음이 상하고 격분하지 않을때가 없으며 욕설이 터지지지 않을 때가 없으랴, 꼭 욕질해야 할때 욕을 못하면 심리혼란이 올수도 있으므로 욕하는것도 대역부도한 일은 아니다. 욕설도 언어예술일진대 저질적인 언행이 되지않으려면 “욕설미학”을 강구해야 한다.
    잔뜩이나 잘 조화되지 않는 사회에서 욕설이 란무하여 험악한 “대화”에 귀가 멍멍해진다면 세상이 너무 험하고 사람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세상을 향해 열려있던 마음들이 하나둘 닫히게 되여 마침내는 소통이 꽉막힌 세상이 되고만다. 이렇게 닫힌 세상은 련쇄반응적으로 험하고 모욕적인 악담들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그 말이 사람들 사이에서 더 많이 회자되면서 사회구성원의 심성은 더욱 팍팍해지고, 인간관계는 더욱 팽팽해지고 그런 관계들로 얽혀진 세상은 인정미가 고갈될것이다
   욕설이 터지더라도 부동한 심정에서, 부동한 목적에서 욕할때에는 형식과 내함이 부동하기마련이다. 사람이 감정이 극도로 격해지면 무슨 말인들 나오지 않으랴만 마디마디 독발린 말만 골라 욕하면 저질적이다. 흔히 “내입이 더러워질가봐서 그만 둔다”라고 단념하는데 제입이 먼저 더러워질가 악담을 삼가하는것이다. 
    욕하는 방식도 다종다양한바 그 사람의 문화소양과 성격과 당시의 정형에 따라 달라진다. 호매롭고 격앙하여 대포처럼 쿵쿵 울리는 욕이 있는가 하면 음산한 귀신바 람같이 소름끼치는 욕도 있고 여유롭게 내뱉는것 같지만 한바탕 설한풍이 불어치듯이 서리찬 욕질도 있으며 너무 격하여 폭풍취우같은 욕설도 있다.
    두손을 허리에 얹고 골목길이 떠나갈듯 조종삼대를 거들며 욕설질하는 막돼먹은 아낙네들의 욕은 욕이 아니라 발설로서 하다하다 나중엔 스스로 누구를 욕해대는지도 모르게 되면 결국 자기를 욕한 꼴불견이 되고만다. 보통 벼르고 벼르던 욕이 아니라 마음에 챙김이 없이 격노해서 터질때는 론리는커녕 어법을 따질새도 없다. 그래서 욕질에는 기교만이 아니라 문화자질도 수반되는것이다.
    로신선생이 욕설과 공갈은 전투가 아니라고 하였는데 개체들간에 욕질은 입으로 하는 싸움질이다. 일반적으로 도리에 꿀리는자가 먼저 욕설로 시비캐기를 대체하고 도리로 당해내지 못할 때 주먹을 내든다. 입싸움을 하든 주먹질하든 정당한 도리와 질타하게 된 근거가 있어야지 하늘이 낮다고 삿대질하고 손짓발짓해대며 마구잡이가 되면 자의가 아니게 자신의 인격에 똥칠하는 추태로 될수밖에 없다. 리해관계도 없이 무작정 욕질하고싶어 욕질하는자는 벌써 인성의 망나니이다.
    욕설질도 대략 두개 차원으로 나누어볼수 있는데 첫째는 무뢰배풍격의 욕질로서 귀가 멍멍해질만큼 소란스럽지만 주어가 없어 대방이 응수하려 하다가도 맞대꾸질할 가치마저 다 없어지는 욕이다. 게다가 온통 저속한 말을 내뱉아 듣는 사람의 귀만이 아니라 공기마저 오염시킬 정도이다. 다른 일종은 문인식욕설로서 욕설질해도 법도가 있기에 풍도를 잃지 않고 요란을 피우지 않지만 대방의 급소를 찌르는데 상대가 욕을 먹은후 분한중에도 심사숙고하게 한다. 비록 더러운 말마디를 섞지않지만 등곬이 써늘하게 만드는데 그야말로 “욕설예술”에서 달인이라 할것이다.
    욕설에는 세가지 경지가 있다. 첫경지는 다른 사람을 개자식(王八蛋)이라고 욕하여 스스로 쌍놈의 자식이 되는것이고 두번째경지는 쌍욕질해댄 결과 결국은 제입에 똥칠한격이 되는것이며 세번째경지는 천하에 가장 몹쓸 욕을 하고나서 소경이 하늘에 삿대질하듯 절로 몰취미해지는것이다. 이런 욕을 바보의 뇌까림이라 한다.
   시나 글로 욕하는것을 문필욕이라 할수 있는데 함축적이고 은밀하고 의미심장해야 격에 맞다. 비록 인터넷에서 키보드를 두드리며 몇줄씩 악플을 달면 문필행위라 칭할수는 없으되 아무튼 문자기호로 욕질하는것이니 그경우 문화냄새가 좀 나게해야 자기 감각도 “짱”이 될것이고 대방에게도 어느정도 지적인 자극이 될수 있다.
    무단적으로 하는 욕은 사람을 공갈하는 어투인데 받아들을만 말마디가 별로 없다. 련좌법을 배운듯 대방의 가문을 거들어 조상삼대를 욕하는사람은 기실 본인의 가문도 보잘것없다. 아니면 자신이 그런 욕을 삼가할것이다. 개니, 돼지니하고 동물에 빗대고 욕하는 자들도 많은데 자신은 모른채 눈감고 공연히 무고한 개돼지를 욕보인다.
     음담패설로 욕을 하거나 입에서 구정물이 나가는지 오줌물이 나가는지 분별없이 세상에 제일 치사한 말로 욕하거나, 대방의 신분을 들춰내며 욕하거나, “벼락맞을놈” 이라는 등 막말로 욕하거나, 대방의 신체적특징(약점)을 거들어가며 욕하는 등등은 다 언어폭력으로서 문화소양은 제쳐놓고라도 인간성이 제로임을 드러내고있다.
    욕은 주먹닥질의 전주곡일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욕을 해도 먼저 자기를 잘 알고 본분에 맞게 욕해야 하지 마구덤볐다가 되려 얻어터지는수도 있다. 자신은 별랗지도 않은데 욕의 내용만 고차원이면 명지하지 못한것이 아니라 제낯에 침뱉기다. 이처럼 욕설도 꽤 학문적으로서 아무나 본때나게 배우는 일이 아니다. 대방에게 충격적이고 극한의 악독한 말만 퍼부으면 소기의 목적에 도달하는것이 아니기때문이다.
    습관적으로 욕설질 잘하는 사람은 자신을 공연히 강하게 보이느라 허장성세하는 경우도 많고 입에 담지도 못할말로 인신공격함으로써 변태적으로나마 대방을 찍어누르고 싶어하는 렬등의식을 시사한다. 마구난 창구녕에 창호지를 게바르듯 입을 욕으로 도배질하면 그 심리상태는 심리자문을 받아야 할만큼 비틀어져있다는 표징이다.
    고금중외에 욕을 한번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욕질한다는것은 단면적으로 도덕관념의 문제로도 된다. 사람을 욕할 때 욕하는 사람은 대방의 욕먹을 짓을 알아야 하며 실제적이고 객관적이여야 한다. 누구를 욕하고 어째서 욕해야 하며 욕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명확해야 하므로 극히 도덕적인 문제로 나서게 되는것이다.
    욕설은 그 본인으로 말하면 비상한 감정이 역설적으로 분출되는 시적효과이고 정채로운 즉흥연설이지만 보통 부정적인것으로서 순화해야 할 심리현상으로 각인된다. 고차원의 욕설(비평)의 긍정적가치실현은 사회공공언론에 있다. 즉 “욕설”을 통해 세상의 사실적모습을 리해시킬수 있을 때 “리얼리즘”이 체현된다.  단순히 자신의 적대감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내뱉는 욕설은 서민적습성에서 인기되는 막돼먹은 언동에 그치고만다. 그래서 욕설에도 인간냄새가 풍겨야 한다고 말하는것이다.
    자국내의 이런저런 비리하고 비정한 사회현상들을 두고 상하좌우를 가릴것없이 욕설질로 도배한다면 정체적으로 불만정서의 로출방식이다. 지금 사람들이 어찌하여 잘 격노할가?고기한사발을 다먹고 젓가락을 놓자마자 제에미를 욕하는격이 많은것은 일종 시대적인 초조감의 발로서 집안내 욕설이기에 공감이 가는멋도 있다.
    그런데 타국인텃넷에 댓글들을 눈더듬이하노라면 국내일에 콩팔칠팔하는것은 리유가 있을세 이웃나라의 대소사에 감놔라 배놔라 하고 시비곡직도 모르면서 누운소 똥(卧牛出粪) 누듯 무차별 욕설질하는데 걔중에 자다가 남의 다리를 긁는듯 무모한 사람들도 있지만 거개 천리안의 지자들이고 결책가들인양 하던데 인간의 정서가 비틀어지면 저렇게 야질적바탕이 폭로되는듯싶어 동족으로서 절로 개탄이 나온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밥술이나 들게 되였다고 쩍하면 애매한 민초들까지 싸잡아 “거지니 뭐니”를 입버릇처럼 고아대던데 기실 남이 부러울정도로 잘사는 갑부들은 길에서 빌어먹는 거렁뱅이도 면전에서 “거렁뱅이”라는 욕을 삼가한다. 물질적으로만이 아니라 정신적으로“귀족적인”품격도 갖추었기때문이다. 빈궁했던 자가 조금 살만큼 되면 곧 없는 배를 내밀며 소인배적인 본성을 드러내는게 보통이다.
    력사적현실이 보여주다싶이 부하고 곤궁함은 가변적이다.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도 이를 시사하지 않던가? 현대에는 백만부자가 하루아침에 빈털털이가 되는 인생현장이고 로숙자가 로또에 당첨되여 갑작부자가 되는 기상천외의 기적도 비일비재인 현대사회인데 사람의 앞일을 어찌알고 그리도 기고만장인지?
    기실 만백성이 다 잘사는 천국은 아무데도 없다. 비탈길을 톺지않고 산정에 오르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내밥그릇 덜어주지 않은면서도 남의 밥솥걱정을 하는건 식은차를 놓고 하는 횡설수설에 지나지 않는다. 하긴 건망증이 심한 중국사람들속에도 불과 30여년전 배곯고 헐벗던 과거를 말짱 잊었는지 강건너 꾸짖기로 락후니 빈궁이니를 거론하며 발설하는 누리꾼들이 많던데 올챙이적 일을 잊은 개구리들을 보는듯싶다. 개구리는 미물이여서 그렇지만 사람이 과거없는 오늘이 없다는 상식도 모르니…
    입을 가졌다고 저저히 정의를 신장하는체, 시비깨나 하는체, 대담한체 하는 욕쟁이들치고《삼국연의》에 북을 치고 옷을 벗어부친채 면전에서 조조와 그 수하들에게 줄욕을 퍼부은 “광인”문사 예형처럼 모가지를 내놓고 질타할이 몇몇이나 있을가? 강건너 꾸짖기는 아무도 할수 있으며 죽은사자는 당나귀도 걷어찰수 있다. 칭찬도 욕도 상대가 듣지 않으면 그저 말한 사람이 혼자 시부렁거리는격이 된다. 예형같이 못할바엔 공연히 객기를 부리는 작태이고 무모함이다. 욕질에 침을 튕기더라도 자기를 좀 알고 누구를 욕하든 욕해야 말본전이나 찾을 일이다.
 
 
                                             2013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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