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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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각문학의 열점
2013년 09월 29일 04시 01분  조회:7910  추천:1  작성자: 최균선
                                                    랭각문학의 열점
   
                                                         최 균 선


    소시적에 넋을 빼앗겨서 백발이 성성하도록 문학을 한답시고 신들린것처럼 읽고 끄적거리며 쇠힘줄 하나로 오늘까지 왔건만도 이렇다 할 성과도없이 요모양요꼴로 황혼의 언덕에 올라서니 문학의 비애, 아니, 나의 문학의 비애에 허탈감만 남는다. 벌써전에 문학의 저조기요, 문학의 랭각시대요 하며 의론이 분분하던 선각자들을 흉내내여 자다가 봉창두드리며 뇌까리는것일가?
    눈들어 멀리 풍물을 내다보지는 못해도 지난날은 선연하다. 1980년대까지만도 이 땅에서 작가의 계관을 썼다면 특별석을 가진 사회존재로서 실리는 못챙겼지만 명예 만은 돈독했다. 온 사회가 작가를 숭경하고 흠모하는 눈길로 우러러 보았고 애들마 거개 작가의 꿈을 몽그리였다. 그리고 랑만적인 청년학생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문학도의 꿈을 달구어더랬다.
    그러나 문학의 렬차는 또 한굽이돌아 새 풍경선에 들어섰다. 문학은 문화생활의 결구에서 막무가내하게 변두리에 밀려났다. 돈이 란무하고 향락이 흐드러진 풍경속에서 문학은 경제적으로 쓰잘것없고 보잘것없는 존재, 구석에 훌쩍 버려지는 휴지같은 존재가 되였다. 물질만능, 리기의 소용돌이속에서 얻은자와 잃은자의 희비가 엇갈릴 때 선망되는 단어들중에서《작가》라는 개념은 사용빈도나 무게로 보아 심상하게 념겨버릴것이 아니였는데 영광은 이미 무지개발같이 사라졌다.
    몇해전, 중국문단에서는 또 한차례 떠들썩하였다. 말하자면 중국문학은“전대미문의 고도”라는가 “전례없는 저곡”이라는 쟁론으로 들끓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중국문학도 저곡에 들어선것은 사실이다. 시대발전의 필연적결과라고 생각하면 자위가 될런지는 몰라도 저곡에 들어섰던 문학이 마침내 랭각지대에 들어섰다. 숙명인가? 사명을 다했는가? 시대의 물결따라 떠오르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했어도 명칭만은 당당했는데 시대의 실락자로 되다니? 이런 현상을 시대관념의 변화라고, 돈으로 영웅을 론하는 사회의 결과라고 해야 하는가?
    내재적원인을 찾는다면 문학의 자유적창작정신과 리상의식은 쇠퇴하였고 따라서 평론가의 비평의식과 비평영향도 쇠락하였다. 한것은 상업화가 문학화원에 전면 침투함으로써 오직 돈만이 문학창작마당에 주류가 되였기때문이다. “인민페를 위하여 복무 (为人民币服务)”는 중국작가들의 공개적인“창작비밀”로 되였다. 문학창작의 흥성에도 거품현상이 일고있다. 문학창작내용의 저속화, 비속화는 문학의 저곡상태에서의 가장 돌출한 표현이다. 작가군체가 세계에서 제일 방대한것으로는 미봉되지 않는다.
    이런 문학의 저조현상은 문학의“테두리”밖에 사람들이 너무나 똑똑하게, 그리고 랭정하게 보고있다. 우리는 모종 면에서 아직도 작가의 고유한 꿈속에서 자족하고있는지도 모른다. 문학의 접수와 공명의 거도에 감동의 물결은 흐르고있는가? 문학비 평의“정수기”는 고르롭게 잘 돌아가고있는가? 조선족작가들은 물론 여타민족작가들속에서 민초들의 저층생활을 파헤치는 열정을 지닌 작가들이 얼마인가?
    우선적으로 사작기교와 서사방법에만 몰입하다보니 작품속에 흙냄새, 땀냄새와 저층의 정한과 개탄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 문화시야의 국한성이 문제인가? 아니면 현실생활속에 어두운면과 추악한 현상에 대한 투시에 흥미를 잃었는가? 작가는 물론, 독자들도“비판적사실주의경향”은 한물 지난 창작수법으로 인지되는지 모르나 심미취미가 마냥 감각적으로 간질간질하고 몽롱한 정경에 심취되고있는듯싶다.
    아무튼 문학의 비애의 시대이다. 문제는 문학의 랭각시대를 불러온것이 작가인가? 독자인가? 문학이 시대에 의해 령락되였는가 문학이 시대를 령락시켰는가? 독자가 작가를 버렸는가? 작가가 독자를 도외시하였는가? 하는것이다. 그 모두일수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사회와 대화한다. 그런데 문학은 단지 소일거리로서만 남았다.
    파금선생이 일찍《작가는 일종 자격도 아니고 지위도 아니며 관직도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그러나 지금은 문인들의 사정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작가협회회원증은 문단출입의 자격증이고 리사님쯤 되면 곧 한자리 한것이 되며 주석이나 부주석님에 위임되면 일종의 관직이다. 근원적으로 작가협회란 군중단체이지만 권력과 리득과 명성을 다투는 곳으로 보이고…이것은 자타의 실사구시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작가의 몸값이 내려간 다른 중요한 인소는 무엇인가? 예전엔 멀리서도 높디높던“성전”의 작가협회 문턱이 너무 낮아지면서 출입자격 기준이 느슨해지다가 심지어 인맥이 있으면 그럭저럭 회원님이 되기도 하기에 작가군체의 자질이 하강했다는 여론이 분분하다. 그리고 그런 사회의론들에 도리가 전혀 없는것이 아니다. 출판도 그렇다. 책한권을 내려면 몇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책을 내고싶은 사람들에겐 호시절이나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면 문학의 비애이고 작가의 비애가 아닐수 없다. 특히 자랄줄 모르는 눈섭같은 우리의 원고료도 한가지 병페이다.
     전국적으로《잡탕문학》,《눅거리문학》이 소비시장에 범람하게 된것도 문학의 령락을 불러왔다고 할수 있다. 문학의 령락은 작가의 령락이다. 누구의 비애인가? 순문학의 비애인가? 소일문학의 비애인가? 이는 문학의 비애이자 비애의 문학이라는 해답을 담고있다. 진정한 문학은 무슨약을 잘못먹었는가? 한시대를 풍미하던 문학은 지금 어느구석에서 기죽어 숨이 한줌만해 서있는가?
    진정한 문학의 내부퇴직이 비애의 문학을 불러온 또 다른 원인의 하나라면 갑작스레 대두한 인터넷문학의 충격파이다. 편집의 심사도 까다로운 층층의 그믈도 없고 독자만 있다면 만사대길이다. 그야말로 자유분방하게 종횡무진할수 있는 원야로서 조회수가 많으면 집필자에게는 만족이다. 그러나 실제상 인터넷의 독자들을 맹목적으로 신뢰할수는 없다. 간이음식점에서 대강 끼니를 외때우듯이, 혹은 말타고 꽃구경하듯 하는 독자들도 많다. 그리고 인터넷문학인들은 날이갈수록 자기도취에 빠질수 도 있는바 이것이 인터넷문학의 제약성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문학의 시비거리는《평론》이다. 리플이라는 형식의 평론은 그 무슨 기준이나 리론적의거도 필요하지 않으며 즉흥적이고 감성적이고 인상의 호불호에 따르기에 심기가 불편하거나 편견의 안경을 쓸때면 혹평이 아닌 악평마저 꺼리지 않는다. 컴퓨터를 마주할 때 감각이 불러오는 물음은《인터넷이여, 너는 도대체 문학에 무엇을 가져다줄수 있는거냐?》이다. 물론 일가견은 아니다. 요란하게 말할것없이 오늘날 작가의 분투목표는 빵이 아니라 자아실현이다. 그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작가는 인류의 희노애락에 강장제를 제공하고 생활에 조미료를 가공해줄뿐 누구의 인생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작가들은 소리높이 뇌까린다.《독자들이여, 나를 따라오라. 내가 당신들에게 정신적인 빵을 주겠노라!》하다면 유혹의 책임은 전적으로 작가 자신에게 있다고해야 할것이다. 오동이 무성하면 봉황이 절로 날아든다고 작가의 정신의 열매가 감칠맛이 없고서야 만끽할 독자들이 어디있겠는가?
    이 시점에서 문학의 랭각시대, 작가의 실락의 근원은 작가와 작품에 맺혀있다고, 문학의 비애와 비애의 문학은 변해버린 독자들보다 결과적으로는 작가들의 몫이라고 말한다면 괴담인가? 공자가 시를 읽음으로써 바른마음이 일어나고 례의를 지킴으 로써 몸을 세우며 음악을 들음으로써 인격을 완성하게 된다고 했다.“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고 했지만 평양감사도 제하고싶어야 한다던가? 힘으로 못시키는것이 공부라고 억지로 내리먹일수 없는것이 문학소비이다.   식은 문학을 훌훌 불며 마실 사람은 이제 더는 없다. 사람이 떠나기전에 차가 식은것인가?

                                                      2012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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