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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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잃고있는 이들에게
2014년 05월 04일 12시 18분  조회:5181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자기를 잃고있는 이들에게                                
 
                                                    최 균 선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하이데크의 명구를 빌어서 달리 표현한다면 민족어는 민족의 존재의 집이라 할수 있다. 그런데 민족어의 존재가 그 민족의 존재를 결정한다는 상식적문제를 두고 급공근리적인 가치취향에서 자기 민족의 얼이요 상징인 그 언어를 버리고 타민족화함으로써 출세해야 한다고 고아대는 사람들이 있다.
    명실상부한 민족성의 고양이란 민족성의 완성을 위한 과정이며 이런 노력은 민족이 사멸되는 그날까지 계속되여야 할것이다. 한 민족의 조화로운 발전의 조성이란 곧 민족성안에 내재하고있는 여러 자질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일이지 민족성의 핵인 언어마저 버리고 대민족에 동화되자고 서두르는 썩은 사대주의가 아니다.
    민족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서는 민족어를 잘 배워야 한다. 한어의 망망대해속에서 자맥질하려면 한어도 잘 배워야 한다. 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식을 습득하는것을 음식을 먹는 일에 비유할수 있다. 조밥을 먹을수 있는 사람이면 보리밥도 먹을수 있다. 조밥과 보리밥을 함께 먹어서 죽는 일은 근본없다. 이밥을 먹기 위해 자기가  먹고 자란 조밥사발을 차던지는것은 우직한 놈만이 할수 있는 망동이다.
    자기 민족어도 잘배우고 한어도 잘배울수 있는가? 묻는것 자체가 어리석다. 조선족은 원래 총명하고 구지욕이 강한 민족으로서 조선어에 한어만이 아니라 영어. 일어, 프랑스어, 등 각국어도 배워낼수 있다. 영어가 세계공동어라고 한어를 버리고 영어만 배워야 한다고 너스레를 떠는 사람은 한족들중에는 한사람도 없을줄 안다. 그런데 왜 우리 민족들가운데, 그것도 사회정영이라는 사람들속에서 기어이 조개떡 하나만 가지고 서울길 재촉하자고 고아대는지 정말 알고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면 사람인가, 사람이여야 사람이지,》라는 말이 있다. 그저 조선족이라면 조선족인가? 조선족다워야 조선족이지, 아니그런가? 민족인은 민족교육을 통해서만 민족인이 되는것이며 따라서 민족어교육이란 현실적존재를 민족적 당위성을 현실화하는 기능이라고 말할수 있다. 이 시점에서 민족교육이란 민족적 인간의 내재적민족성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민족인재로 되게 계몽하고 인도하는 근본도경인것이다.
    그가 누구이든, 그리고 무엇이 되여지려 하든지 자기의 민족성과 계승성을 가슴에 새기고 이를 신장시키고 민족성 즉 주체성을 지니고 자기의 책임과 구실을 착실히 하여야 그 성취도 민족군체를 위해 빛나는것이다. 그러자면 확고하고도 타당하게 타민족언어문화를 배우고 민족성을 기반으로 한 출세관을 가져야 자률적으로 인재의 길, 출세의 길을 온건하게 걸어나갈수 있다. 말하자면 민족어교육은 출발점은 물론 마지막 단계도 민족성교육이다. 이것을 포기하려 한다면 자기를 포기하는것과 같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에 묻고 나서 나는 어느 민족인가 물어보라, 민족교육은 그 개인으로의 인간의 조화적발전과 인격력량의 완성을 위한 조성작용에 그치지 않고 자기가 속한 수천년 민족발전사를 통해 축적되여 온 유익한 경험, 그중에서도 특히 민족적문화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계승, 유지시키고 나아가서 그들의 내면적각성을 통해 확충, 발전시키고자 하는 작용이기도 한것이다.
    우리 중국조선민족은 지금 준엄한 력사적도전에 직면하고있다. 이에 어떻게 응전할것인가? 그것은 민족교육을 통해서이다. 그만큼 민족어교육을 배제한 민족교육을 론하는것은 참으로 우스운 사유일수밖에 없다. 우리의 민족교육의 성격을 변화시키는것이 민족성을 고수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것은 눈감고 야웅!하는 짓거리이다. 민족의 정신적, 경제적, 자주, 독립의 기반의 조성위에 서야할것은 두말이면 잔소리이다.
    우리 중국조선족은 지리학적, 인문환경적 삼각지대에서 생활하는 특정된 민족의 시점에서 현실을 투시해야 하며 분단민족의 탈리념적 대화위에서 미래를 설계해야 할것이다. 민족이란 기본사회이다. 그것이 기본사회라 함은 다른 사회에서 파생되는 사회가 아니고 타민족사회를 그 안에서 파생시키는 터전이 되는 사회라는 뜻이다. 환언한다면 혈연적사회, 지역적사회, 문화사회, 국가사회, 인류사회의 터전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민족이란 숙명적으로 결성되여있는 인종만도 아니며 후천적체계적으로 조정되는 국민만도 아니고 선천적인 소여의 뉴대를 바탕으로 한 후천적노력에 의해서 형성된 군체이다. 민족은 주어진 불변의 실체가 아니고 성장, 발전하는 생명체라고 할진대 따라서 격변기시대 민족교육의 과제의 다변성이 필연적이라는것을 아무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소털은 소가죽우에서만 난다. 말잔등에서 소털이 나올수 있단말인가?
    이제 지루한 전제우에서 요즘 거론되고있는 “대학입시 어종선택”문제의 불가함을 상식적으로 서술하려 한다. 가령(성사될리 없겠지만도) 조선족학생들의 대학입시를 한어로 한다는 제도가 나온다하자. 그러지 않아도 입시교육이 위주인 현시점에서, 한어화경향이 백열화하는 현실에서 고중단계는 문리과를 불문하고 백프로 한어로 교수해야 할것이다. 시험에 쓸모없는 조선어가 설자리가 어데 있으며 시간을 많든 적든 배당할 리유가 무엇인가?
    교육은 피라미드식이 아니라 사다리식이다. 고중입학은 둘째치고 고중단계의 대학입시준비에 적응하려면 초중에서도 한어로 강의해야 할것이 불보듯 뻔하다. 그저 한어문교수만 개혁하고 정진해서만 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소학교라고 뒤지겠는가? 노래에 있듯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것은 당연하다.
    결론도 자명하다. 조선족학교에 민족어교육이 필요없고 민족어교육이 필요없는 교육진지에 조선족교원도 무용지물이다. 조선족교원들이 할일이 무엇인가? 문제는 이렇게 류추될수밖에 없다. 이는 억지추론이 아니다. 대학입시를 한어로 치른다면 련쇄적으로 따르게 되는 상식적인 흐름일뿐이다. 그렇게 흐르고 흘러가다가 닿는곳은 민족동화의 꽃언덕이다. 거기서 저마다《영재》로 되여 조선민족의 번영창성을 두고《万岁》를 곤백번 웨친들 그게 잠꼬대가 아닐가?  
    대학입시에 한어로 쳐야 한다는 주장에 립지를 마련하려고 이런저런 론거를 들고 있지만 나무를 보고 수풀을 그리지 말아야 한다. 례컨대 무슨 책을 번역하는데 수준 미달이여서 한족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는 등, 물론 사실이겠지만도 그 번역자가 곧 모든 조선족번역일군들의 수준미달을 표징한다고 말하면 어불성설이다. 만약 그 론리가 기어코 성립된다면 한어수준이 미달이 아니라고 자긍하느 이들도 다리를 만지고 곧 코끼라라고 장담한 소경의 경우에서 자유롭지 못할것이다.
    왜 인재의 기준을, 사회적응력의 표준을 한어장악으로만 잡아야 하는가? 지금은 한창 세계화가 고창되고있고 영어가 세계통용어인데 대학교육을 받은 모든 한족학생 들은 다 영어수준급인가? 어느 민족교육마당에든 상중하가 있고 어떤 어종의 학습에서든 수준미달이 없을수 없다. 한족들이 영어수준이 미달이라고 통탄하며 모국어를 팽개치고 영어교육에《몰입》해야 한다고 대성질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만나보고 포옹하고 싶다. 그러데 왜? 우리만 호들갑을 떠는가?
    시발점은 민족교육의 진흥을 위하여, 더많은 영재배출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그게 아니다. 번쩍거리는것이라 해서 다 금인것은 아니며 명문대학을 나왔다해서 다 영재인것이 아니라는것을 현실이 증명하지 않는가? 우리 조선민족대학졸업생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족, 그리고 전 세계 어느 민족에게나 존재하는 문제인것이다. 그렇다고 자기 민족성을 버리고 타민족에 완전히 흡수되고 싶다고 안달하는 민족은 이 지구촌에 하나도 없다고 단정하고싶다.
    우리가《이건 아니라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조바심치며 막아보자해도 대세가 이미 한어화에로 용왕매진하고 있는 실정인데 한술 더 떠서 아예 민족교육의 특혜마저 차던지고 무수히 많은 한족학생들과 한어입시로 경쟁하라고 내몬다면 게잃고 구럭잃고 자기마저 잃는 꼴이 되지 않으면 기적일것이다.
   시대적안목에서 오늘을 가늠해야 한다. 지금 학생들의 한어수준은 과거와 비길수 없다. 유치원생도 웬간히 야무지면 한어를 곧잘 번지고있다. 물가에서 놀면서 신이 젖지 않은 애가 있다면 가만히 앉아있은 아이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한어의 망망대해에서 한어를 잘 배우지 못한 학생은 백치가 아니라면 게으름뱅이다. 그런 학생은 젖꼭지를 물리면서 한어교육을 한다해도 그밥에 그 나물이다.
    우리의 졸업생들이 모두 명패대학생이 될수는 없으며 모두가 한어화한 사회정영이 될수 없다. 연목감이 따로 있고 기둥감이 따로 있다. 연목감은 아무리 해도 기둥이 될수 없다. 그렇다고 기둥감을 연목으로 쓸수도 없다.
    연목이 따로, 대들보가 따로, 기둥감이 따로 제 구실을 하기에 구중궁궐도 일어선것이 아니랴? 어데이든 빼여난자가 있고 처지는 자가 있다. 백메터경기에 모두 일등을 하지 못한다고 백메터경기항목을 취소할수 있단말인가? 한어교육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문제를 극단으로 보지 말자. 국내 각대학들에서 한국어과를 설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것이 비록 한시기 반짝할수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로서는 한국어 (조선어)무용론을 뇌까리는 사람들을 뺨치고있지 않는가? 이렇게 나가면 민족동화는 시간문제이다. 그 시간문제가 그리도 안타까워 특허로 준 민족교육의 자주성마저 내던지자고 고견을 내놓는단 말인가?!!!
 
                                2008년 7 월 2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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