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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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읽기쉽게 써야 하는데...
2014년 05월 04일 12시 30분  조회:504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글은 알기 쉽게 써야 하는데…
                          
                                                                            최 균 선
 
    글을 짓는다는것은 일종 생명운동이요 자아가치를 실현하는 한가지 방식이기도 하다. 하다면 글은 남들이 알아보기 쉽게 써야 할가 아니면 특정된 독자들만을 념두에 두고 심오하게만 써야 하나? 제기법 자체가 퍼그나 무료하고 우스운 작동이지만 이런 상식적인 문제를 다시 자문하게 되는것은 나의 글이 괴까다롭다는 말을 종종 듣고 있기때문이다. 이는 나에게 지극히 유익한 일침이 아닐수 없다.
    글을 짓는 사람들은 거개 자각하겠지만 남들이 읽어서 유익하고 감동을 받을수 있을것이라는 자신이 설때 글쓰는 자아감각이 좋은법이다. 혼자 읽으려고 쓰는 글은 상관할바 아니지만 남에게 보이고싶어 쓰는 글이라면 일반독자들도 좋아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것을 알면서도 통속적인 글이 못되는것은 무엇때문인가?
    일컬어 숭고한 작업이라는 문학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데까지 이르지 못하더라도 일부 특수계층만을 위한 문학이 되여서도 안된다는것은 확실하다. 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음편하게 즐길수 있는 삶의 문학이 되야야 한다는것도 글을 짓는 이들로서는 모두 공인하리라고 본다. 글은 특수한 기술이 되여서도 안된다. 그리되면 문학이 뿌리내릴 옥토를 대채전을 만듭답시고 생땅을 드러내던 그때처럼 잡풀마저 자라기 저어하는 박토가 되고 글에 생명력을 기대하기를 스스로 내버리는것이 된다.
    모든 삶의 글이 다 문학이 될수 없고 될 필요도 없지만 문학이란 이름으로 씌여진 모든 글이 결코 문학아닌 실용적인 글보다 가치있다는 법은 없다. 오늘날 문학이 저곡에 들어서게 된 많은 원인중의 하나가 대중적이 못되고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의 삶을 걱정하는 문학으로 중흥을 도모하는것을 누가 아니라고 할가, 농민들도 막벌이노동자도 안방할머니들… 누구나 쉽게 다가올수 있는 글을 지향하지만 나 로서는 그게 잘 안되고 작심하고 까다롭게 쓰는것은 아닌데 동기와 결과가 틀린다.
    모든 사람이 쓰고 싶어하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써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있는 내용과 주제의 글을 써내야 독자들의 가슴에 얼른 닿을것은 자명하다. 독자가 살아야문학이 살아난다. 문장은 쉽게 읽혀져야 한다. 그러자면 부질없이 꾸며서 복잡하게 쓰는것은 바람직한 문풍이 아니고 진정한 문인의 자세가 아니다. 문장이 노상 현학적이여서 유식을 람발하는 사람으로 인지되면 만성자살이라는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특히 수필은 고아대는 글이기보다는 정감을 은밀하게 드러내는 글이다. 수필은 희로애락을 웨쳐대기보다는 글밑바닥에 깔고 시사하는 글이라 하는것이 합리적일것이다. 그래서 보기쉽고 알기쉬우며 읽기쉽게 써야 한다는 론제가 세워지는것이다.시작부터 빙빙 에돌며 어정거리면 열독흥취를 잃게 할것은 자명하다. 사람을 놀래우려고 유식함을 뽐내려는 작자야 흔하랴만 아무튼 신비스럽게 꾸며서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짐작할수 없게 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하고싶은 말을 쓴면 글을 쓰게 된 계기, 동기를 묘술하더라도 알쏭달쏭하게 하지 말고  허심탄회해야 매력을 가질것이다.
    왜 내글을 읽기쉽지 않다고 느낄가? 글은 심장으로 쓰는것이기에 때로 긴가민가 하는 단어의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전을 뒤져보기도 하지만 보다 화려한 어구를 구사하기 위해 성구사전이랑 외래어사전이랑 펼쳐놓고 단어선택을 하지 않는 다. 존재의 집에서 절로 튕겨나오는 단어를 잡아서 한줄에 꿰는것도 힘든 작업이다. 그러지 않아도 글을  쓰노라면 어려울때가 많은데 스스로도 재미가 없다면 멋을 부릴 계제도 못된다… 갈수록 언어의 빈곤증을 느끼는데 문자유희를 할 기분이 날것인가
    물론 미사려구로 짜여진 화려한 글을 즐기는 독자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작자로 말하면 글을 언제나 그렇게 꾸며낸다면 그것은 몰취미이다. 대관절 문학이 될수 있는 글이 따로 있는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편지나 일기, 설명문이나 보고문과는 별개로 꼭 심오하고 현혹스러운 아름다운 문장이여야 문학인것은 아니다.
    연극작가는 늘 무대를 념두에 두고 극본을 쓴다고 하는데 여타의 글을 쓸때도 대상을 의식하고 정확하게 알리는것이 목적이다. 어떤 글이든 독자를 등뒤에 세워놓고 쓴다고 생각하면 자세가 달라진다. 말을 다듬는 까닭은 론리를 좀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인데 나름대로 말을 조합해내고 분식하고 기괴하게 늘여놓으면 그 마음과 론리는 무성한 가지에 감추어진 줄기가 되기에 그러기를 원하는 작자는 없을것이다.
    속심의 말을 토로하는것이 글일진대 그 속심이 꾸밈속에 묻혀버린다면 자타에게 애석한 일이며 글짓기는 무효로동이다. 싸르트르는 "작가는 펜대가 보여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문장 저쪽에 있는 사물을 보아야 한다는 말일것이다. 이 말은 과히 창작의 길에 라침판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주지하다싶이 사물을 보는 그대로 나타내도록 해야지 번다한 묘술때문에 주제가 흐지부지해지면 그보다 더 큰 실책이 없다. 독자가 글을 읽을때 글이 보여주려하는 사상을 곧 인지하고 가슴에 와닿음을 느끼게 하는것이 작자의 기술이다. 주제는 숨박꼭질하고 기괴한 단어조합의 퇴적이 되거나 유식이 란무한다면 진실을 지향하는 독자들이 외면하는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 말 어휘군에서 죽어버린 한자어 단어들을 끄집어내여 신대륙이나 발견한듯이 람용한다면 부질없는 짓이 아닐수 없다. 여기까지 쓰고보니 결국 자신에 대한 해부도 투철하지 못한것을 느끼게 된다. 아닌게 아니라 될수록 순수한 우리 말을 골라써야 하겠다고 자신을 단속하면서도 습관처럼 한자어말이 내달아오고 미진해서 괄호안에 한자를 대입해 넣느라 수고스러울때 많다.
    체호브가 가장 아름다운것은 가장 단순한것이라고 했던가? 속도를 추구하고 편리할대로 살려는 현대인들인데 그 괴까다로운 한자어단어들을 전매품인듯이 라렬한다면  어느 해가에 사전을 찾아들고 읽는단말인가? 글짓는이의 자아감각은 좋을지 모르되 독자는 인지능력에 앞서 번거롭고 짜증나 할것이다.
    물론 내용의 부동함에 따라 일매지게 통속적일수는 없다. 하지만 글을 어렵게 쓴다는것은 어려운 단어에 있다기보다 이상하게 배배 꼬아서 엮는데 있다. 필력이란 알기 어려운 문장에서 체현되는것이 아니다. “팔고문”같은 글을 풍격이라고 “내 글을 읽을수 있는 수준급의 독자들이 따로 있다고 ”고 호통쳐도 메아리는 없을것이다.
    책은 보라고 찍어낸다면 글은 알아보라고 쓴것이 아닐가? 글은 자신의 체험을 진솔하게 절실하게 털어놓고 독자군의 공명을 기대하는것일진대 자기표현의 기준을 내세우고 우선적으로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많을것이다. 헤밍웨이의 작품들에 또 다른 우수성은 사전을 들춰봐야 알만한 단어를 쓰지 않는다는것이다. 대가들도 추구하는 그런 창작자세를 누가 마다할수 있으랴,
                            
                                                 2009년 1월 30 일 2014년 5월 20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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