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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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냐 팥이냐해도
2014년 05월 04일 12시 35분  조회:7153  추천:1  작성자: 최균선
                                                       콩이냐 팥이냐해도
 
                                                               최 균 선                         
 
     만약 달걀이 표준어냐? 계란이 표준어냐? 닭알이 표준어냐? 라는 문제를 가지고 시비한다면 소학생도《픽》웃고 돌아설게다. 따져봐야 거기서 거기이고 같고 같아서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기때문이다. 사실 우리 말에는 달리 표현되는 동일개념이 많고도 많다. 이를테면 강냉이, 옥수수, 옥수끼, 옥씨(사투리), 면화와 목화, 솜, 남새와 채소, 푸성귀, 감자와 마령서와 감재(사투리), 입쌀과 백미, 흰쌀, 국가와 나라…등등 이루다 헤아릴수 없이 많다. 조개떡이나 빈대떡이나 번져놓고 뒤집어 놓아도 그 떡이 그 떡이다. 동질의것이니까,
     한국어(조선어)의 호칭문제는 대한민국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그 다른 국가나 지역에서 어떻게 호칭하는가 하는 문제이기때문이다. 알고보면 이에는 력사적 연원이 있었다. 제2차 세계 대전까지는 조선어라는 명칭만 존재했었으나 1948년에 조선어를 공 용어로 하다가 남북에서 동시에 정부를 수립하면서 각국의 공용어를 다른 명칭으로 부르기 시작하였 다는데서 문제의 발단이 되였다.
   한편 중국에서는 1949년 건국 당시 조선을 조선반도의 유일정부로 승인하였기 때문에 조선어로 호칭되였다. 하여 우리 중 국조선족은 조선어라고 한다. 그러다가 한국수교후 문화교류가 활성화되면서부터 “한국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러나 조선어가 쓰이는 지역이 력사적으로 조선반도였기때문에 학계 또는 공문서에서 는 조선어라고 부르는것이 관례이다.
한편으로 한국의 지성적인 학자들속에서 한글이라는 명칭의 사용이 잘못되였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언어명에 관한 정해진 규칙이 없이 습관적으로 민족명, 국명, 그 언어로 종족을 나타내는 단어등에 “~어”를 붙여서 언어명을 짓는 관례에 지나지 않으며 “한국어”에 대해서도 단지 문자명에 기원한 언어명에 관례가 없다는것이다. 분명한것은 조선조시대 세종대왕이 백성을 어여삐 여겨 창제한 글은 조선어이다.
   그런데 요즘 조선어(연변조선족어)가 선진적이냐 한국어가 선진적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말씨름이 많은데 이한 문제도 정체상에서 그리고 속성상에서 달걀과 계란문제와 비슷 한 문제가 아닐가싶다. 지방에 따라 형님을 성님이라고 하고 매부를 매형이라 하는데 어느 호칭이 더 문화적이고 선진적인가? 조선반도라는 말은 락후한 개념이고 한반도라 해야 선진적이란 근거가 확실한가? 소고기라 하면 경제락후국의 언어이고 쇠고기라 하면 선진국 냄새가 나는것이냐?
    한마디로 조선어나 중국조선어나 한국어의 일부 차이를 비유하건대 함경도 방언과 제주도방언, 평안도말이나 경상도말의 어투, 어조, 일부 단어의 사투리적표현의 차이에 불과할뿐 어휘체계나 음원체계에서 성질상 확 바뀌여 버린것이 아니다. 중국 조선족과 조선사람, 한국사람이 대화할 때 번역을 요청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숫구멍에 온기가 없는 사람일것이다. 원인은 자명하다.
    여기 중국에서는 상류에서는 금사강이라 부르고 중류에서는 장강이라 부르고 옛날에는 양자강이라고도 하였는데 강이 달라진것은 없다. 중국에서는 도문강이라 하고 조선반도력사에는 두만강으로 새겨지고 장백산이 백두산으로 되고 있는 문제와 같고 같은 문제이다. 죽은 풀어져도 가만안에 있다. 리념문제든 존엄문제든 한 사물에 대한 부동한 명칭을 달더라도 우리는 현실존재 리유를 무시하지 않는다. 아바이라 하면 촌티나고 할아버님 하면 문화적이고 할배라 하면 상놈냄새가 나는지 모를 일이지만도 말이다.
   조선반도나 한반도가 나름대로 부르는데 다 맞는 명칭이다. 물론 한반도라 부르 던 때 남북이 갈라진것이 아니니《북한, 남한》이란 명칭은 론거부족이 아닐수 없다. 그처럼 한국어나 조선어나 뿌리가 같고 달린 열매(기본단어군)도 대동소이한 정황하에서 한국어와 조선어를 기본성질상에서 외국어인양 가르는것은 부질없다. 이른바 한국어에 새 단어와 조선어에 생성된 단어와 중국조선족어에서 인입한 많은 단어들이 가리키는 대상은 표현이 다를뿐 성질은 왕청같은것이 아니다. 콩이야 팥이야 시비했대야 콩이 팥이 될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어떻게 자칭하든 하나의 동일민족이다. 언어상에서도 동일개념을 가지고 편을 가르자니 무중생유의 말썽이 생기는것이다. 외래어람용을 선진화, 세계화한듯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나 근원적으로 빌어온 고양이는 내집 고양이가 아니며 빌어온 고양이가 알락달락하다고 해서 쥐를 더 멋지게 잡는다는 법이 없다.
    언어가 발전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로서의 발전이 아니라 민족정신의 고양과 민족문화전통 등 거창한 문제와 더불어 발전변화 하는것이다. 언어의 발전변화는 단순히 부동한 개념의 인입이 아니라 민족문화의식과 더불어 발전변화는게 법칙이다. 시공간적으로 낡은 서사규범은 어느것이고 새 서사규범은 어느것이라고 누가 딱 부러지게 말할수 있는가?
    시간적으로 오랜것이라해서 낡은 서사규범이라 할수 있는가? 중국조선어문법도 건국후 한글맞춤법, 조선의 맞춤법을 가져다 쓰다가 썩 후에야 자기식의 문법규범을 내왔는데 그것도 뛸데없이 원래의 한글맞춤법, 조선어맞줌법에 뿌리를 둔것이다. 문법규칙상에서 근원적으로 신구의 차이를 론할 계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리조때 국명이 조선이였으니 조선글이라 한것이고 1897년 고종이 국호를《대한제국》이라 개칭하면서 한반도라는 말이 생겨나고 한글이란 말이 뒤따르고 그뒤 현대 한국이 생겨서 한국어라 지칭하게 된것을 력사가 말하고있지 않는가?
    고대조선반도에서는 고구려어로 대표되는 북방 부여계언어와 신라어로 대표되는 남방한계(韓系)언어로 나뉘였는데 두지역 언어사이에 언어적차이가 있었다. 신라가 반도통합후에 경주방언 중심의 한계, 신라어에 바탕을 둔 중앙어화를 거치게 되였다. 그러다가 고려의 건국으로 조선반도의 언어는 또 다시 조정을 거치게 되였는데 경주중심의 신라어가 개성중심의 고려중앙어로 옮겨지게 되였다. 그것이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도 계속 중앙어로 된다. 결과적으로 현대한국어의 형성은 고려중앙어에서 비롯 되였다고 볼수 있다.
    현재 조선의 조선어니, 한국의 한국어니, 중국조선어니 하지만 다 뛸데없는 우리 말, 우리 글이다. 일종 지역적인'방언'차이라고나 할가. 조선어니 한국어니 중국 조선어니 하는것은 어디까지나 리념적 내지는 정서적으로 주관적인것에 불과하다. 배나무 가지에 사과나무가지를 접목해서 사과배라는것이 생겼지만 고유의 그 뿌리이다.
   경제론리에 따라 발전국의 언어가치가 고양되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이 세상에서 변화발전하지 않는것이란 없다는 시점에서 너무 극단적으로 일변도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돌고돌아서 결국 우리 단군족의 말에 귀속된다. 선진국에 경도되여 언어 문화적가치취향도 결정되겠으나 조선-한국의 전통문화의 우수성에는 우렬이 없고 그것을 모체로 한 중국조선어의 우수성도 마멸될수 없다.
    가로뛰나 모로뛰나 언어의 동질성, 민족의 혈연성으로 하여 불가분리적이요 조선어에서 다듬은 극단적인 단어와 중국조선어의 중국식단어, 한국어에 영어식잡탕과 두음법칙의 공연한 오해를 제거하면 남는것이 무엇일가?각자 우결점이 있으니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서로 감싸고 보완하며 동시에 발전할 일이지 내 잘났니, 네 못났니 하고 자존심만 내세우는것은 무모한 짓이다.
    현재는 서로의 수레를 제 산으로 끌어올리느라 안깐힘을 쓰지만 사회발전의 필연성에 따라 통일의 광장으로 밀고오게 되여있다. 그러니 현재의 명칭을 잠시 승인해 두고 시대발전에 따라 창조되고 인입된 새 단어, 개념들은 수요되는대로 수용하면서 삼각지대에서 공동히 발전시키는것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이다. 막대기 두개는 쉽게 넘어지지만 삼각으로 벋쳐놓으면 든든하지 않던가?
   누구들이 선호하고 경도되자고 해서 아교풀로 널판지를 붙이듯이 통합될 언어도 아니거니와 원래 정체적으로 통합되여있고, 아니 융합되여 있기에 넘어지고 번져져도 그냥 한함지에 엎어질것이니 시야비야할것 없이 언어발전규률에 따르자. 그리고 시대 의 변이와 발전양상에 발맞추고 호흡을 조절하며 공동히 전진하자. 뭉쳐야 살수 있다. 모래알이 되면 죽게 되여진 오늘 지구촌의 험악한 공기가 아닌가?!
 
 
                                    2008년 9 월 24 일         청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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