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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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언어공능의 풍격문제
2016년 08월 23일 19시 56분  조회:3866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문학언어공능의 풍격문제 

  
    무릇 어떠한 종류의 예술부호이든지 주요공능은 감정정보전달에 있는바 일컬어 예술부호—문학언어는 실제상 자체공능의 최적화된 변형체라 말할수 있다.
    문학어는 사물에 대한 지시나 지식의 주입에 그치는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관을 자극하여 무언가 깨우쳐주고 그리하여 보편적인 진실한 감동을 확대시켜주는 엄격히 선정된 언어들이다. 례하여 어감에 민감한 독자들은《밤》이라 하면 단순히 낮의 반대인 시각으로만 생각하지 않으며《전원》하면 그저 곡식이나 채소를 심는 밭으로만 터득하지 않는다.
    그리고 《봄비》가 해당 언어환경속에서 봄날의 비물로만 되지 않듯이《신록》에서 희망과 대자연의 조화를 련상하게 되고《락엽》에서 자연의 무상함과 비애 등 감정을 갖게 된다. 이렇듯 문학어들은 그 실용성을 초월한 어떤 생활적풍경까지 련상시키는바 독자들의 언어접수도식에서 문화소양의 루적을 기초로 하여 건립되는 상대적으로 온정된 련계기제를 고유한다. 우리는 이것을 암시, 혹은 상징이라고 하는데 문학언어공능의 중요한 조성부분이다.
    예술에서 반복은 죽음이라고 한다. 하여 재래로 문학가들은 일반적어휘조합으로 자기 작품을 구사하는것을 원치않고 가능한껏 창조성적으로 새조합을 시도하면서 고심참담하게 문학을 경영하여 왔다. 그렇다고 하여 수의적인 독립적언어체계의 건립 이 가능한것은 아니였다. 이를테면 문학작품에서 《도끼》는 의연히 《도끼》였지《끼도》로 될수는 없었으며 《아버지》는《아부지》로는 통하나《지아버》로 될수 없었던것처럼 말이다.
    작가들이 일정한 교제효익의 목적밑에 유의적으로 선택하는 상응한 언어수단 즉 참신한 표달방식의 계통질을 문학언어의 공능풍격이라 하는데 곧 문학작품의 문체풍격을 의미한다. 이는 작가개인이 언어의 구체응용상 그 개성특점에 따라 채용하는 방식, 수단의 응집과는 또 다른 동체이질의것이다. 문학언어공능풍격에는 언어흐름 마당에서 체현되는 모종의 어조, 어투와 언어의 뜻마당에서 산생되는 암시, 상징 등 네개 요소가 포괄된다.

    먼저 어조, 어투에 대해 말해보자.

    소설창작의 경우 표현전략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스토리나 인물형상륜곽이 정해진 다음에는 어조를 결정해야 한다. 문학적대화의 전략에서 어조의 기본은 작품에 관통될 작가의 정감기조로서 작가-화자를 개성적으로 만들어줄뿐만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과 정서와 욕망, 또는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문학장치로도 되기때문이다. 어조는 화자의 정서상태를 나타내는 기능만 지닌것은 아니다. 같은 제재를 이야기해도 작가에 따라 각기 다른 어조로 말하고 그로 인해서 작품의 특질이 달라진다 는 점에서 작자의 개성을 체현하는 문학장치라고도 할수 있다.
    그만큼 어조는 작가의 창작에서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바 그 실질은 분위기조성, 내지는 자기정감표현형식으로서 짙은 주관성을 띠고있어 창작주체의 개성특질이 집중적으로 표현된다. 위렌(R.Wiren)은 시의 어조를 (내적형식 가운데 하나)라고 하면서 (제재, 청중, 때로는 화자 자신에 대한 태도)라고 정의하고있다. 뚜르게네브도 이에 대해《중요한것은 생동하면서도 특수한 작가 개인소유의 음조이다. 이런 음조는 다른 사람의 후두에서는 절대 울려나올수 없다》 라고 론술한바 있다.
    물론 문학적대화에서 화자의 어조는 실제 작가의 어조가 그대로 반영되는것은 아니다. 실제적작가는 작품속에 화자로 현연되고 화제, 독자의 상호관계와 <대화의  장>에 설정되는 부동한 상황 및 분위기에 따라 선택, 설정된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어조의 결정에서 화자와 관계되는 요소로는 우선 작가의 인생관 내지는 세계관이 앞서게 된다. 그러나 문학적대화는 인물의 내면세계를 직접 설명하기보다 암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점은 소월시를 살펴봐도 알수 있다. 그의 전체 시작품에서 느껴지는 어조는 다분히 수동적이고 체념적이다. 그리고 녀성화자보다 남성화자가 다소 저항적이라는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수 있다. 소월시인의 전체 어조가 이처럼 체념적인것은 일제의 강폭한 압제적현실에 저항해보았자 자아의 외곡을 초래한다는 당시 지식인들의 가치관이 재현된 결과라고 할수 있다.
    어투는 어조와 같이 문학언어공능풍격에서 중요한 요소로서 어구들의 횡적련계로 구성되는 언어의 흐름마당에서의 다른 일종의 표현이다. 어조가 객체에 대한 창작주체의 정감평가에서 기원되여 개체성이 생활소재에 대한 파악 내지 표현이라면 어투는 창작대상에 대한 형상적서술로서 흔히 생활소재자체가 창작주체에의 반작용이라 할수 있다.
    언어의 흐름마당에서 언어절주의 본질은 우리들 자신의 내심운동의 률동인바 일종 명확한 어투는 독특한 표현효과를 약속하고있다. 즉 언어의 흐름마당이든 언어의 뜻마당이든 어떤 사상을 표현하는 생명요소로서의 언어에는 감정적특질이 고유 되여있다는것이다. 이로 보아 문학작품에서 언어가 공능변형을 통해 보통언어로부터 예술부호로 전환될뿐임을 알수 있다.
    보통 풍격이라 하면 구체작가의 작품방면의 풍격이 거론되지만 문학언어일반의 공능풍격의 변이에 대해서 의론되지 않고있다. 문학창작에서 방법열, 기법열, 형식열에 뒤이어 최근년간에 문학언어공능풍격의 변화가 어떤 징표를 보이고있는데 연구와 토론이 요청되고있다.
    흔히 평론계에서 중국조선족문학어는 어딘가 메마르고 딱딱하다고들 말하는데 비교학각도에서 모종의 약점일수도 있다. 그러나 결코 우리의 예술부호 그 자체에 선천적인 치명적약점이 있는것이 아니라 언어구사의 창조성, 령활성, 조합기교 및 기능에 있다고 말해야 공정할것이다. 주지하다싶이 언어자체에는 개방성과 탄성이 고유되여있지만 그것은 일정한 언어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작가로서의 최서해의 창작적개성은 피끓는 열정이며 힘찬 기백이다. 열정과 기백을 돋구어낸데 바로 최서해의 독창적인 풍격이 있다. 그것은 일시적인 혈기가 아니며 단순한 감정적인것이거나 육체적인것은 아니다. 그것은 선구자적인 사상적 지향과 정신세계에 의하여 격발된 열혈작가로서의 전투적기백이며 곧 그의 풍격이다.
    지금도 그의 작품을 읽노라면 작품속에서 세차게 고동치는  힘찬 박동에 사로잡 히게 되며 그의 정서에 휩싸이게 되는것은 무엇때문일가? 그의 작품세계에는 랭담과 관조가 없으며 무맥함과 완만성이 없다. 어느 작품에서나 힘과 열정이 있고 강한 박진력이 있다. 그의 대표작《탈출기》에서의 결말은 평온한 그속에 절절한 호소와 비애에 찬 부르짖음이 은은히 메아리치고있음을 누구나 절감했을것이다.
    조명희의 단편소들을 다 읽고 마지막 페지를 덮으면서 받는 느낌은 후더운 정서이다. 진하고 강렬한 정서, 이것이 포석 조명희의 창작개성이며 풍격의 주요한 면모이다. 그의 강렬한 정서는 그의 작가정신의 발현이자 문학언어구사에서 발현된 공능풍격이다. 물론 소설에서 묘사자나 설화자로서의 작가의 면모가 어느 작가, 어느 작품에서나 나서는것은 사실이나 포석의 소설에는 작가의 얼굴이 특볋 강하게 나타난다. 소설 《락동강》의 어조는 유유한것 같지만 기저에서 무겁고 비장한 감응이 고패치고있다. 
    라도향의 단편소설들을 재음미해보면 그 소박성속에 사실상 강하게 안겨지는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섬세성이다. 그것은 소박하나 불쌍한 주인공들의 미세한 면모와 단순하며 정연한 구상과 상세한 심리묘사, 가는 언어문장 등의 풍격으로 하여 보장된 형상의 섬세성이다. 주로 평범한 세태생활속에서 소재를 선택하고있는것이 작가의 창작적개성, 풍격이나 보다 중요한것은 그 평범한 생활자료속에서 사회적, 시대적의의를 탐색하고 그것을 자기식의 어조, 어투로 전달하는 문학언어공능풍격의 체현에서 작가의 특색이 고유하게 된것이다. 그의 대표작《벙어리 삼룡이》나 《행랑자식》 이나《지형근》에서 작가는 마치 세밀한 언어문체로 섬세한 형상적화폭을 창조한 풍격이 독특한 작가였다.
    이렇듯 최서해소설의 언어공능풍격과 리기영소설의 언어공능풍격이 다르며 조명희와 라도향의 소설언어공능풍격이 구별되는것도 무엇을 썼는가에 있기도 하겠지만 보다는 어떻게 언어구사를 하는가에서도 선명하게 구별되고 있는것이다. 
     최근년간 우리 중국조선민족문학언어에서 한국문학언어풍격을 모방,답습하는 경향성이 짙어가다가 이미 하나의 풍조로까지 되였는데 기실 이것은 맹목성에서 온 자아상실의 표현이라 말하고싶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문학예술기호 자체에 개발과 창조의 공간이 없는것이 아니라 작가마다의 언어소양을 비롯한 언어구사의 령활한 창조성, 기교의 모색에 달렸으며 그로서 체현되는 창작개성에 달렸다. 반항의 작가인 최서해가 함북도방언으로 《탈출기》같은 명작을 써내지 않았던가?
    하기에 성숙한 작가라면 우리 말 표현수법들이 비유, 의인, 상징, 암시, 풍자, 해학, 등이 모두에게 공유된것이라도 자기식으로 다양하게 선택, 운용하여 새록새록 새로운 언어환경을 창조해냄으로써 그속에서 남과 구별되는 자기의 창작풍격을 형성할수 있는것이다. 또 그로써 그 작가의 인격과 작가적가치가 자리매김하게 된다.
    문학작품은 어디까지나 글을 보며 감수, 감탄하게 되지만 한개 민족문화경험은 점차적으로 침투될수 있을뿐 무더기로 옮겨다 이식시킬수는 없다. 비록 우리가 사용하는 문학언어와 동질의 예술부호이지만 한국문학언어공능풍격이 조선의것과도 색다 르듯이 우리의 문학언어공능풍격도 중국대륙에 사는 독립적인 중국조선족의 제반특징이 나름대로 진실하게 체현되여야 우리 문학이노라고 떳떳이 말할수 있을것이다.   
    문학어조합기교, 정감성부여, 형상어의 탐색과 창출 등 면에서의 유익하고 합목적인것은 적극 배워서 자신의것으로 내화하면서 창조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것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문학어에서 심각한것은 무엇보다 사유모식이다. 왜냐하면 이 사유모식뒤에는 인간의 관념이 서있기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특수한 력사적문화배경과 혈연적뉴대를 가지고 발육성장한 중국조선족문학에서 조선, 한국과의 선천적공통성을 배제할수는 없지만 한편 부동한 지역, 문화환경이 부동한 문학현상을 창출하기 마련이므로 자기 특색이 주류가 되여 야 하고 또 그 주체성을  영원히 확보해 나가야 할것은 두말할것 없다. 언어는 그속에 들어가는 일체 사람들의 주체적위치의 상징질서를 설정하며 이로써 언어는 그만큼 우리들이 생존하는 자신의 유일한 세계로 되여지기때문이다.
    작가가 문학창작을 진행함에서도 자기가 생활하는 주위세계에서 취재하게 되고 그것에 대한 파악의 기초우에서 예술적재현을 실현하게 된다. 따라서 사회적부호계통으로서 개성적사유를 표달하는 창작과정에 문학어의 상규질서를 어떻게 파괴하고 어떻게 새로운 조합을 시도한다 해도 결과적으로 사유모식의 사회적제약성을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다 같은 단군님의 후손이지만 이미 중국조선족으로 부상된 이상 우리의 사유모식이 형성되여 있다는 현실을 부정해버릴수 없다고 본다.
    주지하다싶이 중국조선족문학은 중국대지에 뿌리박고 개화결실한 자립적문학으로서 중국조선족 인민들의 인생마당에서의 추구와 희노애락을 기본내용으로 하는 문학이다. 바로 그러기때문에 창작의 기본수단이 동질의것이라도 부동한 정치리념, 부동한 경제생활권, 부동한 지역적문화습관속에서 부동한 가치관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특정된 생활면모가 반영될수밖에 없는것이다. 여기서 조선, 한국 문학과 다른 우리 문학의 특성이 규명되기도 한다.
    문학작품에서 세계 본체에 대한 작가들 호상간의 사유모식의 차이성이 곧 창작개성이 되여지고 구성 등 면에서 창작풍격이 체현되는것도 사실이지만 주로는 예술내용과 언어공능풍격에서 보다 돌출히 나타난다. 같은 한어로 창작되고 중국문학권에 들긴 하지만 중국대륙문학, 대만문학, 향항문학이라는 엄연히 구별되는 문학현상으로 고착되여있는것도 바로 이때문이 아니겠는가?
    풍격은 곧 문풍을 의미한다. 문풍은 또 실제상 그 사람의 사상풍격과 그것의 작품에서의 표현으로서 특정된 사회환경, 시대의 산물이다. 즉 정치, 경제, 문화의 연혁이 문풍의 변화를 결정한다. 따라서 한 작가의 작품의 풍격, 지방특색의 형성은 환경기분과 취재문제만인것이 아니며 더구나 간단한 지리학상의 향토개념과의 등호를 의미하지 않는다. 문학언어의 공능풍격은 우선 특정된 인문환경속에서의 문화심리의 자연적표출로서 되돌아와 독자들을 감복시키는것을 그 심미가치척도로 삼는다.
    언어를 존재의 뜰이라 비유한다. 이런 기점에서 범민족문화권이 많은 공통성을 가지고 형성되게 하였고 서로 침투하고 영향주는 물질적바탕이 있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국조선민족이 일찍 월강민, 망향민으로 있을때까지는 그 뿌리를 유구 한 조선문학에 두었고 그후 조선문학, 한국문학으로 갈래가 뻗을 때 우리 중국대륙에도 중국조선족문학이 새롭게 뿌리내리고 개화하여 전자들과 또 구별되고 그 독립성을 생명으로 한 문학권이 구축되였으며 그로부터 중국조선족문학의 성격이 규정되였다. 마치 영국문학, 미국문학이 동일한 영어문자로 창작됨에도 불구하고 별개로 구별되고있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이 대륙적인 풍토에서 뿌리내리고 살아온 중국조선민족으로서 자기문학의 제반 특징이 꽃향기처럼 만방해야 우리 문학의 생존리유가 서게된다. 문학언어의 생신한 조합기교, 정감표달방식, 형상성창조 등 면에서 유익한 섭취는 왈가왈부할것  없이 필요하지만 자기를 잃으면서까지 닮아가려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문학이 자기나름의 모습으로 산처럼 문학지림에 우뚝 솟으려면 매개 작가들마다 자기가 처한 사회현실에 대한 인식활동중에서 그 내재적기질을 굳혀야 하며 주체성확립에 립각하여 자기 특색을 띤 창작궤도를 구축해야 중국조선민족의 문학이라고 내세울수있으며 문학의 망망대해속에서 생존권이 확보되고 그속에서 부끄럼없이 살아남을수 있다. 우리의 문학언어공능풍격이 한국문학언어공능풍격에 바싹 접근할수록 상대적으로 우리 민족문학의 독립성은 상실되고 중국조선족작가로 서의 자기 개성을 스스로 잃고말뿐이라는것을 명기하자.

                                                      2006 년 1 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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