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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띄여쓰기와 읽기, 말하기에서의 호흡관계
2018년 02월 20일 10시 36분  조회:2678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띄여쓰기와 읽기 말하기에서의 호흡관계
                                     
                                                                    최균선

    옛날 옛적 글을 처음 배울 때 띄여쓰기가 잘 안되여 선생님이 례를 들어 가르치던 일이 생각난다. 물론 그때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면 다들 아는 웃음거리 실례이다.

    례 1.     아버지가 방안으로 들어간다.
                 아버지 가방안으로 들어간다.
                 아버지가방 안으로 들어간다
                 아버지가방안으로 들어간다.

    례 2.     아버지가 방안에서 나온다.
                 아버지 가방안에서 나온다.
                 아버지가방 안에서 나온다.
                 아버지가방안에서 나온다.

     이런 례는 띄여쓰기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것으로서 보편성이 적은것은 사실이나 띄여쓰기가 달라짐에 따라 의미전달 등에서 생기는 가능한 페단은 잘 말해주고있다.
    조선에서는 1960년대 초까지만도《띄여쓰기의 기본원칙을 단어마다 띄여 쓴다.》고 규정하였다. (《우리말과 우리 글》저자 ㅡ과학원 언어 문학 연구소 언어 문화 연구실 201페지 ) 하여《완수할 것이다.》《지도한 바를 보고할 것》이라고 써야 한다고 하였다. 불완전명사에 속하는 단어들과 그것이 쓰이는 례에서 살펴 보면《동이 틀 녘 부터 건설장은 청년들로 흥성거렸다.》거나《비가 올 둥 말 둥 하던 흐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개였다》,《승냥이는 양으로 변할 수 없다》등등.
    그러나 읽기에는 말째라고 여긴다. 례하여《조금만 늦었어도 길이 어긋날 번 하였다.》《나도 곧 갈 터이니 어서 떠나게》《제법 그럴 사 하게 이야기를 끌고나갔다.》등, 그리고 조선사람은 성이 따로 있고 이름이 따로있기에《김 동무》,《용식 동무》독립적인 단위 즉 하나의 단어이기에 띄여 써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이렇게 띄여 쓴대로 이름을 부를 때 성을 부른 다음 쉬였다가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되게 웃기는 일이 될게 아닌가? 결국 띄여쓰기와 언어습관은 별개로 되여진 셈이다.      
   우리 중국조선어문에서도 초기엔 그때의 조선의것 지금의 (한국것)과 같이 띄여 쓰기를 하였다.
1.  명사들이 토없이 어울릴 때:
     로동 계급(로동계급), 중화 인민 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붉은 기(붉은기) 당 앞에(당앞에)
2. 불완전명사와 일부 보조동사의 띄여쓰기:
     나라의 것(나라의것), 아는 체를 하다(아는체를 하다), 한 개(한개), 읽고야 만다 (읽고 야만다) 보고 싶다(보고싶다)
3. 토 《아, 어, 여, 아다, 어다, 여다》가 붙을 때 띄여쓰기.
    돌아 가다(돌아가다), 일어 나다.(일어나다), 뛰여 내리다(뛰여내리다), 건너다
    보다(건너다보다), 젊어 가다(젊어가다) 무거워 보이다(무거워보이다) 등에서 괄호안에것이 현재 우리가 쓰는 띄여쓰기원칙에 따른 서사이다. 그러나 그때 띄여 쓴대로 읽지 않았다.
    가령 띄여쓴대로 《중화 ㅡ인민 ㅡ공화국》으로 휴지를 두고 읽거나 말한다면 하나의 완정한 개념인《중화인민공화국》의 의미를 전달하는것이 아니라《중화》, 《인민》,《공화국》이라는 개개의 낱말을 라렬하는것으로 착각될수도 있다. 우리 말에서 음절군은 한번의 날숨에 의해 토해지는 소리마디로서 곧 호흡관계에 의해서 형성된것이라고 말할수 있다.
    지금 다시 반세기전으로 돌아가서 한국식 (해방직후 조선식)띄여쓰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되돌아보면 결코 새로운것이 아닌것이다. 옛날식 혹은 한국식으로 띄여쓰기를 한 글을 읽을 때마다 읽기와 말하기에서 습관적인 휴지관계와 탈절되고 있다는것을 새삼스레 절감하게 된다.
    옛날식(한국식?)으로 띄여쓰기를 한 례를 든다면《있다는 것은 》, 《정상 적일 수 밖에 없다》,《폭행 사건》,《있기 때문이다》, 《전달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이》,《객관성인 것 같다》,《붙여 놓은 것입니다》,《많을 것으로 생각 된다》, 《대표할 수 없을 수도 있다》.《별로 안 좋습니다》,《크게 잘 못 이 아니라 고》, 《중국 인으로서》,《4대 까지 살다 보니》,《며칠 전》,《박 경선 씨에게》, 《잘 모르는 것에 변명하고 》,《할 것이다》,《있을 것이다》《몇 년이 걸렸소?》 등에서 어떤것은 한국식도 아니고 중국 조선어식도 아니게 뒤죽박죽이 된것도 있다고 본다. 례컨대 《잘 못 이》가 오타가 아닌가 의심할수 있는것처럼 말이다.
    상술한 례에서 보면 단어를 기준으로 띄여쓴다는 규칙에 따른것이라지만 읽거나 말로 옮길때는 띄여쓰기는 띄여쓰기대로이고 읽기나 말하기는 따로라는것을 쉽게 보아내게 된다. 보통 《크게 잘 못 이 아니라고》를 읽을 때《잘 못 이》에서처럼 휴지를 두지 않게 될것은 자명하다. 다른 례로 《허 생원!》을 휴지를 두고 불러보라, 《허생 원인지》《허허, 이 사람아,》 하는 식의《허, 생원이!》인지 알수 없게 된다. 옛날식으로 띄여쓴대로 읽어보면 말더듬이의《떼떼》의 말처럼 되여지고 아무리 웅변식으로 말한다 해도 어불성설이 된다.
    현재 우리 조선말띄여쓰기에서는 단어를 단위로 하여 띄여쓰기. 명사적단어결합, 학술용어, 굳어진 말은 붙여쓰기, 불완전명사,일부 보조적동사의 앞말에 붙여쓰기를 총칙으로 하고있다. 한국어에서도 단위를 기준으로 하는데… 어떤것은 왜 그렇게 꼭 띄여써야 하는지…전문 연구가 없다면 알쏭달쏭이다. 례하여《아버지사진》과《아버지 사진》은 단순히 띄여쓰기에 기준할 문제가 아니다. 전자는 아버지가 찍힌 사진 이고 후자는 아버지가 갖고있는 사진이란 말로서 속격토《의》가 생략된것으로 리해 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식으로는 달리 리해될수 있다. 옛날 조선식띄여쓰기 (후에는 변했지만)에서도 보다싶이 띄여쓰기에서 경제발달국가의 우월성이 체현된다고 말할수 없다. 1970년대 중기까지는 조선이  한국보다 경제가 우세였으니까.
   필자의 천박한 생각에는 현재 우리가 쓰는 띄여쓰기가 말하기에서 습관적인 호흡조절 즉 말의 끊기와 억양을 살리기, 랑독에서 소리마루, 말의 속도, 말소리 흐름의 률동성 등에서 과학성은 두말할것 없거니와 호흡상 더 편리한것 같다. 물론 앞에서 지적했듯이 한국에서도 띄여쓴데 구애되지 않고 편하게 말하고 읽기에 습관이 되여서 결국 띄여쓰기가 인위적인 규칙으로 되여졌을뿐이다. 그러니 어깨춤 따로, 엉덩이춤 따로가 된셈이다.
    글은 읽기를 전제로 하고 말은 소리를 전제로 하는데 편하게 읽고 편하게 말하게 된 습관을 인위적으로 탈절시킬 필요가 있는가? 기실 탈절되여질수도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언어는 발전한다. 그리고 그 발전방향에 따라 전통도 포기될수 있다. 문화발 전에서 보수는 자멸을 의미한다. 그러나 주체성을 잃으면 자기방황이 될 가능성도 많다. 지금 형편같아서는 어느것이 더 과학적이고 어느것이 더 문화적이라고 말할수 없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범벅이 되는 페단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새것이래야 결국 반세기전것이니 우스운 가치취향이 아닌가? 묻거니와 삼각지대에 선 우리는 몇번 발을 갈아디뎌야 하는가? 자기 부정도 한두번이면 족하다.
 
                       2008.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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