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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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묶음(1)
2007년 10월 08일 23시 14분  조회:6125  추천:40  작성자: 최균선

시조묶음

 

최 균 선

 

       고우면 고운대로 미우면 미운대로

  골고루 비춰주는 거울이 무슨 죄랴,

    제한몸 올곧은데야 그림자가 삐뚤소냐

 

        녹이 쓴 동경은 닦으면 명경인데

   량심의 거울이 흐리면 어이할고

     적덕이 돈독해지면 행여나 맑아질가

 

       태종이 가로사대 거울이 세가진데

  동경과 옛것과 사람이라 하더라만

    아니지, 제왕의 명경 민심인줄 아느니

 

       잠그면 자물쇠요 열자면 열쇠인데

  열쇠를 잃고보면 무용지물 자물쇠라

    사랑의 꽃대문에는 성실이 금열쇠

 

  아무리 크다한들 제일로 뜬뜬한들

  도둑놈 말려내는 자물쇠 있을거냐

    량심의 만능열쇠가 으뜸인가 하노라

 

       지기가 하나이면 일생에 족하련만

  지금은 네친구 내친구 많기도하이

    그 많은 벗들중에서 어느 벗이 참벗인고?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다는데

  혼탁한 정계천엔 웬 잡고기 득시글?

    두어라, 렴결봉공이 공담인줄 모르는가

 

       탐욕의 바다가 신주를 잠궜는데

  이 땅에 정토가 어디 바로 있으련고?

    아마도 안빈락도는 꿈에서나 지켜질듯

 

       세상이 혼탁하매 석수들이 난당이다

  모조리 잡아들여 엄벌에 처하고픈데

    뒤심이 저몬져알고 앞문으로 들어오더라

 

  한손에 법치들고 또 한손에 정의쥐고

  부정부패 탐관오리 정의로 치려는데

       법정에 어루신님은 호로묘에 옛중같네   

 

       신선을 좋아하매 사신이 득달일세

  부정축재 갑부들이 비린웃음 요란타만

    재물신 무서운줄을 언제알려 하느니

 

       만사통 공방형을 어느 뉜들 홀대하랴

  내것도 내것이요 네것도 내것될제

    아뿔싸, 다다익선이 무덤인줄 모르난듸.

 

  닫자고 문이던가 열자고 문이던가

   세상에 크고 작은 문들이 많더라만

     무상한 마음의 문은 대대소소 예측불가.

 

       닫으면 홀로 코스 열고보면 조화세계

  갈수록 꽁꽁 잠근 마음의 문 좀 여이소

    세상과 담쌓고 사는 달팽이네 족속님들   

 

  우리란 무엇이고 나라는게 누구더냐

  뭉치면 철옹성이 물먹으면 모래성이

    흰옷의 단군자손들 백년가지 하여이다 

   

 

200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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