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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된장집들
2008년 04월 09일 15시 24분  조회:2006  추천:0  작성자: 단호
돼지고기 썰어 넣어 칼칼한 맛
[고릴라]


고릴라는 모서리살(돼지고기 항정살)구이를 잘하는 집이지만 된장찌개 맛도 뛰어나다. 주인이 즐겨 찾았던 남대문시장의 된장찌개집을 벤치마킹했다고 하는데, 짜지 않고 담백한 된장찌개의 비법은 주인 아주머니에게 직접 배운 것이다. 점심시간이면 그 맛을 보려는 주변 직장인들로 꽤 넓은 실내가 꽉 차고,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이어진다. 냄새가 배는 모서리살 구이를 점심시간에 먹기란 부담스럽기 때문.

맛을 결정짓는 된장은 전주의 한 농가와 계약을 맺고 해마다 받아 온다. 1년 미만의 햇된장이라 콩 특유의 고소한 맛이 제대로 살아 있다. 또한 이 집 특유의 된장찌개 맛은 큼직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에서 나온다.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육즙 덕분에 끓일수록 칼칼하고 깊은 맛이 난다.

이렇게 끓여낸 된장찌개는 그냥 떠먹어도 좋지만 밥에 비벼 먹는 맛이 제 맛. 넓은 대접에 담아 내오는 밥에 무생채, 버섯볶음, 콩나물 등의 기본 찬을 얹고 사람 수대로 내오는 달걀 프라이를 곁들이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상이 그득하다. 고소한 들기름과 맵싸한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 Infomation
02-312-3541 | 11:00~22:00 | 주차 불가 | 된장찌개 5000원, 모서리살 8000원, 얼갈이국수 4000원 | 지하철 충정로역 9번 출구로 나와 직진 50m



가을철 입맛이 돈다
[깡장집]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집의 대표 메뉴는 강장이다. 강장이란 된장을 되직하게 끓인 것으로 쌈장이나 비빔장으로 사용된다. 깡장집의 된장은 강원도 된장의 진가를 알 수 있다.

강원도 출신인 주인의 어머니가 직접 담그는데 그 손맛이 얼마나 맛깔스러운지 혀에 착착 감긴다. 직접 담근 된장에 고춧가루와 보리쌀 등을 넣어 다시 보름간 숙성한 된장으로 짠맛이 강해 강장 맛을 내는 데 최고다.

이렇게 숙성된 장을 1인용 뚝배기에 넉넉하게 깔고 오징어, 돼지고기, 양파, 마늘, 풋고추 등을 송송 썰어 넣는다. 센 불에서 자작하게 끓여내면 냄새만 맡아도 입 안에 침이 고이는 강장이 완성된다. 특이한 점은 양파를 듬뿍 넣어 짠맛을 덜고 담백하고 달짝지근하게 만든다.

함께 내오는 커다란 비빔 그릇에는 상추와 살짝 삶은 콩나물이 숭숭 썰어 담겨 있다. 갓 지어 내온 뜨거운 쌀밥 한 공기를 넣고 강장을 듬뿍 넣어 비벼 먹으면 그야말로 어머니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아삭한 채소와 짭조름한 강장이 어우러지며 눈 깜짝할 사이 그릇의 바닥이 보일 정도다.

잘 익은 배추김치, 버섯무침, 각종 나물 등 곁들여지는 제철 반찬의 맛도 일품이다. 주변 직장인에게 인기가 많지만,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꽤 있다. 공깃밥은 무제한으로 제공되므로 먹성 좋은 사람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어 좋다.

▒ Infomation
02-720-6152 | 07:30~22:00 | 강장 4000원, 꽁치뚝배기 4000원, 해물된장 4000원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4번 출구로 나와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는 로얄빌딩 지하 1층 상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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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를 가득 넣은 시원한 맛
[장수 우렁된장]


10평 남짓한 작은 식당에서 22년째 한결같이 우렁이된장찌개를 만들어낸다. 충북 당진에서 매일 아침 직송해 오는 우렁이를 사용하는데 멸치나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보다 담백하고 깔끔한 뒷맛이 좋다. 된장은 전북 익산에 사는 친척에게서 받아 쓴다. 매해 담근 것을 1년 정도 묵힌 후에 사용해 떫은맛이 적고 담백한 맛이 진하다.

이 집의 된장찌개는 강장처럼 걸쭉하게 끓여내는데 쫄깃하게 씹히는 우렁이와 진하고 구수한 된장 맛이 찰떡궁합이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끝 맛이 칼칼하다. 찌개를 넣어 비벼 먹을 수 있도록 커다란 대접에 쌀보리밥을 담아 내온다. 밥 위에 얹는 재료도 소박해 보이지만 입맛을 돋우는 것투성이다.

매일 아침 무쳐내는 배추겉절이와 부추겉절이, 무채는 별다른 양념 없이도 맛깔스럽다. 우렁이된장과 더불어 인기인 메뉴는 다슬기탕. 뚝배기에 된장을 약간 푼 다음 갖은 채소와 다슬기를 넣어 끓이는데 맑고 개운한 맛으로 숙취 해소용으로 그만이다. 가게가 좁아서 좌석이 20석이 채 안 되기 때문에 점심때는 매우 붐빈다.

▒ Infomation
02-887-2464 | 09:00~21:00 | 주차 불가 | 다슬기탕 4500원, 우렁된장 4500원, 들깨순두부찌개 4500원 |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7번 출구에서 정면에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으로 걷다가 봉천동 먹자골목 초입



손맛 가득, 직접 담근 된장의 감칠맛
[해월 토장집]

옛날 토담을 연상시키는 황토색 나무 벽과 커다란 나무 대문 그리고 깨끗하게 쓸고 닦은 마루 등이 시골집에라도 온 듯 편안함을 준다. 메뉴판을 보면 이런 느낌이 한층 강해진다.

된장수육, 된장비빔밥, 청국장 등 온통 된장 메뉴로 채워져 있어 딱 ‘시골 밥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 이곳의 된장은 평소 전통 장에 조예가 깊은 사장 부부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을 보고 연구해 만들어낸 것. 물 좋고 공기 좋은 용유도와 강원도 일대에서 만들어 보통 2~3년 정도 묵혀둔 것을 사용해 깊은 맛을 더했다.

된장수육은 이 집의 대표 요리. 된장을 걸쭉하게 풀어서 여러 가지 양념을 한 육수에 돼지고기를 넣고 장작불에 두 번 푹 삶아낸 것이다.

기름기가 쏙 빠져서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 맛이 없고 된장 냄새도 나지 않는다. 저렴하면서도 건강식으로 추천할 요리는 된장비빔밥. 곱게 간 채소를 넣은 조밥에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와 부추를 넣어 함께 비빈다. 하얀 두부와 매운 청양고추가 동동 뜬 된장찌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곁들여 나오는 반찬은 가짓수가 적지만 짜지 않고 깔끔해 된장찌개와 잘 어울린다.

▒ Infomation
032-467-6221 | 11:00~22:00 | 된장비빔밥 5000원, 청국장 5000원, 된장국밥 5000원, 된장수육 (2인용) 1만원, (3인 이상) 1만8000원 | 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에서 하차한 후 택시나 시내버스 36번 타고 남부소방서에서 하차하여 도보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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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을 중심으로 ‘된장녀’가 논란이다. 명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대개 ‘겉치장에만 신경 쓰고, 허영심에 가득 찬 속 빈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된다. 말이야 어찌 됐든 우리 전통 정서와 음식 철학을 담은 자랑스러운 된장이 이렇게 부정적인 단어로 이용되다니…. 그래서 된장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짚어본다.

그 집의 음식 맛을 알려면 장맛을 보라는 말이 있다. 사실 요즘 장을 직접 담가 먹는 집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사서 먹든 만들어 먹든 장은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임에 틀림없다.

우리의 장에 대한 관심은 예로부터 남달랐다. 일본과 중국, 우리나라를 한데 묶어 대두(大豆) 문화권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우리네 그것은 더 유별나다. 금기 사항이 많았고 정성 또한 대단했다.

장을 담그기 사흘 전부터 외출을 삼가는 것은 물론 목욕재계 후 담갔을 정도다. 된장은 그 자리에서 만들어먹는 즉석 음식과 달리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 콩을 열다섯 시간 이상 불리는 것은 기본. 알맞게 삶는 시간만도 네다섯 시간이 걸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삶은 콩을 짓이겨 누른 다음 모양을 잡은 메주를 잘 숙성하여 소금물에 숯, 붉은 고추 등과 함께 넣고 띄워 적당히 발효시켜야만 비로소 된장이 만들어진다. 요즘처럼 먹을 것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소리가 높을 때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이 더 커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된장은 지역에 따라 담그는 방식이 다르고 첨가하는 재료 가 달라 맛의 차이가 크다. 각 지역별로 맛있다고 소문난 대표 된장을 꼽자면 서울의 무장, 경상도의 진양장, 충청도의 예산된장, 전라도의 전주된장이 있다. 서울의 무장은 메주를 넣은 항아리에 물을 부어 우려낸 후 소금 간을 해 익혀 만든다.

충청도의 예산된장은 보리쌀과 콩을 섞은 메주를 쑤어 만드는데 마른 대하, 삶은 양지머리 등 부속재료가 많은 게 특징. 경상도의 진양된장은 콩을 불려 삶은 후 맷돌에 간 밀을 얹어 푹 익힌다.

여기에 찹쌀풀과 엿기름 삭힌 것을 합해 잿더미 속에 묻어두고 익히면 된다. 전라도의 전주된장은 찹쌀밥을 질척하게 지어 메줏가루와 엿기름을 섞는다. 또 고추와 가지, 무, 고춧잎 등의 채소를 넣어 삭히기 때문에 칼칼하다.

서울에서 맛있다고 소문난 된장요릿집은 서울의 무장보다 전라도의 전주 된장을 많이 사용한다. 음식점의 사장이 전주 출신이라 고향에서 먹던 대로 된장을 담그거나, 전라도 출신이 아니더라도 전주 된장을 들여와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전주 된장의 짭조름하면서 깔끔한 맛이 우리네 입맛에 잘 맞아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국물 내기에 좋은 큼직한 멸치를 한줌 넣어 개운한 맛을 낸 멸치육수 된장찌개는 기본이요, 여기에 된장샤부샤부, 된장수육, 된장칼국수 등 된장의 맛과 영양을 듬뿍 담은 새로운 요리들이 줄을 잇는다.

분식집이든 한정식집이든 국내 음식점이라면 어디든 된장찌개가 있다. 하지만 진짜 맛깔스러운 된장요릿집 찾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맛을 보증받은 고깃집이나 된장을 직접 만드는 된장 전문점이라면 한번 믿고 먹어 볼만하지 않을까.

냄새나는 요리는 싫다는 그녀들(된장녀)도 한번 먹어보면 반할 만큼 맛있는 된장요릿집을 찾아 프라이데이가 나섰다.

된장찌개만 장요리더냐
■ 이색 된장요릿집

[백이동골 된장집]
강원도 홍천 백이동골 농장에서 직접 담근 된장에 박은 된장삼겹살, 된장갈비, 된장 숙성오리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02-3392-0052 10:00~22:00, 된장숙성오리숯불구이 (1마리) 3만원, 된장갈비 (1인분) 8000원, 수락산역 3번 출구 마들역 방면으로 직진 후 강강술래고깃집 바로 뒤편

[다락정]
평양만두 전문인 이곳의 인기 메뉴는 토장(된장의 이북식 표현) 만두전골. 육수를 끓일 때 된장을 풀어 넣어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02-725-1697 11:00~21:30, 만둣국 6000원, 토장만두전골 8000원, 삼청동 총리공관 지나 삼청공원 방향 직진

[오장동 장칼국수] 된장 국물로 끓인 독특한 칼국수와 수제비를 맛볼 수 있다. 오로지 된장으로 맛을 내고 근대나 감자 등 채소가 듬뿍 들어가 담백하다. 02-2276-1715 10:00~21:00, 장칼국수 4000원,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 8번 출구 오장동 냉면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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