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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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팩 리더십을 아시나요
2017년 05월 22일 11시 23분  조회:2670  추천:0  작성자: 이승률

짐 팩(Jim Paek·백지선 감독의 영어 이름)은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를 세계 정상권으로 끌어올린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2014년 5전 전패를 당하며 3부 리그로 강등 당했던 대표팀을 부임 3년 만에 1부 리그로 진출시킨 짐 팩 감독의 리더십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2014년 7월 짐 팩 감독이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패배에 익숙해져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있던 대표팀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라커룸 정리, 정장 착용 등 작은 규칙에서부터, 라커룸에 커다란 태극기를 붙여 국가대표라는 긍지를 심어주며 변화를 이끌었다. 이는 경기 능력뿐 아니라 몸가짐, 마음가짐에서 승자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의미를 심어주고자 했다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짐 팩 감독은 해외 전문 트레이닝 업체를 섭외해 과거 주먹구구식 체력 훈련에서 탈피해 북미 방식의 지옥 훈련을 통해 신체적으로 우월한 해외 선수들과 견주어 부족한 체력 조건을 극복하도록 했다. 그리고 2년간 해외 강팀과의 친선 대회, 평가전 등에 연이어 출전함으로써 어떤 경기에도 맞설 수 있는 감투정신과 자신감을 기르도록 했다.

그 결과 2017년 5월 세계 아이스하키 톱 디비전(1부 리그) 진출 티켓을 따내며, 도저히 이뤄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기적의 꿈을 이뤄냈다. 그 후 이제는 2018년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지옥 훈련을 거듭하면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의 새 역사를 쓰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기적 뒤에는 감독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코치, 팀 닥터, 매니저 등 스태프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장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이와 같은 기적을 두고 언론에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패전병들을 빙판의 전사로 변화시켰다며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필자에게는 자력으로 1부 리그에 올라간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을 보고 있노라면 운명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가 다시 한번 깊게 새겨진다.

어찌 보면 청년 실업, 경기침체, 탄핵정국에 따른 국정혼란, 북핵 위기, 외교 갈등에 이르기까지 국가적으로 누란의 위기에 당면한 한국은 마치 3부 리그로 전락한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같아 보인다. 국가적 위신은 추락하고 경제는 날로 퇴보하고 정치적 혼란은 앞을 내다볼 수 없고, 국민들은 자신감을 잃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꼴이다.

그러나 이제 ‘짐 팩 리더십’과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이 보여준 기적과 같은 반전의 역사는 대한민국을 새롭게 반전시킬 수 있다는 강한 도전의식과 자신감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길고 험난했던 한국 국정 공백 기간이 끝나고 이제 문재인 새 정부가 출범했다. 터널과 같았던 과거의 어두운 국면을 떨쳐내고, 희망찬 새봄을 맞이하듯 반전과 전환의 새 시대를 개척할 수 있어야 하겠다. 진보든, 보수든, 승자든, 패자든 이제는 모두 새로운 경기장에서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을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합심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새 정부는 미래가 불투명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짐 팩이 외쳤던 "Believe we can"과 같은 함성으로 지속가능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노사문제, 세대·계층 간 갈등 등 이념과 출신과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통합의 진보를 이뤄내 마침내 선진국 대열, 즉 국가대표팀을 1부 리그로 격상시킨 ‘짐 팩 리더십’과 같은 특단의 지도력을 발휘해 주어야 한다.

새 정부 뿐만 아니라 한국 국민 자신도 이제는 ‘나는 못해, 우리는 안돼’라고 말했던 패배의식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고지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려가는 극한 훈련과 불퇴전의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창조적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자신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는 진정한 승자의 태도다.

2018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이 승리의 개가를 울리듯, 한국 신정부와 국민들도 혼신을 다하는 훈련과 진취력으로 세계 무대에서 승리의 대열로 나아가는 대약진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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