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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선족동포에게 고함" 연재를 시작하며
2008년 07월 29일 15시 06분  조회:3020  추천:95  작성자: 곽승지

칼럼 <조선족동포에게 고함> 연재를 시작하며


곽승지 연합뉴스 기자


                                                           
   글을 쓰기 위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앞은 캄캄합니다. 오래전부터 생각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이 거창한 제목을 들고 동포들 앞에 서려니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아직도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뒤뚱거리고 있는 것은 스스로도 이것이 얼마나 ‘건방지고 주제 넘는 일’ 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두려움을 안고서도 굳이 이 글을 시작하려는 것은 오직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저의 사랑 때문입니다. 그 사랑이 저로 하여금 온갖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용기를 내도록 부추깁니다. 그 사랑은 또한 한민족의 창창한 미래를 위해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가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는 신념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해 초가을 어느 날, 문득 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얼마 전에 출간한 졸저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을 집필하던 중 책에 담은 메시지를 조선족동포들에게도 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한국사회와 조선족사회가 함께 꿈꾸고 함께 노력해야만 한민족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또한 졸저를 통해 한국사회가 조선족사회를 포용함으로써 함께 한민족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에 힘입은 바 큽니다. 먼저 조선족동포들을 대하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적시하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피력했기 때문에 조선족사회에 대해서도 같은 유형의 글을 쓰는 것이 용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할 수 있었으니까요.   

   가소롭게도 저는 독일의 위대한 철학자 요한 고트리프 피히테가 꼭 200년 전에 행한 유명한 강연 <독일국민에게 고함>을 흉내 내고 있습니다. 피히테를 따라 한다는 것이 가당치 않은 일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려는 것은 오늘날 조선족사회가 처한 현실에서 당시 피히테가 느꼈을 게르만민족의 미래에 대한 절박함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절박함이 저로 하여금 피히테를 흉내 내도록 떠밀고 있습니다. 피히테의 강연에 힘입어 독일국민들이 프랑스의 침략에 맞서 싸워 독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었던 것을 상기하며, 조선족동포들 또한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저는 조선족동포들에게 보다 많은 얘기를 보다 허심탄회하게 개진하려고 합니다. 사소한 신변잡기에서부터 거대한 담론에 이르기 까지 주제 또한 제한하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족동포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의미를 살펴보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 찾기에 나서 볼 생각입니다. 조선족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치유할 방법을 찾는데도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역사적 흐름을 헤아리면서 조선족동포들이 한민족의 일원으로 창창한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할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은 저의 개인적 신념과 철학을 토대로 하지만 실상은 한민족 모두의 바람을 담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격주마다 지면을 통해 여러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주제의 무거움으로 인한 두려움과 시간적 구속에 따른 예상되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조선족동포들과 함께 한민족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또 다른 기쁨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조선족동포에게 고함>글싣는 순서

0. 칼럼 <조선족동포에게 고함> 연재를 시작하며
1. 조선족 당신은 누구입니까
2. 지혜로운 사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듦니다
3. 당신의 삶에 무엇을 보태겠습니까
4. 조선족 당신은 무엇으로 살아갑니까
5. 조선족 당신의 사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6. 조선족 당신은 무엇을 꿈꾸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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