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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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족에게 연변의 의미와 가치(곽승지)
2008년 10월 10일 10시 44분  조회:4039  추천:109  작성자: 곽승지

제1회 조선족발전포럼-"연변의 의미와 가치 좌담회" 발표문


중국 조선족에게 연변의 의미와 가치

곽승지 정치학박사/연합뉴스 영문북한팀장

 

   1. 지금 왜 연변을 말 하는가; 변화의 시대를 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러나 저절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시사하는 것처럼 모든 것은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변화의 양과 질이 늘 같지는 않다.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에 따라 그리고 그 힘의 크기에 따라 변화의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인간세상에서의 변화는 더욱 그렇다. 사람은 주체적 능동적으로 변화를 도모할 수 있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의 크기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을 변화의 시대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변화의 크기와 속도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한다. 핵심적인 요인으로 다음의 두 가지 이유를 들곤 한다. 하나는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탈냉전체제에 의한 정치경제적 소통의 시대가 도래 한 점이다. 다른 하나는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정보통신 및 교통의 발달이 소통의 시대를 추동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두 가지 요인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오늘날의 변화하는 세상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과 같은 변화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는 일이다. 변화의 크기는 물론 그 결과 또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화의 방향을 미리 가늠하여 변화의 길목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개인의 삶은 물론 공동체와 개별국가 그리고 지역국가 간 관계에 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엄청난 변화의 내용과 속도를 감안할 때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자칫 소홀히 할 경우 시대의 낙오자가 되기 십상이다.

   당연히 조선족과 연변지역도 그러한 변화의 대상이다. 조선족사회와 연변지역의 지문화적 및 지정학적 상황을 감안하면 조선족과 연변지역은 단순한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핵심적 변화 대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정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변화가 미치는 파급도 훨씬 클 것이다. 조선족동포들도 이미 그러한 변화를 감지하며 주목해 왔다. 조선족사회의 미래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역시 그러한 관심의 결과임이 분명하다.
   오늘날 조선족사회와 연변지역에 몰아치고 있는 변화의 물결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실로 엄청난 것이다. 변화의 물결이 지니고 있는 위력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냉정하면서도 열린 자세로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리고 다가올 변화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 그 물결이 미칠 파급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따지는 일은 지엽적인 문제이다. 어느 경우이든 구성원들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족사회와 연변지역이 당면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며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조선족동포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연변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헤아리는 것도 그러한 작업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2. 연변을 연변에 한정할 것인가; 열린 연변을 지향하다

   연변의 의미는 복합적이다. 지역적 개념으로서 연변은 중국 동북지역의 연길을 중심으로 한 변경지역을 일컫는다. 규범적으로는 중국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줄여서 지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연변을 단순히 사전적 규범적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그 의미를 제대로 헤아릴 수 없다. 

   연변이라는 말이 생성되고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설정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연변은 조선족동포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의미가 밑바탕에 깔려있다. 시대적 상황적 필요에 의해 조선족동포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한정할 필요에 따라 연변이라는 명칭이 만들어지고 지역적 범주가 설정되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조선족동포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는 의미가 짙게 깔려있다.

   따라서 연변이라는 명칭이 지닌 함축적 의미를 헤아릴 때 연변은 특정지역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로 뿐 아니라 중국 내에 조선족동포들이 집거해 살고 있는 지역을 보편적으로 가리키는 보통명사로도 해석해야 한다. 이럴 경우 연변의 의미는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타 지역으로 이주하기 이전 조선족동포들이 주로 살았던 중국 동북3성의 조선족 산재지역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연변의 의미를 광의로 해석하는 것은 억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장하는 것은 협의의 의미에서의 연변, 즉 연변조선족자치주가 비연변지역에 거주하는 조선족동포들의 삶에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연변이 하나의 독립되고 단절된 공간이 아니라 조선족동포들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그들의 삶을 이끌어온 핵심지역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변은 조선족동포들이 살고 있는 타지역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는 점에서 생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경우 연변의 범주는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가정할 경우 명백해 진다. 적어도 연변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조선족동포들이 지금과 같이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을 구현하여 민족문화를 계승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명백하다.

   오늘날 조선족동포들이 거주지를 중국전역으로 확대해 가는 상황에서 민족문화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지리적 행정적 거점으로서 연변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조선족동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아가는 한 그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기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연변이 그 역할을 더욱 충실해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변이 조선족자치주의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조선족사회 내에서 연변과 비연변지역으로 갈리어 지역 간에 보이지 않는 알력을 드러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연변지역 조선족동포들은 동포 집거지 출신으로서 산재지역에 살고 있는 동포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반면 비연변지역 동포들은 연변지역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곳에 사는 동포들의 역할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연변을 독립되고 단절된 닫힌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으로서 조선족동포들이 살고 있는 주변지역을 연결하는 소통의 축으로 인식하려는 것은 장차 동북아시아공동체가 형성될 때 연변지역이 한반도와 중국은 물론 주변국가들을 잇는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과도 맞닿아 있다. 연변은 당장은 조선족동포들 간의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하지만 미래에는 그 지정학적 지문화적 가치로 인해 동북아시아공동체를 만들어갈 미래의 공간으로 기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연변을 사전적 규범적 의미로 한정하여서는 안 된다. 현실적으로 연변의 의미를 확장하는 것이 무리일지라도 조선족동포들 모두가 연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긴다면 그 의미를 확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연변과 조선족은 결코 분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분리해서도 안 된다.

3. 연변의 미래가치를 직시하자; 연변이 희망이다

  0. 연변은 역사의 땅이다 (역사성)

연변은 역사의 땅이다. 연변은 그냥 무심히 스쳐 지나쳐서는 안 되는 우리 민족사의 우여곡절이 켜켜이 쌓여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고중세사는 물론 근현대사에 이르기 까지 우리민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연변은 특히 우리 선조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질곡의 우리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삶의 무대였다.

여기서 역사를 말하는 것은 역사논쟁에 불을 붙이려는 것이 아니다. 연변이 조선족동포들의 삶의 터전으로서 당위성을 지니고 있음과 함께 조선족동포들이 있어 그 역사성이 빛을 발하고 있음을 말하기 위함이다. 즉 연변의 역사만으로도 조선족동포들이 연변에 거주하고 있는 의미를 충분히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연변에 조선족동포들이 살지 않는다면 한민족과 결부된 연변의 역사는 단절되어 그야말로 역사로서만 의미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조선족동포들이 연변에 살고 있음으로 해서 연변의 역사는 한민족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그런 역사로 되살아나고 있다.

0. 연변은 한민족 교류의 장이다 (현재성)

연변에는 4부류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 중국 국적의 조선족, 북한 국적의 조교, 남한 국적의 한국민,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제3국 국적의 재외한인 등이 그들이다. 조선족을 제외하면 한국민 2만여 명, 제3국 국적의 재외한인 수백 명 등 그 숫자는 미미하지만 그들이 연변을 무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한민족이 지난 세기에 겪은 아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20세기에 한민족이 겪은 질곡의 역사가 남긴 상흔 -- 한민족 디아스포라와 남북분단 등 -- 을 여하히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그 돌파구로서 연변을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연변이 한민족의 아픔을 보듬고 또 극복하기 위한 치유의 장소인 셈이다.

연변에 이와 같이 다양한 한민족이 모여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은 연변의 역사성과 함께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해있는 지정학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남북한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비무장지대를 설정하여 철조망으로 단절되어 있지만 연변지역은 제한적이지만 북한과의 직간접적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변이 북한으로 통하는 우회로로 기능하고 있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연변은 남한과 북한 간의 소통을 위한 교류와 협력의 장소로 되고 있다. 이산가족의 상봉이나 학술교류, 그리고 대북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남북한 교류와 협력이 연변을 무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연변은 또한 북한으로 가는 통로로서 기능한다. 2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데 하나는 대북교역의 측면이며 다른 하나는 폐쇄사회인 북한에 새로운 문물과 정보를 전파하는 대북 정보 및 문화 전달의 측면이다. 남한이 휴전선에 가로막혀 북한과 소통하지 못하는 것을 연변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연변이 한민족교류의 장으로서, 북한과의 소통을 위한 통로로 역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조선족동포들은 한민족의 일원으로서 특별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자부심의 원천이 연변의 지리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0. 연변은 미래의 땅이다 (미래성)

연변은 역사의 땅일 뿐 아니라 미래의 땅이다. 연변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땅이다.

당장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저발전의 낙후된 모습을 숙명처럼 끌어안고 있지만 오히려 온갖 오염으로부터 벗어난 청정지역으로서 훗날을 기약하고 있다. 연변은 또한 근현대 동북아시아 갈등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 갈등의 역사를 치유할 희망을 잉태하고 있다.

연변이 동북아시아지역의 갈등의 역사를 치유할 미래의 땅임은 21세기 역사의 흐름 속에서 헤아릴 수 있다. 전쟁으로 점철된 20세기를 마감하며 인류는 새로운 역사를 준비해 왔다. 인류가 함께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그리고자 한 것이다. 탈냉전체제에 따른 소통의 역사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고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지구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유무상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한 방법으로 지역 내 국가들이 연대를 통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동북아시아지역의 역내 사정으로 인해 아직 그러한 움직임은 제한적이지만 경제공동체 안보공동체 형식으로 학자들 간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향하는 모델은 유럽공동체이다.

이 같은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비록 아직 논의단계에 불과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건이 성숙되면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의 움직임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이 구체활 될 경우 연변은 가장 각광을 받을 곳이다. 연변은 중국의 동북지역에 위치한 변방이지만 동북아시아 전체를 놓고 보면 중심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과 관련해 연변이 주목받는 이유 중에는 이곳에 조선족동포들이 자리잡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조선족동포들은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을 추동할 중심국가인 한국 및 중국과 관계를 맺고 있어 양국이 절충점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족동포들이 연변에 자리잡고 살아가는 것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데도 중요하다.

동북아시아지역에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갈등으로 점철된 이 지역의 지난 역사를 돌아볼 때, 꿈같은 일이다. 그러나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역내 국가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꿈은 얼마든지 실현 가능하다. 조선족동포들을 포함한 한민족 모두를 위해,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에 살고 있는 모든 민족들을 위해 반드시 그 꿈을 이루어야 한다.

연변의 지정학적 가치와 조선족동포들의 지문화적 가치를 감안하면, 연변지역과 조선족동포들은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작은 열쇠 하나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0. 연변은 변방이 아닌 중심이다 (지정학적 가치)

연변의 지정학적 가치는 이미 근현대 이 지역을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을 통해 입증됐다.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일본과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것이 단적인 예이다.

영국의 지정학자인 핼퍼드 매킨더(Halford Mackinder)는 유럽중심의 지정학적 가치를 평가하면서 이른바 ‘심장지역(heartland)’ 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에서 그는 “동부유럽을 지배하는 자가 심장지역을 지배하고 심장지역을 지배하는 자가 월드 아일랜드(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지배하며 월드 아일랜드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이 주장의 핵심은 동부유럽이다.

맥킨더의 심장지역 이론을 동북아시아에 원용하면 연변지역이 동부유럽에 해당한다. 지정학적 측면에서 볼 때 연변지역은 중국의 변방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핵심인 것이다.

맥킨더가 활약했던 19세기말의 지정학과 오늘날의 지정학은 확연히 다르다. 오늘날의 지정학이 더 이상 국가 중심적이 아니라는 것에서 달라진 의미를 헤아릴 수 있다. 과거의 지정학이 국가전략에 의한 단절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주변과의 소통을 도모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 연변을 맥킨더의 동부유럽에 비유한 것은 단지 지리적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연변지역은 단절의 역사에서는 갈등의 장이였지만 소통의 역사에서는 화합과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연변은 한반도와 접해 있으며 러시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동해로 진출할 경우 일본과도 마주보고 있다. 통상 동북아시아공동체 대상국가로 남북한과 러시아 일본 몽골 그리고 중국을 말하는데 연변은 이들 국가 모두와의 지리적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중심은 모든 것이 시작되는 곳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모이는 곳이다. 연변은 바로 그러한 지정학적 요충지이다. 그래서 20년, 혹은 30년 후쯤 동북아시아공동체가 구체화될 경우 연변이 공동체의 수도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른다. 연변은 동북아시아 미래를 위한 희망이다.     

4.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20세기 후반을 지배한 냉전체제가 해체되면서 세계질서는 획기적으로 변했다. 탈냉전적 상황은 그 폭발성만큼이나 국제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국민국가를 중심으로 한 단절의 시대에서 국가의 경계를 넘어 소통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는 점이다.

소통의 시대는 기존의 질서를 넘어서는 새로운 질서를 추동하고 있다. 이른바 탈영역화와 재영역화가 그것이다. 즉 구질서 하에서 획정됐던 영역들이 신질서 속에서 새로운 관계맺기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변 역시 탈영역화의 도정에 있다. 냉전체제하에서 철저하게 사회주의진영 내의 중국영역에 갇혀 있던 연변이 탈냉전상황에 따라 한중수교 등 이 지역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면서 다른 세상과의 관계맺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연변에서의 탈영역화는 아직은 경제적 영역과 문화적 영역에 한정되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연변을 오가고 조선족동포들이 취업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것도 탈영역화 과정의 하나이다.
현재로서는 연변에서의 재영역화 과정 역시 경제적 문화적 영역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조선족동포들이 어떤 정체성을 갖느냐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조선족동포들은 중국 국민으로서의 현실적 정치적 정체성을, 한민족의 일원으로서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이중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은 매우 주목되는 바이다.

조선족동포들의 재영역화는 동북아시아공동체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연변지역에서 21세기의 새로운 화두인 소통의 가치를 어떻게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연변지역이 단절되지 않고 지정학적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사통팔달의 요충지로 거듭날 수 있어야만 연변의 미래가 밝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변의 미래를 위해서는 또한 조선족동포들이 연변의 가치를 인정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그 가치를 구현하는데 앞장서야 희망이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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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백두산
날자:2008-10-11 07:33:04
곽승지박사님께서 연변에 대하여 비교적 전면적인 분석을 걸처 그 의미와 가치를 밝혔습니다.좋은 글입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이래 연변은 지금까지 의연히 중국조선족의 중심지로서 문화,교육분야에서 중국조선족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뿐 아니라 민족정책 락실과 민족경제 발전에도 마멸할수 없는 기여를 했습니다.오늘의 조선족이 자기말과 글을 고스란이 지키고 문화를 전승발전시키고 있는것은 연변이란 이 중심을 떠나선 상상 조차 할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조선족내부의 일부에서 연변에 대한 부당한 평가는 진정 심사숙고할 문제가 아닐수 없습니다. 나는 4년전에 독일 커사커(프란크프르트에서 약 100킬로 떨어진 곳)에 가서 회의에 참가한 후 베를린에 올라가서 동포들을 만난 일이 있습니다.이남,이북에서 온 분들을 만났고 조선족도 만났습니다.그런데 연변사람은 없었지요.조선족 대부분은 로시아를 걸쳐 독일로 들어 간 흑룡강 사람들이 었습니다.하루 "김치식당"(한국인이 경영하는 힌식관)에서 조선족들을 만났는데 내가 중국에서 회의를 온 조선족임을 알고 주동적으로 접근하면서 속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이 있었습니다."중국에서 회의를 온 조선족분을 처음 보았다"느니,"여기서 연변조선족이라 하면 한국기업에 취직을 못한다"느니,자기는 연변사람이지만 여기서는 흑룡강사람으로 보낸다고 말을 했습니다.나는 깜작 놀랐지요.이 머니면 유럽에 와서 까지 조선족 내부를 연변사람 흑룡강사람으로 쪼개면서 연변사람을 멸시하는것은 도대체 무엇때문인가?어느때부너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연변사람들의 책임은 어느정도이고 이 문제를 응당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를 고심한 때가 있었습니다.곽박사께서 이미 적지 않는 해답을 내놓았습니다.다만 이런 갈등을 조작하고 류포하는 근원과 도경을 파 헤치지 못한것이 하나의 흠이라 하겠습니다.내 뜻은 결코 민족내부의 조화와 단결이 없으면 우리민족이 "하나로" 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생존발전도 힘들것이라는 뜻입니다.여기서 일부 한국인들의 부당한 작용을 간과해서는 안됨을 똑똑히 알아야 합니다.즉 연변사람들의 자기반성,기타 산재지역분들의 정확한 인식,한국인들의 올바른 자세가 필요합니다.연변은 력사적으로 보나 현실적으로 보나 그저 간단히 연변사람의 연변이라고 봐서는 안됩니다.연변은 전 중국 조선족의 고향이고 조선족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다.그리고 곽박사가 이야기 한 그런 연변으로 봐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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