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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제5장 연변 및 조선족에 대한 한국의 시각
3. 연변과 조선족 동포를 위한 변론
0. 왜 멀어져 가나
우리사회에서는 최근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배타적‧부정적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난 10수년간 그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우여곡절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만남이 지속되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긋나기 시작했으며 조선족동포들의 행태에서 장점보다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연변사회와의 교류 초기 한국사회는 조선족동포들을 맞이하면서 대체로 동포애를 가지고 친근하게 대했었다. 그러면 이와 같이 상황이 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3가지 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의식과 행동양식의 차이이다. 조선족 동포들은 사회주의 중국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같은 민족으로서 민족문화를 유지하고 우리 말과 글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들의 의식과 행동은 사회주의적 가치관과 생활양식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다. 따라서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둘째는 같은 민족이라는 감정에 지나치게 경도됐었다는 점이다. 아직도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 국가임을 자랑하는 우리에게 있어서 민족은 최상의 가치다. 민족적 동질성에 대한 그 같은 의식은 재외동포들에 대해 각별한 마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냉전체제하에서 이념을 달리하는 중국에서 수십 년 간 소식도 모른 채 살아온 동포들을 어느 날 갑자기 맞이하게 되어 그들을 무작정 반기는 것은 우리의 오랜 전통에 비추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그 강도를 점점 무디게 할 뿐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던 것이다.
셋째는 조선족동포들과의 교류가 상호적이지 않고 일방적이었다는 점이다. 좋은 관계는 주고받는 것이어야 한다. 엄격한 상호주의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말로주면 되로라도 받으려는 것이 인간의 심사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관계는 필연적으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우리사회와 조선족사회간의 관계는 적어도 한국사회 내에서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로 인식해 왔다. 이는 일부 조선족 지식인들 사이에서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의 3D업종에 종사하며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등 크게 기여해 왔다고 주장하는 것과 충돌된다.
교류 초기에는 이러한 문제가 간과될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감정적‧심리적 측면만이 문제의 전부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책적인 문제를 포함해 교류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문제들도 우리사회가 조선족동포들에게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들이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사회가 조선족동포들에 대한 불만은 무엇이며 그런 부정적 인식이 왜 생기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되짚어보아야 할 때이다. 조너선 색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와 다른 문화 속에서 다른 삶을 살아온 조선족동포들의 고통과 원망을 귀담아 들으며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우리와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우리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잘못 생각한 것은 없는지 또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것은 우리사회가 조선족동포를 껴안고 함께 동북아시아시대를 만들어가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제5장 조선족에 대한 한국의 시각 글싣는 순서
1. 한국의 재외동포정책과 조선족정책
0. 재외동포정책 추진과정
0. 재외동포정책의 내용과 특징
0. 조선족정책과 문제점
2. 한국의 조선족사회에 대한 인식
0. 조선족에 대한 이해와 편견
0. 문화적 우월성과 한국중심주의
0. 한국사회를 보는 조선족의 시각
0. 조선족사회의 대응
- 연변으로부터의 부메랑
- 탈 한국화에서 친 중국화로
3. 조선족동포를 위한 변론
0. 왜 멀어져 가나
0. 무엇이 문제인가
0. 왜 돈을 쫒나
0. 왜 중국국민인가
0. 왜 위장결혼하나
0. 왜 한국전쟁에 참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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