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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조선족 동포에 고함』
조선족동포에 고함 20
한국사회를 올바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곽 승 지 연합뉴스 영문북한팀장, 정치학박사
<동북아시아 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저자
이분법적 사고
사람들은 세상에 대해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데 익숙합니다. 선과 악의 문제나 옳고 그름의 문제는 물론 내편 네편으로 편을 가르는데 이르기까지 가히 그 한계를 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이분법적 사고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고방식의 편의성이 한몫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시켜 간단하고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는 매력이 사람들로 하여금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제한된 사고력도 이러한 매력에 가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이분법적 사고가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이분법의 역사이자 저항의 역사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문명사적 진보를 이루었다고 말하기도 하니까요. 문제는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함으로써 새로운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이분법적 기준이 집단적 차원으로 확장되면서 갈등 역시 심화되는 형태로 발전하는 데서 그런 사례를 접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확장된 기준은 그 집단의 지배논리로서 집단 내부의 결속을 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집단 간 소통을 가로막아 상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구조화함으로써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역기능을 낳기도 합니다.
한국 사회와 조선족사회간의 갈등도 이분법적 사고로 인한 상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인과 조선족 공히 지나치게 자기중심적 사고에 매몰되어 상대를 올바로 바라보려 하지 않으려는데 있습니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대신 홀대하고 배척함으로써 자신만을 정당화하고 자신의 그릇된 생각마저 합리화합니다. 결국 모든 문제의 책임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한국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대한 조선족사회의 인식은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과도 같습니다. 일부 조선족동포들이 세운 기준에 따라 한국인과 한국사회가 평가되고 곧 조선족사회 전체에 일반화되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니까요. 한국사회의 양극단만 바라보지 그 중간에 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 현상들 중에는 한국을 지독하게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흔히 접할 있습니다. 이런 행태는 다분히 감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에 치우쳐 올바른 바라보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현재와 미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사정이 달라졌지만, 인구 5천만 명이 넘는 국가들 중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은 세계 6개 나라 중의 하나입니다. 인터넷시대의 선두주자답게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역시 세계 6위에 올라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 4천만 달러를 이룬 세계적인 수출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는 1964년에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후 44년 만에 40배 증가된 경이적인 기록입니다. 한국은 또 2차 세계대전 이후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로 불리기도 합니다. 지난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 부침의 시련은 있겠지만, 한국의 미래 또한 창창할 겁니다.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
조선족 당신이 한국사회에 대해 갖는 불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불만 중 적지 않은 부분이 한국인과 한국사회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점도 잘 압니다. 그러나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조선족사회와 엄격히 구별하여 부정적 배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결코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민족으로서 한국인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당연히 한국사회를 당신의 마음속에서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그것은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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