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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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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일언 중천금”이라 하거늘
2012년 05월 16일 09시 36분  조회:3329  추천:0  작성자: 리명근

      중국의 전고에는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것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자못 감동적이여서 항간에서 미담으로 널리 전해지고있다.
      어느 하루 미생이라는 사나이가 한 녀인과 백년가약을 맺고저 다리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헌테 미생이가 그 녀인을 기다리고있을 때 홍수가 마구 밀려왔다. 길가던 사람들이 어서 홍수를 피하라고 여러번 권고했건만 미생은 이곳에서의 만남을 기약한 자기부터 남과의 언약을 지키지 않아서야 되겠느냐 하면서 그 자리를 뜨지 않았다. 홍수가 밀린후 사람들은 다리밑에서 미생의 시체를 발견하였는데 그는 두손으로 다리기둥을 꼭 껴안은채 숨졌다.
       “미생지신”의 전고는 사내대장부의 한번 약속은 천금보다도 무겁다는 뜻으로 약속을 하였으면 반드시 리행해야 한다는것을 비겨 이르는 “장부일언 중천금”이라는 우리 말 속담의 뜻풀이와도 가까운것이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신용이 목숨보다 중요한것으로서 그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꼭 지켜야 한다는 일리를 후세사람들에게 깨우쳐주려는 시도가 분명하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링컨이 중학교를 다닐 때 공부성적이 수수하였다. 졸업식에서 미모의 반주임녀선생님이 많은 학생들앞에서 성적이 제일 좋은 남학생한테 키스를 해주자 숱한 남학생들은 부러운 나머지 질투까지 하였다. 공평하지 못하다고 제일 먼저 불만을 느낀 학생이 링컨이였다. 그러자 녀선생님은 그에게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노력하세요. 링컨학생이 사회에 진출하여 뛰여난 일을 해놓으면 제가 꼭 키스를 선물하지요.”
       그후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링컨에게 녀선생님이 축하신을 보내오자 링컨은 답장을 유모아적으로 썼다.
       “선생님은 아직 저한테 키스를 빚지고있습니다!”
       ......
     
       귀주성 동인시에서 있은 진실한 이야기이다. 어느 한 학교의 고중 1학년 학생이 자기보다 다섯살 이상인 젊고 예쁘장한 처녀선생님에게 청혼편지를 썼다. 어이없는 편지를 받은 선생님은 그래도 학생의 기분을 잡쳐 학업에 영양줄가봐 관심하는 견지에서 소문을 내지 않고 청혼편지를 되돌리면서 슬그머니 말했다.
       “학생은 미숙하니깐 대학에 붙으면 혼사를 담론하자요. 되죠?”
게으름없는 노력으로 마침내 대학에 붙은 학생이 녀선생님을 찾아 다시 청혼을 하자 그녀는 샐쭉 웃으면서 귀띔해주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생에 붙은후 혼사를 담론하면 좋지 않을가요?”
       몇년후 학생이 연구생시험에 합격된후 미모의 녀선생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한 몸이였다. 녀선생은 제자가 미련을 버리지 않고 다시 찾아와서 청혼할줄은 생각밖이여서 인차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를 철저히 포기하도록 깨우쳐줄 심산으로 말했다.
       “저한테 남편이 있어요. 그가 사망되면 당신한테 재가하지요.”
       예전에 말했던것처럼 녀선생님의 말은 우스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학생은 진정으로 믿었것이다. 어느날 밤중에 그 학생은 마침내 녀선생님의 신랑을 살해하였다.
       ......
      
       선생님의 키스는 학생을 황홀한 꿈을 꾸게 하는것이다. 그 키스는 어린 링컨에게 분발하여 앞으로 나가도록 떠밀었다고 할수 있다. 귀주성 녀선생의 약속과는 달리 링컨의 녀선생님의 약속은 실현될수 있는것이였다. 가령 후날 링컨이 정말 키스를 요구해도 녀선생님을 궁지로 빠뜨릴 일은 없을게 아닐가.
       그러나 고중생의 청혼에 응하여 안겨준 녀선생님의 약속은 실현될수 없는것이다. 그녀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는걸 뻔히 알면서도 소홀하게 약속하였기에 비극이 생기고야만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사랑의 비극이 아니라 위약의 비극이다.
       우의 실례에서 볼수 있다 싶이 우리 모두가 실행할수 없는 언약은 가급적으로 삼가하고 신용을 꼭 지켜가면서 생활을 꾸미는게 자못 중요하다.
       헌데 옛사람들도 그처럼 중히 여겨오던 신용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는 어느때부터인지 먼지가 보얗게 낀채로 어느 구석에 처박혀있음을 직감하지 않을수 없다. 간혹 거리에 나가 물건을 사자해도 가짜, 위조, 저질 상품을 살가봐 우려가 침침하다보니 즐거운 쇼핑기분이곤 없어지군 한다. 또한 이웃사이, 친구사이, 관계단위사이에 가장 간단한 경제거래가 있어도 장차 “유력한 법정증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기어이 차용서나 담보서 같은걸 써받아야 직성이 풀리는걸 어찌할수 없는 일이가 아닌가? 사회적공익활동을 조직하고서도 초청을 받은분들이 아무런 연고나 기별도 없이 제나름대로 오지 않을가봐 근심이 태산같아 전화통에 반나절 매달려 “전화싸인”까지 받아야 발편잠 잘수 있는게 오늘의 현실이다. 서로간에 믿음이 없고서야 이 세상을 어떻게 함께 꾸며 갈수 있으랴. 하여튼 신용이 결여된 우리의 생활은 어쩐지 숨막히고 가슴이 답답해나지 않을수 없다.
       사소한 문제는 관계치 않더라도 WTO에 가입하여 국제시장경쟁에 휘말려든 나라나 우리 매개 공민들에게 있어서 신용은 국제시장에 드나들수 있는 비자와도 같다고 할수 있다. 신용만 없다면 국제시장은 우리한테 영원히 문을 열어주지 않는건 물론WTO란 이 예리한 칼에 우리의 경제는 엄중한 치명상을 입고 쓰러지고말것이다.
       더 깊이 말해서 오늘날의 신용은 생존의 최후방선이기도 하다. 이 방선만 돌파되는 날이면 질서정연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휩싸였던 우리 생활은 그 기반이 흔들이여 빛을 잃게 되고항상 불안정한 상태에 처하게 되며 무서운 생존의 위기감을 초래한다. 한 나라의 존엄을 내세우자면 사람마다 자기의 신용을 잘 지켜야 한다. 우리 매개 공민들을 놓고 말하면 나라의 존엄과 신용을 지켜나가야 할 신성한 의무를 짊어져야 할 주인 즉 그 존엄과 신용을 실제로 지켜가야 할 임자들이다. 우리 모두 국가의 존엄과 민족의 생존을 항시 념두에 두고 자신의 신용의 이미지를 이 세상에 환하고 새롭게 밝혀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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