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홍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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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산 송(颂)
2015년 07월 02일 04시 52분  조회:4191  추천:1  작성자: 방홍국
모아산 ()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아산은
한껏 나래를 펴고
바야흐로 땅을 차고 비상하려는
한마리 붕새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흡사
연길과 룡정사이에 누운
미인의 젖가슴 입니다.
 
봄이면 푸른 가슴이
터질듯 부풀어 오릅니다.
비오는 날이면
높은 가슴이 하늘에 맞 닿기도 합니다.
 
곱게 단풍으로 갈아 입고
련인을 기다리는 소녀 같이
조바심에 불타는가 싶다가
어느새 소복단장을 하고
길 떠난 랑군의 귀가를 기도하는
녀인 같이 숙연합니다.
 
서남으로 뻗어내린 자락에
만무 과원이 펼쳐 있어
꽃피는 계절 모아산은
허리엔 푸른 솔밭띠를 두르고
치맛자락엔 하얀 사과배꽃이 물결치고
머리엔 울긋불긋 오색꽃이 만발한
나름 멋부린 봄처녀입니다.
 
추색(秋色)이 깃든
모아산 솔밭은 천하절색입니다.
적송,흑송이 쭉쭉
촘촘하지도 헐헐하지도 않고 울창합니다.
푸른 솔밭에 간간이 노랗고 빨간
참나무,단풍나무와 키작은 싸리나무들
올리다 보면
파란 하늘은 나뭇가지에 가려져
쪼각 쪼각 떨어져 있고
햇빛은 빗발처럼 쏟아지다
혹은 잎새에 혹은 가지에 부딪혀
부셔져 내립니다.
사각사각 락옆 밟는 소리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 오는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
속세를 훌쩍 떠나
원시림을 걷는 기분입니다.
 
시내 버스로 도심에서 불과 반시간 거리에
바람이 불면 파도소리를 내는
드넓은 소나무숲이라니!
세상천지에 여기 말고 또 있을까?
복 받은 연길시민들입니다.
 
60여년전 수많은 사람들이
주덕해 초대주장을 따라
민둥산에 나무를 심으며 흘린 땀이
마르지 않는 샘으로 솟아 나는
아- 모아산!
 
산아래 연변호텔에서 산봉까지 한시간 반
산허리 민속촌에서 산봉까지 한시간
산어깨 버스종점에서 산봉까지 반시간
높지도 낮지도
가파르지도 밋밋하지도 않아
년령에 따라
몸상태에 따라
편히 등산하기에 안성 맞춤입니다.
산정상에 오르면
사방 수십리가 한눈에 안겨 옵니다.
뭇산들을 멀찍이 둘러 앉혀 놓고
혼자만 넉살 좋게
사람들 곁으로
턱 하니 다가와 앉았습니다.
 
따뜻한 계절 모아산에 가면
행복에 겨운 이들로 가득합니다.
삼삼오오 얼굴이 상기되여 등산하는 사람들
북치고 장구치고 노래하고 춤추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도시락을 펼쳐 놓고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는 가족들
엇싸! 였사!두편으로 나뉘여 신나게 제기를 차는 사람들
깔깔 거리며 유희를 노는 련인들
 
그리고 여기 저기 날아 다니는 새들과
나무타기를 하는 다람이들과
그물을 거두다 말고 잠깐 해빛을 쪼이는 거미들과
몸보다 무거운 짐을 거뜬히 들어
로동을 희열로 승화시키는 개미들과
….
 
지금은
모아산에 봄눈이 내립니다.
송이송이 소복이도 내립니다.
 
나무가지마다에 하얀 살이 돋아 납니다.
 
산이 봄을 잉태합니다.

2015년 2월21일 눈내리는 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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