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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며
방홍국
참으로
많은 세월 헤매였지요
이제는 가는 일만 남았소이다
바라다 보니
걸을만 하외다
걸어 봄즉 하외다
세상 길 다 그렇듯
곧다가 굽이지고
숨막히는 오르막에 날듯한 내리막
때로는 뙤약볕 고비사막을 가로 질러야 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꽃과 푸른 산이 반기는
가는 길에 무더위와 추위와 서늘함과 따스함이 있는
뭐 그러루한 길이외다
길이 얼마나 먼지
끝가지 가기는 하겠는지
그 끝이 육진지 바단지
끝에 사람들이 있기는 한지
있다면 어떤 사람들이 살며
이방인인 나를 맞아줄것인지 쫓아낼것인지
딱히는 모르웨다
다만
여태껏 남에 이롭고저 한 양심이 그리 가라 하고
개미같이 미미하게나마 모아둔 재주가 그리 가라 하고
하늘이 가라 하고
땅이 가라 하는 길일진대
끝이 차마 나쁘기야 하랴는
믿음 하나 지팽이 삼아
가려함이 웨다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리다
길에서 친구를 만나면
느티나무 그늘아래서 느긋이 막걸리도 마이리다
가끔씩 길가에 낯선 초가집에 들러 집주인과
달빛에 투망 던져 고기잡이도 하리다
이쁜 꽃이 있으면 내음도 맡고 만져도 보고
머리위에 종달이가 재잘거리면 같이 놀다 가리다
깊고 시원한 계곡이면 해질녘까지 몸 담그다 가리다
눈이 내리면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려
송이송이 눈꽃이
뛰는 심장위에 내려 앉게 하리다
하얀 눈밭을 자박자박 밟아서
사랑하는 사람들 이름을 새기기도 하리다
참을수 없이 힘들면
주저 앉아 누구라 없이 원망도 하리다
어쩌면 후회도 있겠지요
되 돌아 가고프기도 하겠지요
그때면
길옆 흐르는 강물에 손을 내밀어 잡고
다시 일어나 나아 가리다
자 그만 일어 서야지요
가서 좋으면
맞이하러 오리다
2007년8월11일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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