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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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2008년 07월 19일 11시 33분  조회:5152  추천:440  작성자: 김범송
 

  현재 중국국적을 가지고 중국본토와 해외에서 살고 있는 200만 조선족(중국동포)들에게는 한국과 조선(북한)이라는 분단된 두 고국을 갖고 있다. ‘잘사는’ 한국과 ‘못사는’ 조선 모두 중국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에게는 소중한 존재로, 혈연과 문화 및 경제적인 측면에서 불가분리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지니고 있다. 중국 소수민족의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조선족은 한민족의 일원으로 같은 조상을 가진 한겨레이며, 피를 나눈 백의민족이다.


  최근 재한중국동포사회와 중국조선족사회에서 갈수록 팽배되어가고 있는 반한(反韓)감정과 고국에 대한 불신, 혐오와 반목질시에 많은 지성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많은 동포들이 고국의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한중 조선족사회에는 고국에 대한 불만과 고국동포 한국인에 대한 지나친 염오 및 노골적인 적대감이 편재되어 있다. 현 (불신)상태가 지속되고 악화일로로 발전해간다면 가뜩이나 사분오열된 한민족은 또 다른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불행한 현실이고 걱정스러운 현황이다.

 
  고국은 조상 적부터 대대손손 살아왔던 고향의 나라로, 문화적 뿌리와 역사적 혈연관계가 얽혀져 있는 곳이다. 현재 한민족의 문화와 생활습관을 보유하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은 한중 수교 후 그동안 격조했던 고국을 대량 방문했고, 노무송출과 친인척 초청 등 불·합법체류를 통해 경제가 발전한 한국에서 경제적 부(富)를 이뤘다. 한편 언어가 통하고 문화의 근저인 고국에서 조선족동포들은 한민족의 문화적 동질감과 정체성을 확인하였고, 시장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의식전환을 통해 ‘부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2007년 한국정부는 해외동포인 중국조선족들에 대한 우대정책으로 방문취업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따라서 한국에 친척관계가 없는 무연고동포들이 시험과 추첨을 통해 고국에서 합법적인 체류와 취업이 가능해졌고, 많은 중국동포들이 불법체류자 딱지를 떼고 그동안 전전긍긍하던 생활의 불안 속에서 해탈되었다. 현재 40~50만(귀화포함)의 방대한 중국동포들이 고국에서 타운을 형성해 떳떳하게 생활하고 있고, 자신들의 부지런한 노동으로 ‘코리안 드림’을 이뤄가고 있다. 이 또한 고국이 우리에게 부여한 혜택이다.


  재외동포정책의 적극 추진 및 혜택 속에는 고국의 따사로운 동포지정과 사랑이 숨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부인해서는 안 된다. 물론 현재로선 일부 허점이 있고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지만, ‘주는 이’의 ‘당연한’ 배려 속에 ‘받는 이’의 감사함과 의무감이 동반되어야 한다. ‘잘 사는’ 고국의 인색함과 일상차별 및 사회적 기시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의 자세와 준법의식, 생활상의 비리와 저속한 언행들을 우선적으로 자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의 중국진출은 조선족의 발전에 무궁한 기회와 발전공간을 제공해주었으며, 많은 조선족들이 고국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경제이익을 포함한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작금의 현실이다. 현재 중국연해지역과 대도시에 50~60만의 조선족동포들이 진출하여 새로운 삶의 근거지를 개척하고 있는 것도 한국기업의 이 지역의 중국진출과 무관하지 않다. 1990년 중반 이후 많은 조선족 젊은이들이 한국기업에 취직하여 한국기업이 중국에서의 발전과 성장에 도움을 주었으며, 점차 생활기반을 확장해나갔던 것이다. 


  조선족집거지 연변조선족자치주를 비롯하여 중국전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은 한류의 전파자이자 혜택의 당사자이다.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선족엘리트들 중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 유학했으며, 고국에서의 생활체험을 통해 한중 경제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많은 조선족들은 안방에서 한국드라마를 시청하고 있고, 한류문화의 정수를 향수하고 있다. 중국동포들의 고국에서의 수입은 후대교육의 직접적인 경제내원이 되었고, 최근에도 많은 이들이 자식을 한국에 보내 우수한 고국문화를 배우게 하고 있다.

 

  현재의 반목·불신관계는 장기적 관점에서나 단기적 시각에서 놓고 보아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국과 해외동포의 관계는 ‘물과 고기의 관계’로 서로가 원하는 불가분의 유대관관계이며, 고국과의 원활한 관계유지는 중국조선족들에게 있어 필수적이다. 게다가 최근 조선족사회가 맞고 있는 인구감소와 민족교육 퇴보 및 지역경제 슬럼프 등 위기상황에서 고국과의 교류와 상호의존 및 합작보완은 현존하는 조선족사회 위기를 극복하고, ‘제2 도약’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 및 발판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민족문화의 뿌리가 있는 고국은 700만 해외동포에게 소중한 존재로, 특유의 조선족정체성이 보전되고 타민족에 동화되지 않는 한 고국의 흥망성쇠는 민족의 존망과 직결된다. 중국국적을 가지고 중국공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족동포들은 ‘조국’과 고국 사이에서 명지한 선택과 함께 중개자·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며, 현재 남북으로 분단된 두 고국 사이에서 민족화합의 성스러운 사명에 가교작용을 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가 부여한 숙명적 운명이다. 


  요컨대 200만 조선족과 7000만 고국의 상부상조·공생공영관계는 서로가 이익을 얻는 윈-윈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반면 반목질시와 사분오열은 공동쇠퇴를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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