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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황사(黃砂)
김범송 한국외대 외래교수/사회학 박사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바로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 사이에 자주 회자되며, 이웃나라에서 무료로 수출해주는 자연공해·황사다. 요즘 전철 속 잡상인들은 황사용 마스크를 파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 언론들은 중국산과 황사를 한국인들의 생활근저를 ‘위협’하는 중국발 2대 ‘악재’로 지적하고 있다.
황토지대나 사막 등지에서 발생한 미세한 토양입자가 대기 중에 수송되어 낙하하는 자연현상인 황사는 중국의 신강의 타클라마칸 사막과 몽골고원의 고비사막, 황하 상류의 아라산 사막 및 몽골과 중국의 넓은 건조지대 등에서 발생하는 ‘모래바람’을 가리킨다. 황사는 한반도와 일본 및 미국 본토까지 영향 주는 공해로, 경제개발 및 환경문제와 직결되는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한반도에 불어오는 황사는 주로 아시아대륙 중심부에서 발원한다. 발원지에서 모래폭풍이나 강한 바람으로 황사 현상이 발생하면, 발생지역의 사막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 토양이 바람에 휩쓸려가면서 표토가 유실되고 비옥한 토양이 메말라 식물이 자라지 못하며, 식생이 파괴되어 토양의 사막화가 진행된다. 중국의 황하 중류에서만 매년 20억 톤에 달하는 토양이 유실된다고 한다.
황사는 시정 장애와 호흡기 질환, 눈 질환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황사에 포함된 미세입자들이 대기 중 화학반응을 일으켜 각종 산화물을 생성해 흡연자의 만성기관지염을 악화시키고, 노인과 영아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반면 황사 속에 섞여 있는 석회 등 알카리성 성분이 산성비를 중화함으로써,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고 식물과 해양 플랑크톤에 유기염류를 제공한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로 부상한 황사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자연공해이다.
현재 중국정부는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황사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 한국과 일본 등 국가도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근본적 해결책은 없는 상태이며, 현재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방풍림의 조성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m 높이의 방풍림을 조성할 경우 방풍림 뒤쪽 20m 이내의 황사를 완화시킨다.
중국정부는 서부개발 프로젝트에서 생태환경 복원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15%가 넘는 1억 5000만㏊가 사막지역이므로, 이 방대한 지역에 단기간 전부 방풍림을 조성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황사로 인한 사막화의 확대가 가난한 지역주민의 목축 및 연료벌채 등 인위적 요인에 기인하며, 지역주민의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딜레마도 있다.
토양 사막화와 더불어 황사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우리 실생활에 등장하고 있다. 우선 황사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여있는 중국의 피해가 가장 크므로, 중국정부의 관련대안과 해결책이 시급하다. 또한 한국·일본 등 인접 피해국도 사막화 방지노력이 성공하도록 기술지원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황사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연구와 관측 및 예보기능의 강화조치가 필요하다.
중국과 몽골은 황사의 ‘발원국’이자 최대의 피해국으로서 심각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환경문제는 국경을 초월하여 인류가 공동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는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환경친화적 자연과 공존해야지만, 때론 자연이 ‘선물’로 주는 공해를 정복해야 한다. 황사 피해로 인한 사회문제는 문명사회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본문은 2011년 4월 11일 [人民日報 海外版/한국판]에 발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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