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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
김 광림의 버클리통신 (8)
UC버클리에서 생각하는 동아시아 대학의 국제화
UC버클리의 국제화
노벨상 수상자수나 국제적인 대학평가에서 미국은 항상 압도적인 우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고등교육 수준이 높다는 의미인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미국에 와 있으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있다. 나는 미국 대학들의 높은 국제화 수준이 그 원인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미국의 대학에서는 약 60만명 정도의 외국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고, 세계 각지에서 학자들이 모여오고 있다. 또 미국은 외국에서 모여온 두뇌를 활용하기로도 유명한 나라이다.
내가 방문학자로 와 있는 UC버클리는 미국의 명문대학교중의 하나인데, 이 대학교의 2008년도의 통계에 의하면 재학생이 35,000명이상 이고 그중에 아시아계의 학생비중이 40% 정도이며, 외국국적 유학생수 2,700여명, 외국국적 방문학자가 약 2,800여명이 된다고 한다. 미국이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이라 여러인종의 학생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외에 외국국적의 유학생수, 방문학자수가 수천명씩 된다는 것은 놀라울만한 수치이다.
대학의 국제화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유학생수, 외국인 교수・방문학자수가 중요한 척도라 할수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UC버클리는 동아시아의 어느 대학들보다도 국제화에서 앞서 있다고 볼수 있다. 이만큼 세계 각지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오니 대학의 강의가 활기를 띄게 되고 다양한 사상과 가치관이 수시로 접촉하고 교류하게 된다.
동아시아에서의 대학의 국제화
동아시아의 대학들에서도 국제화는 주요화두이고 여러 방법을 통하여 추진되고 있다.
수선 각 대학들에서 유학생 유치에 공력을 많이 들이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경우를 보면, 명문대학들은 해외 우수인재의 유치와 대학의 국제평가를 높이는 수단으로 유학생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고, 보통수준의 사립대학들은 학생수를 충원하는 차원에서 해외유학생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학생들에 대하여 각종 우혜조치를 취하거나 유학생을 많이 송출하는 나라에 대학사무소를 개설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런한 노력에 힘을 얻어 근년에 일본의 외국유학생수가 10만명, 한국의 외국유학생수가 6만명을 넘어섰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 세계적인 중국어붐 덕에 2008년에 22만명을 넘는 외국유학생을 받아들이면서 세계 유수의 유학생 수입국이 되었다.
그런데 일본과 한국의 경우, 유학생의 국적별로 보면 현저한 편향이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외국유학생의 80% 이상이 중국・대만, 한국에 집중해 있다. 한국은 6만명 넘는 외국유학생의 3분의 2 이상이 중국출신이라 한다. 중국의 경우 외국유학생의 국적이 다양한 편이나 (중국에 유학하는 학생수가 많은 나라는 한국, 일본,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중국어 연수만이 아니고 중국에서 대학의 정규과정을 공부하는 유학생은 아무래도 한국, 일본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이것은 미국 대학들의 유학생 국적이 비교적 다양한데 비하면 현저한 대조가 된다. 왜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여기에는 미국 대학들의 교육수준이 높다는 요인외에 영어의 문제도 있는 것 같다. 이미 영어가 국제공용어가 되었으니 비영어권의 나라들에서도 영어권에 유학을 하면 언어적인 장애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국제공용어인 영어를 잘 배울수 있다는 이점도 생긴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으로 유학을 할 경우, 해당국가의 언어를 새로 배워야 하는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 동아시아의 대학들이 세계에서 널리 유학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이 바로 이런 언어적인 장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면에서는 영어권의 대학들이 언어적인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영어는 해외유학생을 받아들이는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대학들의 교유수준을 높이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그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인 대학랭킹 평가에서 홍콩이나 싱가폴 대학들의 평가가 중국, 일본,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들 대학들이 영어로 강의를 하고, 영어로 논문을 발표하기에 국제적인 평가기준에 보다 접근하기 때문이다. 실질적인 교육수준, 연구능력에 있어서 중국, 한국, 일본의 대학들의 수준이 낮은것은 아니지만, 국제공용어가 된 영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는 가지고 있는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수가 없게 되었다.
이런 언어적인 장벽을 없애려고 중국, 일본, 한국의 명문대학들에서는 영어강의를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100% 영어로 강의를 시도하는 대학도 있고, 학부나 전공에 따라 100% 영어강의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대학들에서는 학생들이 해외연수를 많이 나가고 있는데, 이 경우도 영어연수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대학들 사이에서는 학생간의 상호교류 프로그램도 영어로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동아시아의 전통사회에서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한문과 한자를 매개로 한 필담이 의사소통의 주요수단이였지만, 이제는 영어가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동아시아 대학들의 영어강의 실태를 보면, 이공계열이나 경제학, 벌률 등 사회과학 분야는 그래도 실시하기가 쉬운 편이지만 인문과학 분야는 독자적인 학문체계와 전통을 이루어오고 있기에 영어강의가 쉬운 편이 아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영어강의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자주 들린다. 그래도 현재의 국제사회의 현실에서는 영어가 의사소통의 필수수단이 되었기에 영어교육을 피해서는 동아시아 대학들의 국제화를 추진하기가 어렵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대학의 영어강의를 늘리고, 국제사회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고 학문적인 대화를 나누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동아시아 대학들의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라 할수 있다.
(2009년11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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