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http://www.zoglo.net/blog/jinzhenglong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단상/수필

재한조선족사회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2012년 05월 01일 10시 04분  조회:6318  추천:0  작성자: 김정룡

재한조선족사회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공부의 붐 바람직한 현상

 

“농어촌에 중국동포일군이 없습니다. 이유를 알아보니 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학원에 몰려갔기 때문이라 합니다.” 모 방송국 보도내용이다.

농어촌뿐 아니다. 회사, 건설업, 음식점 등 중국동포 근로자가 많았던 직장들이 요즘 들어 자리가 비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역시 임시 휴가를 내거나 심지어 직장을 그만두고 학원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동포사회에 눈길을 돌리고 있던 학원들이 기술교육생입국저조로 불경기였다가 요즘 기능사자격증 때문에 호황을 맞고 있다.

얼마나 많은 중국동포가 기능사자격증취득에 관심이 있는 걸까? 지난 4월 15일 본지가 법무부 F-4확대정책설명회를 개최한 이후로 현재까지 약 2천여 명이 상담을 받았다. 2006년 재입국프로그램 실시 때와 비슷하게 붐볐다. 이곳저곳에서 정책설명회를 개최하고 학원들이 전단지를 뿌리고 있다. 동포밀집지역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그들의 최대 관심사는 비자변경이다. 절대다수가 귀국하기를 꺼려 어떻게 하나 한국에 남으려고 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공부에 뛰어든다. 대다수가 연령대가 높아 수십 년 놓았던 공부를 하자니 실로 고역이다. 그래도 고역을 감내하고라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우리 선조들이 우리한테 물려준 공부란 낱말은 중국어 ‘工夫’에서 유래되었다. ‘工夫’란 어떤 높은 차원의 경지를 뜻한다. 일본인은 공부를 벤쿄(べんきキょウ)라 하는데 한자로 ‘면강(勉強)’ 이라 적는다. 이 ‘면강(勉強)’이란 어휘는 글자 그대로 억지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일본인은 공부를 일종 억지행위라고 간주한 것이다. 어찌 보면 공부는 억지로 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공부에 취미가 없는 사람은 공부한다는 것이 실로 죽을 맛이 나는 억지노릇이다. 특히 요즘 재한조선족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기능사자격증취득 때문에 학원에 몰려드는 붐은 우리말 ‘工夫’보다 일본말 ‘勉強’이라 할 수 있다.

사정은 이해 가지만 ‘勉強’으로 출발하여 ‘勉強’으로 끝난다면 실패이다. ‘勉強’으로 출발하였으나 ‘工夫’로 전환되지 못하면 성공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비록 ‘勉強’으로 출발하였으나 하다보면 즐겁고 재미있는 ‘工夫’로 바뀌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工夫’가 되었든 ‘勉強’이 되었든 단순노무일군이 주력이던 재한조선족사회에 배움의 붐이 일어났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남편이 주말이면 친구 만나 술을 마시고 허송세월을 보내던 것이 요즘 학원에 나가기에 술을 마시지 않아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한 중국동포 여성의 말이다.

어떤 방식이든 배움은 좋은 일이다. 재한조선족사회가 변화하고 높은 차원으로 승화되는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의 문명평론가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인류는 지금까지 농업혁명에 의한 제1의 물결, 산업혁명에 의한 제2의 물결이라는 대변혁의 물결을 경험했고 금후 20~30년 사이에 과학기술 및 정보화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앨빈 토플러의 예측대로 우리는 제3의 물결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재한조선족사회 절대다수는 제3의 물결과는 거리가 멀다. 몸으로만 때우는 단순노무에만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재한조선족사회에서 일고 있는 배움의 붐 물결이 결실을 맺어 제3의 물결에 어울리는 사회구성원으로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1 ]

Total : 85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5 백의민족과 개고기 단상 2021-10-11 0 1611
84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2019-11-22 5 2807
83 대한민국에서 가장 솔직한 사람, 가수 조영남 2019-10-18 7 3815
82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1) 2019-10-08 2 2876
81 조선 소설『벗』을 읽고서 2018-06-06 0 3653
80 '뽀뽀 원조', 향토작가 김유정 2017-11-12 5 4272
79 조선족을 추악하게 만드는 추악한 한국영화들 2017-09-14 3 4729
78 일부 한국 언론이 재한조선족사회 망쳐놓는다 2017-08-31 3 4235
77 야단법석과 원효대사 2017-05-05 1 4122
76 영화 단평 <죽여주는 여자>를 보고서 2016-11-07 1 4397
75 재산이 얼마만큼 있으면 행복할까? 2016-08-17 1 4650
74 윤동주의 정체성은 2015-09-01 5 5985
73 "재기 재기 옵소" 2014-11-18 2 5614
72 영화 소리굽쇠 주인공 왜 죽였을까? 2014-10-28 0 5943
71 재한동포의 生日 ‘중국동포의 날’ 탄생에 부쳐 2014-05-06 5 6290
70 동포사회 이해 키워드 찾아야 2014-02-03 2 6772
69 재한조선족 왜 주눅 드나? 2013-10-22 48 8965
68 월세, 전세에 우는 재한조선족들 2013-10-17 0 6586
67 연변지명유래 해석 오류 2013-10-11 1 6708
66 조선족 將棋실력 어디까지 2013-10-08 2 6788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