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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가치와 사회적 신뢰
2020년 12월 14일 09시 33분  조회:1164  추천:0  작성자: netizin-1

글/ 박영진


박영진 약력 :재한조선족작가협회 이사. 연변대학 물리학부 졸업.1989년 대학생예술절 글짓기응모, 수필조 1등상 수상. 2018년 법무부 세계인의 날 수기공모 특등상 1등 수상. 한반도문학 신인상 수상, 동포문학 수필부문 우수상 수상. KBS한민족방송 우수상 15회 수상, 중국동포역사교육문화탐방 후기상(2) 수상

한 남자가 시골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계산하려고 주머니를 뒤졌는데 지갑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식당 주인에게 말했다. 한 시간 안에 돈을 가져와 지불해도 될까요? 늙은 식당 주인은 펄쩍 뛰었다. 돈을 당장 지불하지 않으면 신고한다고 야단이다. 식당 웨이터가 주인에게 말했다. “지갑을 깜빡하고 외출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제가 대신 내겠습니다. 전 이 분을 믿습니다.”

얼마 후 남자가 식당에 돌아와 주인에게 말했다. “이 식당을 얼마에 팔겠소?” 주인은 욕심껏 말했다. “3만 프랑이요” 그는 그 자리에서 3만 프랑을 주고 식당을 샀다. 그는 웨이터에게 말했다. “당신이 나를 믿어준 건 3만 프랑보다 더 값진 일입니다. 이제부터 이 식당 주인은 당신입니다.”

그는 평복차림으로 나왔던 나폴레옹이었다. 그의 말처럼 믿음의 가치는 금전적으로는 따질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인연이 나폴레옹과 웨이터의 인연처럼 아름다운 인연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이 허황한 아름다운 바람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무정한 사회현실은 냉혹한 것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각박한 인심과 삭막한 세상에서는 나폴레옹 같은 위대한 위인이나 의로운 의인이 나타날 수 없고 그 웨이터와 같은 착하고 순진한 사람도 살아남을 수 없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지 않으면 다행이고 길러준 개에게 물리지 않으면 행운이라 생각하며 사람들은 다들 명철보신한다.   

살다보면, 사람들은 아름다운 인연, 진정한 인연보다 바람처럼 스쳐가는 수많은 새로운 인연들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재수 없이 악한 사람을 만나 악연을 맺지 않아도 얼마나 행복하고 행운인지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모를 것이다. 나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노다지판인지 노가대판인지 하는 건설현장을 전전하면서 깡패, 양아치들을 만나기전에는 나도 몰랐다. 한국의 하늘은 항상 푸르다고만 생각했었다.

별별 인간들이 다 모여 사는 인간세상은, 풍운조화를 예측키 어려운 바다와도 같은 것이다. 이 땅의 모든 강물이 다 바다에 모이듯, 이 세상 모든 오물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이 또한 인간사회이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며 검은 돈 더러운 돈 가리지 않고,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양심도, 의리도, 믿음도 쓰레기통에 거리낌 없이 처넣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한심한 세상이다.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가진 것을 지키려고 사람들은 한사코 발악을 한다. 없는 자는 있으려 하고 없으면 훔치고 사기치고 뺏으려 한다. 부정부패와 비리, 반칙과 위법행위를 해서라도 돈만 벌면 장땡인줄 안다. 빈익빈, 부익부, 무전유죄, 유전무죄라고 법 앞에서 사람마다 평등하지 않다고들 생각한다. 사회적 신뢰가 형편없이 발바닥에 떨어져 신음하는 한국의 슬픈 현실이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 남북갈등과 동서갈등 그리고 이념갈등, 믿음과 배려가 전혀 없는 세대갈등과 첨예한 노사갈등은 세계1위, 세상도 자신도 믿을 수 없어 자살률도 세계1위, 사랑도 없어 이혼율도 세계1위, 그래서 행복지수는 세계 최하위(부탄1위),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고 생명인 한국 언론 신뢰도는 OECD(국제개발협력기구) 40개국 중 4년째 연속 40위, 그래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언론이고 쓰레기언론, 기자쓰레기(기러기)라 욕을 먹는다. 사회적 신뢰가 실추된 피해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수자라고 한다. 믿음의 가치가 금전적으로는 따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유 튜브나 페이스 북 같은 SNS 댓글 란에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제격이다’는 한국 속담이 자주 올라온다. 미친개는 제 주인도 문다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국민이 선거한 임명권자의 의사에 따르지 않고, 또 국가공무원이 직속상관에게 항명을 하고 해야 할 수사는 안하고 제 식구 감싸기와 선택적 수사, 보복 수사, 조작 수사만 한다고 분노한 국민들의 목소리라고 생각된다. 사필귀정,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라고 유아독존,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하면서 좋은 사람을 해치고 생사람을 잡는 이런 자들은 결코 좋은 끝장이 없을 것이다.

솔선수범하여 법을 지키는 모범이 되어야 할, 법을 만들고 법을 집행하는 공권력이 지들부터 법을 지키지 않고 범법행위를 거리낌 없이 하는 철면피, 몰염치, 파렴치, 후안무치한 조직이라고, 이런 조직들은 해체가 답이라고 국민들은 웨치고 있다. 국민의 지팡이, 국민의 힘이 되어야 조직이 국민의 짐, 국민의 적이 되어버린,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진드기 같은 이런 조직들은, 지들의 기득권만을 위하면서도 말끝마다 국민을 대표한다며 지껄이는 이런 조직들은 해체가 해답이라 깨어있는 시민들은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며칠 전에 YTN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프로에서 26억 전세 사는 이혜훈, ‘15년 무주택’ 설음? 이라는 보도를 했고 경향신문에서는 이혜훈 전 국민의 힘 국회의원 ‘5년째 무주택, 집주인 전화에 밥 안 넘어가’ 라는 기사를 실어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국민이 얼마나 우습게 보이면 26억 황제전세로 무주택 코스프레를 할 수 있는가? 어디서 감히 이런 말장난을 하는가? 이 정도면 가히 정신병적 현상이다. 정치인들의 이런 말장난은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지 않고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망발이다. 이런 분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내년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운운하는 현실이 대한민국의 슬픈 정치수준이다. 이런 분이 국민의 힘 중진의원이었다는 것도 치욕이지만, 세계적인 도시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게 또한 희대의 코미디이다. 

‘저를 믿으시지요? 저를 믿어주세요!’ 믿음과 신뢰가 없고 신용을 지키지 않으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기꾼(정치사기꾼 포함)들의 상투적인 기만수법이다. 더 이상 쥐에게 나라의 곡간을 맡기고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저 나폴레옹과 웨이터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우리 땅에서 우리 민족의 이야기로 꽃피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 12 10 전북김제

동북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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