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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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대충선생》과 작별할거냐?
2007년 02월 17일 16시 18분  조회:4184  추천:98  작성자: 박문희

호적의《대충 (差不多) 선생》은 20세기 초 중국인의 《대충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한 이야기이다.대충(差不多)이란 이름을 풀이해 보면 그게 그게니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이다. 《대충선생》의 행동은 이름을 닮았다. 어머니가 백설탕을 사오라고 하면 흑설탕을 사왔다.꾸중을 들어도 똑같은 설탕인데 무얼 그러느냐며 딴전을 피웠다. 커서는 회계사로 일하며 《십()》과 《천()》을 종종 바꿔 썼다. 주인이 화를 내면 《한 획 차이에 불과한데》라며 투덜거렸다. 그런 그가 병이 났다. 가족에게 《왕()》씨 성의 의사를 모셔오게 했다. 한데 수의사인 《왕()》씨를 잘못 데려왔다. 결국 병든 소 취급을 받다 죽게 된 《대충선생》이 마지막 말을 남겼다.《산 자나 죽은 자나 별 차이 있겠는가.

 

이런《대충선생》이 세상에 태여난지 80년 하고도 6년이 지난 해 6 29일 산두대학 졸업식에서 세상이 다 아는 중국의 갑부 리가성이 《<대충선생>을 타도하자》란 제목으로 짧은 연설을 했다.

 

리가성선생은 이 명작을 재독하고 《대충선생》의 불쌍한 우매에 다시금 놀람과 아울러 《대충선생》의 수명이 너무 길어 오늘까지도 그 유령이 창궐하게 활동하고 있음에 대해,그 영향으로 오늘까지도 삶을 대충 사는 사람들이 지혜를 허무하게 랑비하고 있음을 통탄했다.

 

리가성의 동년은 전란과 가난으로 점철된 불행의 련속이였다.교장이였지만 가난한 지식인에 불과했던 아버지가 피난지 향항에서 페병으로 사망하자 15살때 학교마저 중퇴해야 했던 리가성은 한 플라스틱무역회사에 임직하여 매일 16시간씩 근무를 했었다.무슨 일을 하나 얼렁뚱땅 대강하는 법이 없는 그는 최고를 추구하는 정신으로 사업을 개척하여 오늘 54개 나라에 사원 22만명을 둔 장강그룹을 일떠세웠다.

 

부동산,전력,통신,소매,항구운수 등 업종을 경영하고 있는 리가성은 창업자들에게 한가지 일을 해도 혼신을 다해 진지하게 할것을 권도하며 무슨 일을 하나 얼렁뚱땅 대강대강 대충대충 해치우는 습관에 물젖게 되면 아무 일도 제대로 해낼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경고를 두 아들에게도 한적이 있다.아들들이 아버지 밑에서 일하겠다고 했을 때 그 요구를 과단성 있게 거절했다.

 

《나의 회사엔 너희들이 필요 없다.다들 절로 나가 창업하거라.성실성과 근면성으로 일을 개척해라.성공못하면 돌아오지 말어라.

 

하여 두 형제는 카나다에 가서 천신만고를 불사한 끝에 부동산투자 등 사업에 성공하며 드디여 카나다 상계에서 발군의 인물로 거듭난다.

 

《대충주의》사상은 인간의 령혼을 해치는 바이러스나 다름없다.목숨도 질기여서 호적선생이 당년에 그처럼 혹독하게 타매규탄하였음에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우리의 어린 세대와 젊은 세대를 령혼잠식의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

 

화장실에서 분명 냄새가 나는데도 《이 정도의 냄새야 뭐 대순가》라고 하며 손수 만든 음식맛이 별로 탐탁치 않은데도 《내입에는 이만하면 괜찮은걸》라고 하며 상품포장디자인이 개진해야 할 틈이 다분히 보이는데도 《나의 작품이 왜 이렇게 멋지지?》하고 너무 일찍 만족해버리는 일들을 우리는 자주 볼수 있다.

 

오늘 젊은이들이 운명의 멍에를 짊어지지 않으려면 반드시 《대충주의》의 위해성을 알고 일찌감치 《대충관념》과 모든 관계를 끊어버려야 한다.삶에 대한 끈질긴 추구와 참여,시련을 이겨내는 용기와 불타는 열성,인간과 사업에 대한 드높은 책임성과 뜨거운 사랑, 이것이 《대충관념》과 작별하는 최고의 약방문이다.

 

리가성은 모든 창업자들의 본보기임에 틀림없다.그의 끈질김도 더 비할데 없다.사회진출을 앞둔 대학졸업생들을 상대로 한 그의 짧은 연설의 마지막 한마디 말이 그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그 말은 이렇다--

 

《나는 평생을 다하여 추호의 드팀도 없는 정신적 목표와 뜨거운 마음으로 이어진 삶을 살것이며 절대로 <대충선생>으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런데 너희들은 어떻게 할거냐? 

<길림신문>
200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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