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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성과가 상위 1% 종업원의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믿는 경영자는 '스타형 인사정책'을 선호할 것이다. 그러나 조직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개개인의 능력보다 구성원 간 팀워크라 믿는 경영자는 '몰입형 인사정책'을 채택하는 편이 타당하다. 조직 성과에 대한 이러한 시각 차이 때문에 몰입형 조직에선 종업원 간 임금 격차가 최소화되고 스타형 조직에선 임금 격차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경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몰입형 문화를 갖춘 아시아 팀이 스타형 문화에 익숙한 서구 팀을 상대로 완승한 경기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는 이번 한국 야구팀의 선전을 계기로 경영학에 있어서 한국적 가치를 재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경영대학은 글로벌화라는 명분으로 미국 경영대학의 복사판으로 변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수 50명 중 49명이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이고, 교수 승진 및 보상도 미국 대학들이 인정하는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편수 위주로 이뤄진다. 몇 해 전부터 채용된 신임교수는 강의 역시 전과목 영어로 진행해야 한다. 수업에서는 미국 경영이론을 소개하고 미국 기업의 사례를 토의한다. 가끔 한국 기업 사례를 소개하지만, 이 역시 미국 경영이론의 틀로 바라본 한국 기업일 뿐이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지난 수십 년 무심코 미국 경영학의 전도사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왔던 것 같다.
나와 같은 경영학자들은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순식간에 도탄에 빠져버린 모습을 보면서 지난날을 복기해보곤 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미국적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는 데 앞장섰던 앨런 그린스펀과 잭 웰치가 자신의 실수를 국민들 앞에서 사과했던 사건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후 미국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대신 공적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신자유주의 대신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비(非)미국적인 정책을 폈다.
지금은 경영사상과 철학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이다. 오랜 세월 미국이 제시한 가치를 여과 없이 수용하던 우리 기업들과 경영학자들은 앞으로 잃어버린 한국의 가치 회복에 정진해야 할 것 같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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