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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을 보는 법
2011년 11월 25일 05시 13분  조회:2925  추천:2  작성자: 심이

글을 쓰는데는 생각에 집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도 적어서 세시간 이상의 시간이 통째로 필요하답니다.
그런데 요즘 도통 생각에 집중할 시간이 통째로 나질 않아 글을 쓸수가 없네요...
죄송한 마음에 오늘 아침 좋은 글 하나 마침 발견하여
이리 올립니다.

연세대학교 최문규 교수님의 글입니다.
내용이 참 아름답고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아름다운것, 소중한 것은 결국 우리 옆에 있는데 말이죠.
추운 동북의 겨울 날씨에
이 따뜻한 글을 읽으시면서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시길 바랍니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약하고 한정된 존재다. 몸을 넘어 빨리 달릴 수도 무거운 것을 들 수도 없다. 보는 것에 관해서도 이러한 한계는 똑같이 존재한다. 우린 너무 먼 것을 볼 수 없고 너무 작은 것 또한 볼 수 없다.


벽 뒤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든 피부와 근육으로 숨겨진 사람 몸 속은 더욱이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호기심과 필요에 의해 먼 곳을 보고 싶었던 사람들은 유리를 갈아 망원경을 만들었고 아예 너무 멀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볼 수 전파 망원경을 생각해 냈다.

작고 작은 세계를 보려는 호기심은 현미경으로 시작해 전자 현미경의 발명을 이끌어 냈다.사람 몸 속을 보기 위해 처음에는 가시 광선의 영역 밖에 있는 X-ray로 흐릿하게 몸 안을 보기 시작했고 얼마 안돼 그것들을 여러 장을 겹쳐 입체로 보게 하는 CT와 자기장을 이용한 MRI, 그리고 소리를 이용한 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을 계속 이어 갔다.

 

선명하지 않은 영상에 만족하지 않고 이제 작은 로봇을 몸 안에 넣어 그 안을 직접 볼 수 있는 세상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한정된 지각을 넘어 '봄'의 영역은 확장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의 보이 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과 그 것을 보기 위한 기술 덕택으로 우린 이제 거의 모든 것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오해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의 주변에는 참으로 많은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은 쉴 새 없이 변화하며 사람의 눈길을 끌려 노력한다. 우리가 생활하는 도시와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각종 매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많은 정보는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소화시킬 수 없을 만큼 많아서 이제 자연스럽게 외면하며 하루를 보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는 노력만큼이나 우리 눈 앞에 있는 보이는 것들은 보지 않는 모순된 세상에 우리는 살 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하늘 빛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저무는 초여름 저녁의 바람이 무슨색인지 제대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눈을 뜨고 있으나 보지 못하는 것은 그 눈이 보고 싶은 것만을 바라보고 일상적인 것들은 무시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 중에는 아침의 하늘 색이나 가족의 아름다운 마음 말고도 우리의 삶 속에 너무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있어 보이지 않게 된 삶의 규칙들이 존재한다. 하늘에서 가볍게 눈이 내리면 그것에 맞아 다치는 사람은 없다. 출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친구를 만나는 하루 하루의 가벼운 일들은 이런 눈처럼 가볍다. 크게 기억 나지도 심각하거나 의미가 있지 않는 눈들이 계속 내리고 시간이 오래 지나면 자신의 무게에 눌리고 눌려서 커다란 덩어리-빙하가 된다.

이 덩어리는 더 이상 눈이라기보다는 얼음에 가까워 진다. 이 빙하에 그 큰 타이타닉 호가 부딪치면 가라 앉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하루 하루는 아주 가볍고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그 당연한 것들이 오랜 시간 쌓이고 사람들의 그것들이 모이면 우리가 사는 굳건하고 고집 쎈 세상이 된다. 이 보이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그 것들을 내 건축 속에서 녹여 내는 것이 내가 건축가로 살아가는 이유이고 기쁨을 느끼는 이유다.

 

하루가 시작되면 꿈을 꾸느라 다른 사람이 되었던 몸을 샤워기의 따스한 물 아래서 추스르며 건축가로 돌아오고 또 하루 질문들이 시작된다.

 

그 시작은 기억 나지 않지만 질문하지 않고 지나간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 동안의 질문들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중요하거나 의미 있던 질문들이 있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물이 투명하지 않으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연세대 뒷 산의 나무 잎은 몇 개 일까?' 와 같은 주변에 대한 호기심에서, '왜 건물을 사고파는 단위는 부피가 아니라 면적(평)일까?', '왜 형인 내 방은 동생 방보다 큰 걸까?', '도시와 건물의 중간 영역은 어떤 모습일까?', '건물은 자연을 닮을 수 없는가?' 하는 조금 더 건축적 질문도 있다.
 

 
쌈지길

그런 질문들이 길을 연장한 인사동의 '쌈지길'로 실현되고 어린이를 위한 새로운 자연인 '딸기가 좋아'로 만들어 진다. 곧 완성되는 숭실대 학생회관에서는 건축은 더 이상 내부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외부 공간을 같이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려 한다. 매일 설계를 하면서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구속하는, 보이되 보이지 않게 된 규칙들을 차분히 살피고 건축으로 풀어내어 건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내 삶에 대한 의무이며 방식이다.

건축은 나에게 세상을 보며 의심하고 질문하게 만드는 수단이다. 왜 누구의 방이 다른 이보다 크고 좋은가를 건축은 알려 준다. 어떤 공간이 다른 공간과 가깝거나 멀리 있는지 하는 권력의 구조가 건축에서는 명확히 보여진다. 왜 우리의 생활이 지구의 다른 곳과 삶과 다르게 조직되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 주는 것도 건축이다.

 

정한숙 기념관

아름드리 미디어
문제는 이 질문들을 시작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다는데 있다. 눈을 항상 뜨고 있어야 하고 주변에 애정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 질문이 생기면 반짝이는 눈으로 더 깊이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말해야 한다. 너무 유치한 질문은 부끄럽기 짝이 없어도 나는 오래된 습관처럼 학생들에게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나의 발견을 이야기하고 즐거워한다.
 

하루하루 너무 연약한 살얼음 위에서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있는 중이니 자신 있게 할 말은 없다. 다만 학생을 가르치며 또 사람들과 만나며 점점 반짝이는 눈과 호기심을 발견하니 어려워진 것은 항상 아쉽다. 한 5살이나 되었을까 하는 어린 아이가 땅에 떨어진 죽은 매미를 손 위에 올려 놓고 자기 엄마에게 달려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너무 신기해하는 아이의 손을 본 엄마는 바로 얼굴을 찡그리며 만지면 안 된다고 아이의 손에서 죽은 매미를 쳐냈다. 그 아이의 실망한 눈빛과 놀란 엄마의 얼굴. 우린 매일 신기함의 세상과 만난다. 그것들이 경이의 눈으로 보고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은 순간 머뭇거리면 그 날은 지나간다. 또 신기함에 가득 찬 다른 이의 세상을 눈을 열지 않고 외면하면,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영원히 닫히게 되는 것이다. 오늘도 아침이 되면 우린 새로운 세상을 기꺼이 만나야 되고 다른 이가 보여 줄 것을 기대해야 한다.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는 호기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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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4 ]

4   작성자 : 심춘화씨
날자:2011-12-15 19:57:42
댓글 보니 참 마음 선량하구만요 연변 사람이구요 잘 알았습니다
3   작성자 : 심이
날자:2011-12-14 09:21:24
연변사람님, 안녕하세요. 저는 연변땅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인생의 대부분시간을 연변에서 살아온 연변토배기랍니다. 제가 가본 외국이라고는 대부분 조선족들처럼 한국이고, 또 한국에서 7년있다보니까, 아마도 한국에 대한 화제가 많을 수밖에 없군요. 이해를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rmfTmsmsdusqusdls님, 이름이 참 기네요^^ ~님에게도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에 대한 좋은 감정 나쁜 감정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가급적 글에서는 그런 감정에 대한 언급을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런 감정은 개인의 감정일테니까요. 그리고 무작정 통털어 한국사람 나쁘다고 할수도 중국사람 나쁘다고 할수도 조선족이 나쁘다고 할수도 없잖아요...정말 미울 때도 있지만 참 좋은 사람들도 있잖아요...그래요, 같은 민족끼리 그냥 서로 잘 이해하면서 잘 살면 좋겠네요. 很多时候幸福是建立在对他人的理解之上。감정을 개입하지 않고 좋은 것은 좋게, 안좋은 것은 안좋게, 실사구시하게 제대로 보이는 것을 볼수 있을때 우리도 배울것은 배우고 개변할 것은 개변하면서 진보할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일상속에서 우리 주변에 미처 주의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도 숨겨진 행복의 보배를 찾는 기분이 아닐까요? 모두 매일매일 행복하세요~
2   작성자 : 연변사람
날자:2011-11-29 01:21:23
연변땅에서 사업하면서 또 연변을 열애하고 연변학생을 진짜 사랑하고 돕는 마음을 가져 보시요 그대는 중국 조선족을 한번 사랑해 봤습니까 너무 모국에 집착하지 마시요
1   작성자 : rmfTmsmsdusqusdls
날자:2011-11-25 23:33:51
동기외 그 마음은 헤아릴 수 있는데요 너무 한국에 걸 끄집어 오지 마시유 한국 로무로 상처받은 사람들은 한국을 좋아 하지 않아유
요새 한국은 또 군대가 무엇을 하는 같더구만요 이럴 필요 있나요 동족끼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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