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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다문화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동포들의 비중이 큰 데 있다. 특히 구로구 가리봉동은 중국동포 1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구로구의 다문화 구성원의 특성을 잘 반영한 바람직한 다문화사회를 실현하는데 자그마한 보탬이 되고자 지원하게 되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심사관은 중국조선족소학교에서 몇 년 동안 근무했느냐 그리고 이주동포정책연구소에서는 어떤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직접 해왔던 일들을 아무런 꾸밈없이 차분히 대답했다. 이어진 질문은 만약에 다문화공무원이 되면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사업이 무엇인가였다. 당연히 그 동안 무시되고 소외되었던 구로구에 체류하고 있는 다수 이주민들을 위한, 동포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대답했다...... 면접시험은 대략 5~6분 정도 짧게 끝났다.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날 시험을 보느라 다소 긴장되고 피곤했지만 심사관의 질문에 소신껏 대답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이다.
왜 탈락했을까? 무엇이 문제였나? 아직까지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스스로 준비과정을 돌이켜보며 반성해 볼 뿐이다. 동포출신 선배 공무원의 조언이 떠올랐다. 면접에서 동포임을 너무 강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나의 경력 대부분이 동포들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동포사업을 떠나 나를 얘기할 수 없었다.
게임은 이미 끝났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만약 내가 다문화공무원이 되었더라면 어떠했을까를 상상해본다. 아마도 사표를 낸 전임자처럼 완주하지 못 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느끼는 다문화사회와 구청에서 집행하는 다문화사회 사업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동포출신 공무원이 '동포'를 뺀 다문화사업을 집행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최종합격자는 타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결혼이민자라고 한다. 금번 구로구의 다문화공무원 채용 의도는 분명했던 것 같다. 여기서 다문화공무원이란 어느 나라 출신이든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것과 또 결혼이민자 관련 업무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뽑는 것이었다. 분명한 것은 동포들을 위한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업무경험은 대부분 동포들을 위한 것이었다. 한국에서 대학공부 7년, 동포 관련 경력 7년은 다문화공무원 채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언젠가 동포 전담 공무원이 채용되기를 손꼽아 기대한다. 그러나 그때는 공무원시험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동포 전담 공무원 채용공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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