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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귀향창업에 나선 한 기업인에게서 들은 얘기이다.
해외에서 온 바이어와의 미팅 약속을 지키려고 차를 급히 몰고 가다보니 그만 교통규칙을 위반했다고 했다.
전자감시 카메라에 찍히고 벌점이 나오고 벌금이 떨어질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그는 자기가 오판했음을 알았다.
교통경찰이 나타나더니 차를 세운 것이다.
“내리세요.” 그 기업인의 면허증과 통행증을 골고루 들춰보던 교통경찰이 담담하게 말했다.
“경찰동지, 사실, 지금 급한 약속이 잡혀서 그러는데 먼저 풀어주고 후에 처리하면 안될가요”
“안됩니다. 보나마나 외지 차량인데 당신은 왜 여기에 왔지요?”
“귀향창업을 하러 왔습니다.”
“귀향창업?”
“네. 고향을 건설하려고 왔습니다.”
“고향건설?”
“네. 지금 약속시간이 다 되여 급해서 그러는데 사정을 봐주십시오.”
“안됩니다. 우린 귀향창업에 관심이 없습니다.”
“네?!!!”
“우린 귀향창업과 관련 없습니다.”
… …
결국 그 기업인은 그 ‘충실’한 교통경찰에게 잡혀 조사받으며 10여분이나 싱갱이를 벌려서야 떠날 수 있었다. 물론 소중한 약속 시간은 지키지 못했고…
차량이 급증하는 현 시점에서 교통질서를 강화하고 교통법규를 철두철미하게 집행하는 데는 의견이 없다. 그러나 귀향창업을 위해 멀리서 달려온 외지 차량을 붙잡고 ‘작은 일을 큰일로 간추해 처리’(小题大做)하는 데는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연해도시 청도의 경우만 놓고봐도 이들은 외자기업 차량과 현지 차량에 대해서는 패쪽 색상으로 구분하고 보호해왔다. 청도가 부상하던 초창기에는 외자기업 차량에 대한 검사는 거의 없었다. 또한 외지 차량에 대해서도 교통경찰은 관제카드를 꺼내들지 않았다. 외지 차량이 청도에 오는 것을 청도를 홍보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로 간주하여 ‘록색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는 '물을 모아 고기를 기른다', '줄을 길게 늘여 큰 고기를 낚는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떤 사업을 일궈내는 데 있어서 일정한 투입과 성장을 받쳐주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외지 차량이라는 리유로 관제대상이 되는 것과 같은 현실은 엄연히 존재한다.
연변은 지금 ‘천인계획’,‘귀향창업’ 등 거창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며 세계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도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자기 부문, 눈앞의 리익에 잡혀있으면 보다 큰 틀의 혁신, 보다 빠른 발전은 탁상공론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귀향창업인은 물론 연변에 오는 외지인 모두를 우리 주의 홍보대사로 간주하는, ‘전민창업’ 시대에 걸맞은 ‘전민봉사’ 시대를 열어가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물이 깊은 못에 큰 고기가 모인다. “당신의 못은 물이 깊습니까?”
연변일보 201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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