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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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127] 내가 구경한 <봉황열반>
2010년 07월 13일 12시 56분  조회:2951  추천:48  작성자: 허동식

잡담127
 
내가 구경한 <봉황열반>


허동식


 

금방 중학교를 들락날락하는척 하던 , 어느 봄날 학교 가기가 너무 싫어서 친구 몇이서 책가방을 학교 가는 풀숲에 묻어두고 외진 한족마을 행차를 하였다.

확실한 목적은 없고, 한족마을 동네에 있는 나무 정상에 있는 까치둥지인지 까마귀둥지인지를 둘추어서 새알 몇개라도 사냥해보자는 어느 친구의 제안에 모두들 동의한것이다.

큰 나무 아래에 이르자, 나무에 기여오르는 친구가 거의 20메터 이상인 백양나무를 기여오르고 나머지는 나무아래에서 학수고대의 멋진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고공에서 흘러내리는 말이 < 에씨, 개불알도 없다!>였다. 나무에 기여오르는 친구는 새알 사냥의 맹랑함의 분풀이를 하려고 그랬는지, <에씨, 다 태워버릴테다>를 부르짖으며 호주머니에 지닌 성냥개비로 새둥지에 불을 지펴놓고 나무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친구가 높은 백양나무를 절반쯤 내리여서부터는 <에씨, 따가워라 에따, 따가워라>라는 아우성을 련속 내질렀다. 새가 하나하나 물어다가 둥지를 구축한 나무가지는 불이 달리자 원래의 응집상태가 회손되면서 그것들이 아래로 마구 하락하기 시작하였던것이다. 불똥과 불이 달린 바싹 마른 나무가지들이 떨어지면서 나무를 내리는 중의 친구의 몸속으로  침입한것이였고 나무를 내리는 중에 어쩌할수가 없는 친구는 그래서 <따까워라> 울부짖은것이였다.

나무아래서 학수고대의 배역을 하던 우리 몇은 참지못하고 그것이 재미있다고 까르르 웃어주었다. 근데 환락을 거퍼 몇초도 향유하지 못하고 새둥지로부터 하락되는 불씨가 나무아래 바싹 마른 풀숲에 작은 산불을 지펴놓는 바람에, 우리는 너도나도 학수고대의 자세를 버리고 산불잡이를 하느라고 땀을 풀썩풀썩 흘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나무를 내려온 방화범도 저의 목과 잔등에  생겨난 화상을 검사하지도 못하고  우리와 같이 봄날의 산불로 변해버릴듯한 산불잡이를 하느라고 헉헉 헉헉 신고를 하였다.

<돌을 들어 발등을 깐다> 이야기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도, 우리 몇은 깊고깊은 반성커녕, 새알 사냥에서 당한 맹랑함과 산불잡이에서 당한 울분을 어디에 쏟아보고싶었다.

상론끝에, 한족마을은 조선족마을과 달라 거위를 키우는 집이 있는데 닭고기는 먹어보았지만 거위고기는 먹어보지못한 우리 신세가 얼마나 가엽나! 한마리 잡아다가 해란강가에 가서 구워먹으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침을 꿀꺽 삼키게 하는 합의를 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에서 나오는 일본군인들이 시골마을로 들어가는 행색을 훙내보이면서 한족마을길을 두리번두리번 하였다. 마침 울바자 아래를 뚱기적거리는 거위 한마리가 보였고 한족마을은 빈여있는듯 하였으므로 누군가 거위의 길고 날씬한 <미인목> 잡아쥐려는데, 맙시사 누가 거위가 그렇게 흉악스러울줄을 알았을가? 거위가 날개를 퍼득거리고 꽥꽥 소리를 내지르며 길고 날씬한 <미인목> 거의 땅바닥에 내리드리우며 우리들에게 달려드는것이 아닌가! 겁쟁이 우리들은 잔인한 거위의 기세에 눌리여 뒤걸을 하였고 나중에는 한족마을 개들도 꽁무니를 쫓는 통에 그만 줄행랑을 하고 말았다.

한족마을을 나오자, 친구 하나가 우리에게 털어놓기를 <, 우리 마다배 그러든데 , 게사니두 집을 지킨다구!>  

 

고중에 들어가서 곽말약의 <봉황열반>을 배우는척 할 때에는 방화범 친구야말로 <봉황>이 될번했다는  중학교 때 우리들 몇이 깜찍하였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였다
     가끔은
컴퓨터를 마주하여 전자게임을 하면서 <소고기는 출산지는 랭장고요, 고추의 출산지도 랭장고요> 되뇌인다는 요즘의 애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여본다. 그런데 이 놈들은 우리를 불쌍하다고 생각해줄가? 어리석다고 생각해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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