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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싶다
2010년 03월 11일 07시 15분  조회:1268  추천:0  작성자: 동녘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싶다

누가 부르는듯이 짬만 나면 컴퓨터 앞에 다가서는 나를 두고 안해도 아들놈들도 이상하다 는 눈길이다. 나이 40을 바라보는 나그네가 웬 컴이냐 하는듯 싶다. 그냥 컴으로 애들처럼 게임이나 하고 채팅이나 하는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들에게 뭐라고 구구히 변명도 하지 않는다. 그냥 컴퓨터 앞에 마주 앉으면 마음이 후더워지고 내 삶이 충실해지는듯 싶다. 이만침 나는 컴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한다. 아이디가 “희망소년”이라는 소년을 알게된것은 올해 4월경이였다. “뚱보아저씨”라는 이름으로 “안녕?”하고 소년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소년이 인차 “진짜 뚱보예요? ㅋㅋㅋ”하고 글을 보내왔다. “그래요. 되기 뚱보죠 아마 잘 먹어서 그런가 봐요...” 하냥 하는식으로 약간 가벼운 분위기를 조성해보려고 던진 나의 미끼였다. “아닌같은데요. 뚱뚱한 사람은 마음이 뜨겁다고 말했어요?” 생각밖에도 소년이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를 걸어왔다. 그러자 나도 좀은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다시 컴퓨터앞에 다가앉으며 건반을 때렸다. “누가 말했는데요?” “저의 아버지요” “아버지도 뚱뚱해요?” “뚱뚱했더랬어요... 하지만 지금은 안겨셔요...” 이렇게 시작된 “희망소년”과의 대화는 터쳐놓은 물코처럼 흘러내려같다. 놓으면 날아버릴가 쥐면 부서질가 하며 소년을 아끼던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이 16살 나던 해에 차사고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이듬해에 다른 남자를 찾아 재가했다고 한다. 소년은 아버지의 피가 아직 식지도 않았는데 살길을 찾아 재가해가는 어머니가 그렇게 미울수 없었다 한다. 좋지않은 감정을 가지고 시작한 이붓아버지와의 생활은 즐거울수가 없었다. 소년은 진종일 엄마 아빠를 골탕먹이는 일을 밥먹듯 했고 학습성적도 떨어져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수 없었다. 소년은 끝내 한차레의 무리싸움 끝에 붙잡혀 로동교양 1년을 받았고 지난 겨울에 만기되여 나와 지금은 할아버지며 삼촌네집을 전전한다고 했다. 어쩌면 가슴 무거운 드라마와도 같은 소년의 짧지만 기구한 인생! 너무나도 힘겹게 시작된 소년의 삶이 가슴아팠다. “아빠는 정말 좋은 분이였어요. 종래로 절 욕하지 않았고 무엇이나 리해하려고 했어요?” 그리움에 흠뻑 젖은 소년의 말이였다. “지금도 어머니가 미워요?”
“미워요!” 재가를 해간 어머니와의 곬을 아직도 메우지 못하고 있는 소년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주면 좋을지 몰랐다. 그래서 그날은 소년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댄스며 힙합이며 하는 “청춘스타트”프로를 만들며 얻어들은 풍월을 들먹여 보였다. “아저씨, 절 너무 동정하지 마십시오. 세상풍상을 다겪은 저랍니다. 얼마든지 살아갈만합니다. 그저 이렇게 진짜루 가슴을 헤쳐놓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고마울뿐입니다.” 소년이 되려 나를 위안했다.소년앞에서 너무나도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낯이 뜨거웠다 그렇다. 진정 내가 소년에게 해줄수있는것이 무엇일가? 적으나마 한가지가 있다면 소년의 마음속에 응어리로 쌓였던 말을,소년이 그 누구에게도 터쳐놓고 싶지않았던 진심의 목소리를 조용히 들어 준것뿐이다. 진정 컴에서만이 이것이 가능한것이다. 밖에서 잔잔히 내리는 보슬비를 보노라니 또 다시 “희망소년”이 눈앞에 떠오른다. 아직은 한번도 얼굴을 마주 한적이 없는 소년, 어쩌면 영원히 만날수 없을지도 모르는 소년… 소년의 앞날에 무지개가 비끼기를 충심으로 기도 해본다. 소년소녀들의 영원한 뚱보아저씨로 열심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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