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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운걸기자문집
재한 조선족사회 믿음과 갈등 엇갈려
윤운걸
현재 한국 체류조선족 16만명으로 추산
향후 최대 50만명으로 늘어날것으로 예상
중국 조선족 동포들은 90년대부터 친척방문, 연수, 위장결혼 등 다양한 경로를 거쳐 한국사회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중국동포는 이제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한국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문이 활짝 열리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16만여명으로 추산되는 한국 체류 중국 동포사회 규모가 일단 ‘방문취업비자 제도’가 도입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되여 최대 50만명의 동포사회 형성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정부에서 자진출국정책을 시행한 후 최근 중국 동포 재입국이 본격화 되고 있다. 년말까지 10만명 가량 입국할 전망이며 최대 50만명 이상의 중국 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다양한 현안들이 제기될 전망이다. 위장결혼과 불법체류 등은 사라지겠지만 중국 동포들 요구가 집단화될 경우 사회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건설현장 등 비숙련 로동시장에서 한국 로동자와 중국 동포 사이의 갈등도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숙련 로동현장 변화 시작
중국 조선족동포의 대규모 유입으로 건설현장 등 비숙련 로동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일용직 건설 로동자의 많은 수가 중국 동포들로 채워지고 있어 한 국내 건설 로동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가리봉 인력시장에서 만난 김성도(54살)씨는 “경기도 파주 LCD산업단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일용 로동자 대다수는 중국동포”라며 “일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들의 수자가 많아지면서 일당이 내려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 로동부 관계자도 “중국동포 입국 확대가 국내 로동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국인 고용기회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동포의 대규모 입국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1월부터 중국 동포들의 취업이 제한돼 왔던 제조업, 농축산업, 연근해어업 등에 대해 취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꿨지만 건설 로동현장으로 로동력 류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리해춘 교수는 “건설 서비스업에서는 중국 동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금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제조업의 경우 내국인 로동자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보완적인 관계도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별하는 사회풍토 개선돼야
지난날도 그랬지만 지금도 중국 동포를 하층 집단으로 생각하는 시선도 문제다. 중국 동포 상당수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사회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
연변조선족 자치주 룡정시에서 한국 전라북도 모 시에 들어와 8년째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박선화(40대,가명)씨는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우리를 불쌍한 사람쯤으로 보는 손님들이 있다”며 “새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이런 시선에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토로 했지만 식당 사장은 재중 동포 아줌마가 잔 머리를 굴리지 않고 너무나 일을 열심히 하기에 보낼 수 없다고 정을 토로했다.
불법체류 신분일 경우에는 차별을 받더라도 참는 경우가 많지만 합법적 신분일 경우에는 항의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런 불만이 집단화 되면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 명지대학교 박화서 교수는 “50만명 규모의 동포사회가 형성될 경우 집단적인 리해와 요구를 표출하는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비합법적인 체류와 로동현장에서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국내에 남아있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조치도 필요하다. 중국 로동자센터 오천근 소장은 “수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위장결혼으로 입국했거나 정상적으로 결혼했지만 가정불화로 불법체류자 처지로 전락한 사람들도 아직 많다”며 “이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경우 범죄의 유혹에 빠질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상호보완은 물론 문화 동질성 회복 급물살 탈 듯
중국 조선족동포들이 이러저러한 경로를 거쳐 한국에 가서 엄청난 부를 창조한 것은 중국의 개방 덕분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만 보더라도 지난해에 한국 로무를 위주로 벌어들인 돈이 8억2000만 달러,이는 연변의 년간 재정 총수입의 2배 이상을 훨씬 웃돈다고 한다.한편 한국에서 만난 대부분 조선족동포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 반드시 고향에 돌아가겠다고 했다.
서울에서 만난 한 고향친구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돈도 많이 벌었고 그간 기술도 배웠으니 인젠 중국에 돌아가 번 돈으로 회사를 차리겠다”면서 “한국에 와서 몇 년간 있으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전통 문화가 몸에 배게 되였고 따라서 민족문화 구축에서 앞길이 트이게 되였다”고 말했다. 재한 조선족동포들의 고국과의 문화 동질성은 지금 한창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꼈다.
특히 로인을 존중하고 불우이웃을 돕고 남을 사랑하는 한국사회의 풍토 인정은 조선족 동포들이 반드시 따라 배워야 한다고 기자를 만난 재한 조선족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면서 중국의 “뢰봉이 지금 한국에 와 있다”고 익살스레 얘기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취재를 마치면서 이제 한국 방문취업제도가 도입되면 제반 동포사회에 주는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르는 갈등의 장벽은 점차적으로 해소될 밝은 전망이 보이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특히 한국방문 취업 동포들이 경제적인 토대를 만들고 돌아올 경우 문화적 동질성도 잇달아 회복되고 발전해 나가면서 현재보다 더 끈끈한 동포사회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이 많다.
2006/04/10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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