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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고자세(高調)는 부정적으로 풀이될 수도 있지만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즉 무슨 일을 함에 있어서 높은 질을 요구하며 최선을 다하여 최상의 성과를 올린다는 것이다. 직업적으로 이야기하면 무슨 일을 하든지 일단 하게 되면 돈을 떠나 열심히 하며 그 방면의 ‘베트랑’이 되여 최고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직업정신, 개인의 리해득실을 떠나 직업을 위해 죽고 살고 하는 장인정신이야말로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의 하나의 전형적인 표현이 되겠다.
영화 《타이타닉호》에서 항해사가 왜 려객선을 좀더 든든하게 만들지 못했지 하며 참회하는 모습, 선장이 침몰하는 려객선과 운명을 같이 하는 모습은 그 한 보기가 되겠다. 한사람이 성과를 올려 옆사람들이 칭찬하고 사회적으로 긍정할 때 기고만장해하지 않고 항상 응분의 일을 한 것처럼 겸양의 미덕을 나타내는 이것을 이른바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로 볼 수 있다.
뢰봉이 자기는 아껴 먹고 아껴 쓰면서 모은 돈을 재해지구에 보내면서도 이름자 하나 남기지 않은 것은 이런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의 최고 경지가 되겠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 묵묵히 자원봉사를 하거나 누가 알아주든 말든 좋은 일을 찾아하며 이 세상의 빛이 되는 분들도 긍정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의 실천자들이다.
고금중외를 막론하고 이런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와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가 바로 우리 인간사회를 발전시켜온 원동력이다. 이것은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영원히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에게는 바로 이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가 부족하다. 우리는 일단 직업을 생계를 유지하는 돈과 많이 련계시킨다. 이른바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이야말로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월급에 목을 맨다. 그렇지 못한 직업엔 아예 왼눈도 팔지 않는다. 가령 그런 일터에서 일한다 해도 빈둥거리며 나그네 말죽 먹이듯 대충대충 눈가림한다.
지금 중앙에서는 부분적 공무원들이 자리만 떡 차지하고 할 일도 하지 않거나 옳바르게 하지 않는 ‘복지부동’현상을 다스리고 있다. 이런 눈가림이나 ‘복지부동’ 앞에서는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를 운운할 수조차 없다. 어떤 사람들은 어쩌다 쥐꼬리만한 일을 하게 되면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도처에서 으시대면서 제 자랑에 침 마를 새가 없다. 이러다보니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는 더구나 글렀다.
자기의 잘남을 드러내지 못할 때는 꼭 팔부가 되는 것처럼 여기고 모두들 내가 무슨 재간 있소, 뭐 잘하오 하며 목에 피대를 세우고 자랑하는 것, 그야말로 참 꼴불견이다. 거기에는 진정성이 떨어지고 온갖 ‘쇼’적인 것이 란무한다. 그래서 소위 ‘잘난’ 사람들 끼리의 아귀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저자세 사람되기’(低調做人)와 ‘고자세 일하기’(高調做事)― 이것은 우리 인간, 특히 우리 현대인간들에게 있어서 더없이 소중한 인간미덕이다. 이 량자의 하모니, 그것이야말로 성숙된 인간의 징표가 되겠다. 그 하모니가 쉽지 않다고 해도 그 경지는 우리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바이다.
길림신문/우상렬(연변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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