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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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변증법
2006년 04월 15일 00시 00분  조회:4277  추천:76  작성자: 우상렬

사랑의 변증법

우리는 여보당신밖에 없소 하는 진솔한 고백 속에 사랑의 만리장성을 쌓는다. 그러다보면 이 만리장성을 도탑게 할 아이들도 생겨난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애물단지다. 이 아이들이 묘한 비교급부 하나를 형성한다. “아이는 내 아이 곱고 색시는 남의 색시 곱기”. 이로써 걷잡을 수 없이 발동되는 남자들의 바람기. 저 아이 다 낳은 여편네 볼 거 다 보고 할 거 다 했으니 이제 더 별 볼일 없다는 식상한 상-권태감. 이거 막 하는 얘기가 아니고 미국의 어느 권위 있는 조사기관에서 부부간의 이혼문제를 조사해봤더니 딱 정확히 결혼해서 아이를 가져서부터 2-3년 사이에 권태감이 온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권태감이 오느냐가 문제다. 심리학자나 미학가들은 사랑의 심미거리상실로 풀이한다.

처녀총각 연애 때 참 좋다. 서로 수다 떨고 애교 부리고 줄가말가 하면서 주기도 하고 안 주기도 하기. 그래서 연애는 밀고 밀리고 끌고 끌리기. 연애는 대방을 알기 위한 정신적인 몸부림. 하나하나 정신적인 베일을 베끼는 가운데 신비의 전율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 베일이 다 베껴지는 것은 아니다. 연애는 충분한 사랑의 심미거리를 확보한다. 그래서 연애는 항상 아름답고 달콤하다. 그래서『詩經』에서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을 一日如三秋라 했던가. 그래서 연애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르면 결혼에 골인하기. 결혼은 대방을 알기 위한 육체적인 몸부림. 하나하나 육체적인 베일을 베끼는 가운데 신비의 전율을 느낀다. 그러다가 아이라도 생기고 산고의 고통을 같이 치르고 나면 육체적인 신비의 베일은 다 베껴진다. 그러면서 흥분중심은 그 아이한테로 간다. 오, 내 새끼, 티끌 하나 없이 고운 내 새끼,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 맞다. “아이는 내 아이가 곱다”. 내 생명의 대상화이고 연장이니깐. 그리고 그 세대차속에서 느껴지는 깜찍함, 귀여움은 영원한 심미거리를 형성한다. 그래서 자꾸만 낳고 싶은 것이 아이다. 이때 쯤 되면 찰떡궁합 같은 부부도 흥분중심은 언녕 아이들한테 가 있다. 재롱재롱, 섬바섬바, 아이들 구미에 맞춰주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여자는 완전히 아이에 빠진다. 남편은 뒤 전에 한 채 헌신적인 모성이 발동된 것이다. 젖 먹이기에, 귀저기 갈아주기에, 자장가 불러주기에... 모성에 놀아나는 여자는 부끄러울 것이 없고 뻔뻔스럽기도 하다. 그러다보면 여자는 자기의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랑의 심미거리가 영으로 되는 순간들이다. 이로부터 매력도 그만큼 떨어진다. 그래서 남자는 느낀다-戀愛是天堂, 結婚是地獄. 이로부터 喜新厭舊도 발동된다. “아이는 내 아이 곱고 색시는 남 색시 곱다”는 말이 몸에 와 닿는다. 중국어의 “家花不如野花香”도 같은 맥락이겠지.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길은 슬그머니 다른 여자한테로 간다. 속된 말로 바람기의 발동이다. 그래서 천금 같은 우리 사랑의 만리장성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여기서 역지사지로 여자도 마찬가지. “아이는 내 아이가 곱고 남자는 남의 남자가 더 멋있어 보인다”가 몸에 와 닿는다. 그런데 여자는 남자보다 좀 더 늦게 그리고 은폐적으로 이것이 드러날 뿐이다. 눈 먼 모성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가 다 크고 남편이 자기에게서 많이 멀어진 것을 느낄 때 여자는 외로워나고 우울증에 사로잡힌다. 여성들 중년의 바람기가 한 돌파구로 발동된다. 남자여자가 이쯤 들뜨게 되면 그 어느 소설가가 말했듯이 결혼이란 황금으로 된 숨 막히는 답답한 집이 되고 만다. 안의 사람들은 뛰어나오지 못해 안달을 하고 밖의 사람은 들어가지 못해 안달을 하는 그런 빛 좋은 개살구의 집.

그럼 하루저녁만 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부부간, 一日夫妻百日恩이라는 부부간, 그렇게 물 먹은 담처럼 쉽게 맹랑하게 무너져야만 하는가?

아니, 우리는 先結婚後戀愛의 삶의 지혜를 구사해볼 수 있다. 우리의 남녀칠세부동석의 부모세대들은 바로 연애가 생략된 결혼으로 골인했다. 그래서 우리는 허구픈 웃음을 웃기도 했다. 연애 없는 결혼을 어떻게 할 수 있으며 그 결혼은 또 어떻게 유지되는 가고? 그런데 그들은 결혼도 잘 했고 우리까지 낳지 않았는가? 그 비결은? 바로 우리의 사랑패턴을 뒤집는 先結婚後戀愛. 어젠가 중국에서 가장 히트 친 영화의 하나가『李雙雙』. 바로 우리 부모세대들의 先結婚後戀愛이야기다. 연애도 없이 어떻게 결혼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느냐는 젊은이들의 짓궂은 질문에 시무럭히 웃으며 대답하는 얼숙게 생긴 남주인공의 대답-先結婚後戀愛. 수더분하게 생기고 아이도 몇이 가졌건만 똑 마치 현대 젊은 처녀총각들이 연애하듯이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농촌부부간. 그래서 웃음이 연발하고 생활에 꽃이 피는 희극편. 낮의 요조숙녀와 정인군자가 밤의 요부와 늑대되기, 그리고 까꿍, 자기야 내 봐라, 그래 여보, 윙크에 사랑의 세라믹 날리기, 그리고 찧고빻고... 그런데 戀愛도 오래하면 지겹고 힘에 겨울수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다른 사랑의 해구심을 복용해야 한다. “정 하나로 맺어진 사랑...”,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서로 그대를 통해 남자를 알고 여자를 알고 남자여자가 되었지? 고마운 정은 많이 남아 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은 그대!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 시작할 수 있다. 바로 그 정 하나로. 그렇다. 우리는 情人이 되는 거야. 그 시시껄렁한 偷유鷄摸狗의 情人말고. 진짜 情人이 되는 거야. 情人眼里出西施가 아니냐? 정이 폭 배인 情人의 눈으로 서로 보기. 우리는 물 찬 제비 춘향, 늠름한 이도령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건질건질한 등 긁어주며 호물딱 입 빙그레 웃을 수 있는 꼬부랑 할머니, 백발 할아버지가 될 수 있다.

그렇다. 바로 이 정, 끈끈한 이 정, 사랑의 애교풀로 딱 붙을 때 우리는 찰떡궁합을 이루고 잉꼬부부가 되고 검은 머리 흰 파뿌리 되도록 白頭偕老할 수 있다.

200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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