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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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아Q (우상렬91)
2007년 10월 14일 16시 16분  조회:4583  추천:41  작성자: 우상렬

내 이름은 아Q

우상렬


중국 사람치고 아Q하면 기분 좋아할 사람 없다. 중국 사람들에게 아Q는 그렇게 못나 있다. 나도 아Q를 우습게 보아왔다. 중학교 때 <아Q정전>을 배울 때 머저리 아Q하며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데 요새 내가 점점 아Q를 닮아가니 참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래 아Q, 너는 누구냐? 뿌리칠 수 없는 혼령이여!

이 세상 사람들 돈 잘 벌어 떵떵 거리며 사는데 나는 돈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다는 얘기가 요새 돈 잘 버는 놈 개아들 놈이나 잘 벌지, 나 같은 정인군자는 별 수 없지.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뱉는 말이 그 잘난 개도 안 먹는 돈, 나도 안 먹는단다. 그래 잘 먹고 잘 살아라!

내 인생 한 자리 하기는 다 글렀다. 四十不惑라 적어도 40대 초반이면 한 자리 한다고 하든데 나는 내일 모레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 벼슬꼬리도 못 쥐었으니 거저 요 모양 요 대로 살밖에. 그래도 속은 내려가지 않아 한다는 얘기가 우리 8대 조상도 벼슬을 했다 말이요. 우리 집은 중앙에 모모씨하고 친척이다 말이오. 우리 집도 정말 양반이다 말이요. 그 잘 난 벼슬, 하기 싫단 말이요.

영웅호색. 나도 영웅이다. 이 세상 고운 여자들 다 차지하고 싶다. 내 주위에 3천 궁녀를 만들고 싶다. 그런데 그것은 그림에 떡. 그래서 나는 꿈의 신기루를 쌓는다. 오늘은 이 미녀와 내일은 저 미녀와...

나는 글을 잘 못 쓴다. 그래서 글 잘 쓰는 ‘놈’들 보면 배가 아프다. 文人相輕, 이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문인 축에도 못 드니 말이다. 그래서 한다는 얘기가 너희들 밥 먹고 할 일 없냐? 그 잘난 글 쓰는 꼬락서니라구야! 그렇게 쓰면 누가 못 쓰나. 나는 눈 감고도 쓰겠다. 안 쓰서 그렇지. 참!

나는 오늘도 터벅터벅 6층 집을 올라간다. 힘이 들다. 그래서 생각한다는 것이 누가 1층집을 못 들어 6층집을 드는 줄 아냐? 누가 엘리베이터 있는 집을 못 들어 이렇게 터벅터벅 하는 줄 아냐? 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지.
...

아Q가 되면 요렇게 편한 데가 있는걸. 그래 아Q로 남을 것이냐? 남기도 하고 떠나기도 해야지.

2007.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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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노도
날자:2007-10-14 20:47:44
우교수만큼 교수직에 충실하며 학문연구에 글쓰기에 전념하는 사람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무릇 열심히 하는 자는 그 소득이 있고 잘 살아야,아니 잘 살아져야 하는 것이 살맛 나는 사회아니겠습니까? 본직에 충실하여 열심히 살고 있음에도 이렇게 아Q가 되여야 하는 현실의 비애.뭔가 잘 못된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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