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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함과 지혜로움
장연하
돈씀씀이가 헤픈 신입사원이 과장에게 쭈뼛거리며 말한다.
《과장님, 실은 가불을 좀 하고싶은데요.》
그러자 과장이 기특하다는듯이 말한다.
《그거 참 잘됐군.》
《예?》
《나도 신입사원때 곧잘 가불을 했는데 갚을 때까지는 작업능률이 무지무지 올랐었거든.》
사사건건 따지고드는 직원에게 과장이 묻는다.
《자네, 명석함과 지혜로움의 차이를 아나?》
《잘 모르겠는데요.》
《상사의 말에서 오유를 찾아내는건 명석함이고 그걸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건 지혜로움일세.》
이것은 상사가 부하에게 유모아적으로 충고를 하는 경우다. 철없이 돈을 펑펑 써대는 부하직원을 보면 어떤 상사라도 한마디 하고싶어지는것이 당연하지만 자칫하면 부하의 반발심을 사서 관계만 악화될수도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앞의 과장처럼 말한다면 누구라도 《지출을 줄이라》거나 《가불하고나서 열심히 일하라》는 메시지를 흔쾌히 받아들일수 있을것이다.
두번째 과장 역시 부하직원에게 매우 효과적인 일침을 가하고있다.
그는 막무가내로 《상사에게 따지지 말라》로 윽박지르고있는것이 아니다. 비판이나 문제제기는 좋지만 너무 튀지 않는 지혜가 명석함을 더 빛나게 할수도 있어… 과장은 상사로서 자칫 오해를 살수도 있는 충고를 유모아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있는것이다.
조직에는 언제나 갈등이 존재한다. 조직원 개개인의 성격이 아무리 원만하더라도 업무추진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갈등을 완전히 제거할수는 없다. 상하간 또는 동료간에 무시로 발생하는 갈등은 때로 개인적인 차원을 뛰여넘어 조직 전체로 확산되기도 한다.
유능한 리더가 되려면 조직 내부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정하고 해소시키는 능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것은 갈등의 발생을 미리 예방하는 일이다. 하기에 인생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회사에서 보내고있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유모아는 어찌 보면 조직생활의 안전장치가 되여가기도 하는것이다.
꾸지람, 충고 등을 할 때 유모아를 활용하면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전달할수가 있다.
한 사람이 상사에게 꾸중을 들으면 한동안은 그 여파로 사무실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기마련이다.
그것은 조직 전체의 업무능률을 떨어뜨려서 차라리 꾸중을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다.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 뭐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인간관계》라고 대답한다. 《아무개 과장 꼴보기 싫어서 직장 때려치우고싶다》거나 《아무개 부장때문에 피곤해 죽겠다》는 식의 얘기는 직장인들의 술자리라면 어디에서나 들을수 있는 낯익은 푸념중의 하나다.
유모아가 있는 조직에는 웃음이 있다. 그리고 웃음이 있는 조직에는 활력이 있다. 늘 신경을 곤두세운채 《사람에 치여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유모아와 웃음은 때론 회식이나 휴가보다도 훨씬 큰 힘을 발휘한다. 이 무더운 여름날 지쳐있는 직장동료들에게 시원한 소나기같은 웃음을 선사할 유모아는 무엇일가 우리 모두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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