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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면 장인이 되여라
장연하
대학을 졸업하고 들뜬 마음으로 연변일보사에 첫발을 들여놓을때가 어제같은데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아침마다 신문을 펼쳐들었을때 채 가시지 않은 유묵냄새가 그렇게 정다울수가 없다.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내가 이렇듯 신문을 좋아하고 신문을 만드는 사람들을 사랑할수 있어서 이 순간에도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격변기를 겪었던 우리 세대, 그래서 많은 동기들이 신문사를 떠났고 신문일군이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일과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떠난이도 있지만 따져보면 그런 경우보다 돈과 권력, 명예때문에 떠난이들도 많았다.
치렬한 경쟁시대인 오늘을 어떤 사람들은 돈, 권력, 그리고 명성을 얻기 위한 무한투쟁의 판세라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직업과 일에 만족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것이다.
밭을 가는 농부는 시선이 발치에 놓인 밭에 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밭을 잘 갈 수 있고 곡물을 잘 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것이 궁금해서 다른 이가 밭을 더 잘 가는지 더 좋은 무엇을 시도하고 있지에 관심이 가면 눈은 발치에 있지 않고 자꾸만 고개를 들어 다른 곳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면 결과 그 밭이 잘 갈아질 것이며 작물을 잘 심을 수 있겠는가?
건성으로 심은 작물이 잘 자라지 않듯이 하는 일도 그렇다. 일과 직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건성으로 한다면 불만만 늘어갈것이다.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여기거나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불만, 수입이 적다고 여기거나 바램보다 적으니 불만, 권력 또는 권한이 적다고 여기거나 소신껏 일을 할 수 없다고 여기니 불만이다. 불만투성이다보니 이거 적성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자꾸 들게 된다. 마음이 들떠 있게 되니 자연히 일하는 재미 ,일하는 행복도 느낄수가 없는것이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 눈앞의 일에 충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일에 혼을 불어넣을 때 그 사람은 장인이 된다. 장인정신이란 바로 타고난 재능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오랜기간 기술을 련마하는 마음이다. 사람의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스스로 피나는 노력에 의해서 가꾸어지는 것이다. 또한 남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겸허하게 배우는 아량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20여년간 매일 신문과 씨름하면서 보낸 나날들, 얼핏 보기엔 반복이고 지루하고 발전성도 없어보이지만 실은 그 속에 창조의 기틀을 담고 있으며 그로하여 연변일보가 하루하루 아름다운 년륜을 새겨가고 있지 않겠는가.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다 보면 어느덧 그림 속에 자신만의 개성과 표현이 스며들고, 밥도 끊임없이 짓다보면 같은 밥이 없음을 알게 된다. 별로 진전이 없는 글도 하루하루 쓰면서 20여년간 쌓여가다보니 나 스스로를 뒤돌아 보는듯 인제 쓸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하다.
장인이 되어야 행복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의 일과 직업이 단순반복이고, 무미건조하다 느끼면 아직은 그저 로동이다. 그것이 그러나 시간이 흘러 능숙해지면서 기술에 이르고 또 다시 예술이 되며 마침내 일과 내가 둘이 아님을 체득하게 될 때 비로서 행복의 경지에 이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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