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설이 다가온다. 음력으로 2006년은 丙戌년이며 병술년에 출생한 사람은 개띠이다. 물론 '×戌'년에 출생한 사람은 다 '개띠'에 속한다. 그러면 '개띠' 중 ‘띠’의 本義는 무엇이며 그 어원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어려서부터 이 문제의 정답을 찾느라 꽤나 애를 써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그러나 漢語發達史에 대한 리해가 깊어지고 더욱이 漢語 音韻學에 대한 연구가 넓어짐에 따라 필자는 이 '띠'의 어원을 한자 '第'로 보게 되였다.
우선 발음상으로 한자 '第'의 한어 고대, 근대, 현대 발음이 [diei→di→ti]인데 그것을 한글로 옮겨 쓰면 '뗴→띠→디'가 될 것이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후 출간된 조선 중세 문헌에 한자의 漢語 발음을 [t]는 'ㄷ'로, [t’]는 'ㅌ'로 표기했고 탁음 [d]는 'ㄸ'로 표기하였다. 즉 '第'자의 음을 '띠'로 적기는 어음상 완전히 가능하다.
다음은 의미상으로 '第'자의 古代漢語 원래 뜻이 동사 '순서에 따라 배열하다'이고 이 뜻에서 명사 '순서'의 의미가 파생됐다. 옛날에는 책을 竹簡에 쓴 후 끈으로 엮어 말아서(卷) 순서에 따라 배열해 놓곤 했다. '<三國志>卷 第三'은 '삼국지를 쓴(또는 칼로 새긴) 죽간 말이를 순서에 따라 배열한 세 번째'라는 뜻이다. '개띠'를 '개 번째', 즉 '十二支의 속성을 상징한 12가지 동물을 순서 따라 배렬한 개번째'라고 풀이하면 매우 적합하다.
또 그 다음은 조선어에서 형태소 '띠'에 '차례'라는 의미 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는 도저히 힘들다.
조선어에 '첫째' '첫 번째' '둘째' '두 번째'라는 말이 있는데 '째'의 어원 역시 한자 '第'이며 위의 '뗴'가 구개음화 됐을 뿐이다.
고대 조선어에는 복모음이 없었으므로 [diei] 중의 [e]가 남고 [e] 앞의 [i] 때문에 [d]가 구개음화 하면 '째'가 되고 [i]가 남고 구개음화가 되지 않으면 '띠'가 되는 것이다. '개띠'는 사실 '개 째', '개 번째'인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李熙昇 편찬, 民衆書林 출판 <국어사전>을 펼쳐보니 한국어의 '차례'를 한자 '次例'라고 적어놓았고 張三植 편찬, 進賢書館 출판 <大漢韓辭典>은 漢語의 '次第'를 한글로 '차제'라고 표기하고 있다. 모두 틀렸다.
사실은 <국어사전>의 '차례'를 '次第'로, <대한한사전>의 '次第'를 '차례'로 표기해야 맞는다. 한어에 '次第'란 말이 있고 그 뜻은 한자어의 '차례'와 같다. 일본인이 만든 <大漢和辭典>에는 '次第(しだい)'라는 올림말이 있으며 그 뜻 역시 한자어의 '차례'와 같다. '次例'라는 단어는 한어는 물론, 일본의 한자어에도 없다. 그리고 '次第'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은 한국뿐이다.
한어의 '도장←도댱(道場)'을 조선어로 '도량'이라 발음하고 '목단牧丹'을 '모란'이라 하는 것처럼 한어의 [d] 또는 [t]가 조선어에서 구개음화 돼 'ㄹ'로 되는 수도 있다. [-t] 받침이 있는 한자를 한자어에서 일률 [-ㄹ] 받침으로 한 것을 보면(達, 닫→달; 發, 받→발; 葛, 갇→갈 등) 고대에 'ㄷ'가 'ㄹ'로 되는 현상은 비교적 보편적인 듯 하다. 그러므로 '차례'를 구태여 의미상으로 썩 맞지도 않는 '次例'로 쓰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조선과학원 언어문학연구소 사전연구실 편찬 <조선말 사전>('6권본 사전'이라고 속칭함)에는 '차례'가 '次第'로 표기돼 있는데 지당하다고 본다. 한자 '第'가 조선어에서 '띠' '째' '례' '제'의 4가지로 쓰인 것은 여간 재미있는 언어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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