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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꿈 이룬 “나는 행운아”
조글로미디어(ZOGLO) 2012년11월5일 12시18분    조회: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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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리영화

리영화 아나운서의 하루는 새벽 일찍 시작된다. 씩씩한 30대 중반이라고는 하지만 한창 잠이 부족할 나이임에도 새벽같이 일어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한다. 14년차 아나운서와 30대의 녀자의 모습이 겹치는 리영화, 그녀가 쏟아내는 스크린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당돌한 녀자애

1978년, 도문에서 태여난 리영화는 어려서부터 사람들앞에 나서 자신을 표현하기를 좋아했다. 텔레비죤속 아나운서의 말투를 본따면서 어른들의 사랑을 받았던 리영화는 정장을 입고 뉴스방송을 하는 아나운서가 꿈이였다.

“저처럼 어린 시절 꿈을 끝까지 고집한 사람이 몇이나 될가요. 그래서 이 일이 저에겐 그 어떤것보다도 즐겁고 소중합니다.”

그래서 리영화는 자신이 행운아라고 말한다.

리영화는 연변대학 사범분원(당시 연변사범학교)시절 교내방송부에서 활약했다. 취재, 편집, 방송 1인3역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그녀를 두고 선생님들은 “앞으로 아나운서쪽으로 노력해보면 좋겠구나.”하고 조언을 주었다. 당시 음악전업이였던 리영화는 아나운서에 대한 동경으로 가슴이 부풀기 시작했다.

18세 되던 해, 귀가 드러나도록 짧은 단발머리를 한 이 소녀는 아나운서에 대한 욕심때문에 무작정 연변텔레비죤방송국 아나운서실을 찾아갔다.

돌하게 찾아온 리영화에게 설상순아나운서가 《연변일보》를 건네면서 읽어보라고 하였다. 랑독이라면 누구보다 자신있었던 그녀는 또박또박 큰소리로 읽기 시작했고, 그러나 한단락이 채 끝나기도전에 “그만!” 하고 제지당했다. 설상순아나운서는 그 짧은 한단락가운데 결점만 무더기로 꼬집어주었다. 그러면서 우선 학업을 착실하게 마치라고 하면서 돌려보냈다.

사건으로 인해 리영화는 좌절한것이 아니라 오기가 발동하여 록음기로 아나운서들의 뉴스방송을 반복적으로 들으며 나름대로 기량을 닦았다.

얼마뒤 연변텔레비죤방송국에서 아나운서 공개모집이 있었다. 100여명이 응모한 가운데 리영화는 가장 어린 참가자였다. 게다가 다른 응시자들은 많게 적게 경험을 가지고있었지만 리영화는 방송리론도 장악하지 못한 햇내기였다.

시험장에 들어선 리영화는 어떻게든 자신의 재능을 보여줘야 되겠다는 마음에 시험관이 건네주는 뉴스원고를 제쳐두고 웅변 한단락을 먼저하겠다고 청들었다. 시험관들의 동의하에 그녀는 준비해온 웅변고를 한단락 읊은 뒤 한결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시험에 응했다. 시험장을 나서는 그녀에게 후회는 없었다. 합격여부를 떠나서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주는 시험관들의 만족스런 표정이 더욱 값지게 와닿았던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번 공개모집에서 누구도 합격되지 못했지만 예선합격자들이 가졌던 일주일간의 훈련시간은 리영화에게 그야말로 큰 수확이였다. 아나운서경험이 전무한 사실은 오히려 플러스요인이 됐다. 다른 사람들이 이미 굳어진 억양을 다듬느라 진을 뺄 때 백지상태의 그녀는 모든것을 스펀지마냥 빨아들였다.

꿈을 이루다

1998년, 연변대학 사범분원을 졸업한 리영화는 룡정시텔레비죤방송국에 배치받아 소원대로 방송분야 일을 하게 되였다. 그녀는 현장리포터로 활약하면서 기층취재와 더불어 현장감을 익히고 림기응변능력을 키우면서 기초부터 착실하게 다져나갔다. 그러던중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연변텔레비죤방송국 문예부 박홍성주임의 눈에 띄면서 연변텔레비죤방송국으로 전근하게 되였다.

것은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였다. 표정연기로부터 시작하여 억양 하나, 악세사리 하나까지 지적당하면서 남몰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남몰래 운적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녀는 집에다 큰 거울을 세워놓고 호흡, 눈길, 혀놀림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체크했으며 초불과 마주하고 흉복식호흡을 련습하는 등 자신에게 혹독한 강훈련을 들이댔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기량을 착실하게 갈고 닦았으며 그 시절은 오늘날의 리영화를 있게 해준 착실한 밑거름이 됐다. 그녀는 선후로 “요청한마당”, “토요무대”, “아리랑극장”, “고향의 아침” 등을 맡아서 진행했으며 미구에 아나운서의 정석이라 할수 있는 뉴스진행도 맡았다. 한걸음 한걸음 딛고 올라온 리영화는 풍부한 경험으로 다양한 쟝르를 소화해내면서 프로듀서들이 선호하는 아나운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9월 3일 자치주 창립 60돐 기념 경축대회에서 리영화는 영광스럽게 MC를 맡아 자신의 청아한 목소리로 당당히 우리 민족 축제의 중심에 섰다.

사업, 가정 충실하게

아나운서란 정작 스크린에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그 뒤면의 신고스러움이 더 많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위해 아나운서는 적어도 세시간전에 스튜디오에 당도하여 메이크업을 받고 헤어스타일을 꾸미며 복장을 차려입고 대기한다. 거의 매일 프로그램이 꽉 차있는 리영화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루준비를 한다.

나운서기에 앞서 리영화는 한 가정의 안해이자 10살배기 아들과 6살배기 딸의 엄마였다. 아침 5시에 집문을 나서야 하면 그녀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아침상을 차려놓는다. 휴일이 따로 없는 직업이다보니 섣달 그믐날 시장이 파하기 직전에 메이크업도 채 지우지 못한채 시장에 달려갔던적도 있었다. 대부분의 명절을 식구들과 같이 하지 못하는것이 너무 미안해서 그녀는 집안일을 도맡아했다. 절대 일이 바쁘다는 핑게로 남편손을 바라거나 시어머니손을 바라지 않았다. 그렇게 나름대로 사업과 가정의 평형을 잡으며 좀더 완벽한 아나운서로, 좀더 완벽한 녀자로 거듭나기 위한 줄다리기를 하였다.

“TV에 비춰지는것은 저의 얼굴입니다. 내 생활의 연장선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삶의 일분일초도 소홀히 할수 없었습니다.”

실한 삶에서 묻어나는 열정은 자신감을 낳고 그 자신감은 모든 일에 시너지를 낳는다. 성격이 활달한 리영화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녀에게서 발산되는 열정과 쾌활함에 금방 물젖어버리고만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가정을 사랑하는 그녀에게서는 거부할수 없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풍긴다.

연변일보 리련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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