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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고고학자 김창주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2월27일 14시23분    조회:7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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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김창주


           

광서야외고찰

세계에는 아직까지 풀지 못한 3대 수수께끼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류의 기원이다. 오랜 세월 인류는 자기의 기원, 진화과정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끊임없는 탐구의 길을 걸어왔다. 와중에는 화석을 통해 그 수수께끼를 풀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200만년전의 인류생존의 흔적을 발견하고 11만년전의 초기현대인(早期智人) 하악골 화석을 발견해 세계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김창주이다. 김창주는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연구소 연구원이다.

고고학은 신비하고도 더없이 재미나는 과학이라는 김창주 연구원, 세기를 넘나드는 화석들로 가득 찬 그의 연구실은 어쩌면 그의 젊은 시절의 피끓는 청춘과 삶의 희열,인생의 성공과 쾌락,즐거움을 고스란히 담았는지 모른다.

무선전과 고고학의 만남
김창주의 어릴적 꿈은 자연과학에서 무선전을 연구하는 학자였다고 한다. 하지만 운명은 생각지도 못한 고고학과 인연을 맺어줬다.

1950년, 연길에서 태여난 김창주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다. 그가 연변1중에서 고중입학시험을 준비할 무렵 "문화대혁명"이 일어나 김창주는 책을 접어두고 왕청현 복흥공사 탄창대대에 하향 지식청년으로 내려가게 되였다.1973년, 김창주는 장춘지질학원 지질학부에 입학하게 된다.

"그때까지도 지질학이 무슨 학문인지 전혀 몰랐지요, 학교에 와서야 이런 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차츰 배우면서 지질학은 지구를 연구하는 과학이고 지구력사에 대해서는 지질학이 가장 잘 해명할수 있는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김창주는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연구소에 배치받게 되였다. 80여년의 력사를 갖고 있는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 및 고인류 연구소는 우리 나라에서 력사가 가장 오랜 연구소로서 세계에서 고척추동물을 연구하는 유일한 연구소이기도 하다. 지질학의 한개 작은 분야인 고생물과, 그 가운데 척추류 생물연구, 20대의 피끓는 청춘이 많은 이들은 들어보지도 못한 학문연구에 종사하게 된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 현대화 발전을 위해 과학을 틀어쥐던 "과학의 봄"을 맞을 때였다. 또한 개혁개방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전업을 포기하고 기업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시작하던 때였다. 당시 김창주 연구원의 월 로임은 56원, 외국기업들에서 그의 로임의 20배 남짓한 조건으로 초빙제안을 했을 때 솔직히 고민도 있었다. 종당에는 그런 유혹을 일일이 물리쳤다는 김창주 연구원의 말을 들으면서 어쩌면 고고학자는 그의 숙명이 아니였을가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국제학술세미나 참석


화석과 더불어 울고 웃으며
"야외답사에서 가장 흥분될 때는 새로운 표본을 발견하고 그 표본이 어떤 자연과학가치가 있는가를 알게 됐을 때입니다."

요즘도 김창주 연구원의 등에는 늘 묵직한 배낭이 따라 다닌다.멋진 코트에 어덴가는 어울리지 않는듯한 야외용 배낭이 그를 수십년간 따라다닌 친구이자 그의 보물고이다.

고고학자의 삶은 현대인의 폼나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지루하고 위험하며 고달픈 외곬 인생길이다. 진귀한 화석을 찾으려면 늘 인적없는 두메산골로 들어가야 한다. 거의 매일 흙먼지와 씨름하고 모기에게 뜯기는 렬악한 환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20세기 80년대부터 인류학연구가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되어 인기를 끌면서 우리 나라 인류기원연구도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인류기원과 인류가 살고 있는 자연조건을 테마로 하는 연구과제는 김창주가 처음으로 연구소 책임자의 신분으로 조사연구를 하게 된 과제였다.

이 무렵 중국 중부지역에 고대화석이 있을수 있다는 선색을 갖게 되였다. 1998년 봄, 김창주는 중국과학원 안휘 고생물 조사단을 인솔하여 안휘성 번창현(繁昌县)에 내려갔다. 번창현의 채석장에서 발견된 동굴에는 오랜 퇴적물이 쌓여있었다.퇴적물은 신기하게도 사람 인(人)자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이때 인자동(人字洞)이라고 작명된 이 동굴은 나중에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게 된다.

김창주는 인자동에서 수백점의 선사시대 고대인류가 쓰던 석기(石器)들을 발견했다.뿐만아니라 검치호(剑齿虎),참대곰,중화유치코끼리(中华乳齿象),하이에나(鬣狗) 등 동물을 비롯한 약 80여종의 원시적인 포유동물 화석들을 발견했다.아프리카에서 가장 일찍 발견된 석기의 년대가 240만년 전인데 인자동에서 발견한 석기도 년대 측정에 의해 240~200만년전의 것이라는것이 검증되였다. 이는 200만년전에 중국 장강류역에서도 고대 원시인들이 살았다는 확실한 고고학적 증거를 제공했다. 유라시아대륙에서 가장 이른 선사 고대인류 유적지로 인류발전의 시초점을 찾은것이다.

지금까지 김창주가 채집한 수천수만점의 화석표본가운데 적지 않은 화석들은 세계에서 유일한 값진 표본들이다. 1999년,김창주는 인자동에서 멸종된 원시적인 중화유치 코끼리(中华乳齿象)의 완정한 골격체를 발견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표본이다. 2000년에는 240만년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참대곰 두개골을 발견했는데 이 역시 세계에서 유일한 표본이다.
 

안휘 인자동 유적

 

조선족 고고학자, 세계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다
세계 고고학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과제의 하나가 현대인(智人:Homo sapiens)의 기원이다.지금 현대인의 기원과 발전에 대해 학계에는 두가지 부동한 설이 있다.하나는 전 세계의 현대인들은 모두 20만년 전에서 10만년전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그후 약 6만년 전에 아프리카대륙을 떠나 아세아대륙으로 이동해 왔는데 지금 유라시아대륙에서 살고 있는 아세아인들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이동해 온 초기현대인(早期智人)의 직접적 후손이라는 주장이다.다른 한 주장으로 중국에서는 북경원인(北京猿人),남경원인(南京猿人),화현원인(和县猿人)으로부터 점차 련속적인 진화과정을 거쳐 현대중국인으로 됐다는 본지기원설(多地区起源论)을 주장하고 있다. 김창주는 본지기원설에 힘을 실어주는 세기의 발견으로 고고학계를 놀래운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김창주는 중국과학원 거원(巨猿:선사시대에 살고 있던 키가 3.5메터에 달하는 거대한 류인원) 화석 조사단을 이끌고 우리 나라의 제일 남쪽끝에 있는 광서숭좌(广西崇左)지역에서 고대인류 및 고생물 조사를 하고 있다.

광서숭좌지역에서 60여개 척추동물과 고대인류 화석 동굴들을 발견했는데 230만년과 30만년전의 고안동(高眼洞),합강동(合江洞) 등 동굴에서 진귀한 거원(巨猿)의 하악골 화석과 류인원 화석들이 많이 발견돼 학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야외 답사
                                                                             

2008년 5월, 김창주가 인솔한 고고학 발굴팀은 광서숭좌(广西崇左) 지인동(智人洞)에서 초기 현대인(智人)의 하악골을 발견했다. 약 11만년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하악골의 형태로부터 원시인(猿人)이 현대인(智人)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알수 있다.이는 11만년전에 벌써 동남 아세아에서 초기 현대인들이 살고 있었다는 학설에 확실한 증거를 제공해 주었다. 세계 유명 학자들도 중국에 확실히 원시인이 현대인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있었다는것을 수긍하지 않을수 없었다.

2009년 10월 27일,광서쫭족자치구에서 세계 14개 나라와 지구에서 온 유명한 학자들이 참가한 "광서숭좌 유적지답사와 지인동 하악골화석발굴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세계 각국 학자들이 모두 유적지에 모여 현대인의 기원에 대해 토론할 때 중국도 인류기원연구의 중심지로 되여 최첨단에서 인류의 기원을 탐구하는것이 자랑스럽고 이것이 제가 평생 탐구해야 할 학문이라고 가슴깊이 느꼈습니다."김창주의 이 발견은 2010년 우주비행,나노(纳米) 등 분야와 더불어 중국 기초과학계 10대 중요성과로 평가받았다.

프랑스에서 학술교류


 하지만 이 가슴 벅찬 순간을 자칫 김창주 자신도 지켜보지 못할번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자동 유적지에서 김창주는7-8메터 높이의 벼랑에 매달려 화석을 채집하다가 떨어졌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창주를 보면서 동행했던 젊은 동료는 그가 잘못된줄 알고 통곡했다고 한다. 한참만에 겨우 정신을 차린 김창주는 자기 손부터 살펴보았다.

"화석을 채집하면서 동물의 하악골을 쥐고 떨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눈을 뜨자마자 그 화석이 손에 쥐여있는가를 보던 일이 지금도 가끔 생각납니다. 손에 화석이 쥐여있는걸 보고 얼마나 다행스럽던지...이걸 놓쳤더라면 얼마나 후회했을가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부상을 입었지만 이 중대한 발견을 위해서 대가를 치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다행히 생명위험은 없었지만 김창주는 두팔을 모두 상해 수개월간 병원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구 적도 고찰                                 


성공한 남편 뒤에는 안해가 있었다
김창주는 중국 제4기 지질연구위원회 상무위원 겸 부사무총장,제4기 지층전문위원회 사무총장,중국 고척추동물학회 사무총장,국제 제4기 연구련합회 아태지역 지층위원회 상무위원 등 허다한 직무를 지냈다. 국내외 학술 간행물에 발표한 론문만 저그만치 160여편,전문저작 1권을 펴냈고 요즘에는 영국의 유명한 학술잡지 "국제 제4기 연구"에 저작 발표 준비로 한창이다.

김창주가 화석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삶의 희열을 느끼고 수많은 영예를 따낼수 있었던것은 언제나 말없이 그의 뒤에서 응원해주고 가정의 모든 짊을 혼자서 도맡은 든든한 버팀목-안해의 내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중 수학교원으로 교편을 잡았던 그의 안해 신옥선씨는 남편의 사업을 위해 정든 교단을 떠나 연구소에 왔다.

"곁에서 모두 왜 유별난 남편을 만나 고생이냐고 합니다. 남들 다 가는 려행 한번 같이 못가고, 한평생 그런 멋이 없습니다. 늘 위험한 산비탈을 오르 내리는것이 일이라 걱정도 되고 지루하기도 하지만 본인이 즐기니까 지지해야지요." 일년 사시절 대부분 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남편이 야속해 처음에는 남편이 건네주는 론문을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신옥선씨, 2010년에 정년퇴직을 한 그녀는 이제 김창주의 동료가 되어 야외 답사에 동행하고 있다. 국내외 학술교류 수요로 요즘도 외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김창주 연구원의 바쁜 일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출퇴근 시간이면 자신이 직접 운전을 도맡아 남편이 외국어 학습에 몰두할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해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오늘까지 오지 못했을것입니다." 김창주는 이런 안해가 늘 고맙다.

1991년부터 김창주는 일본 오사까시립대학 리학부대학원 지구과학 환경지질학부에서 고고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국가에서 발급하는 장학금은 숙식을 해결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이라 외국에 나가 있다고는 하나 집안일은 안해가 모두 떠안아야 했다. 일본에서 5-6년간 돈벌이를 하면 돌아와 사업꽤나 크게 벌릴수 있었던 세월이였다. 많은 사람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돈벌이에 나서는것을 보면서 마음의 갈등을 겪던 김창주는 안해에게 "학위를 요구하냐, 돈을 요구하냐"는 고민섞인 편지를 보냈다. 그때 안해 신옥선씨는 꼭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오라는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학위를 얻고 돌아온 빈곤한 선비였지만 그때 닦은 전업기초가 한평생 사업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특히 2011년, 일본 유명대학인 교토대학에서 김창주를 외국인교수로 초빙했는데 20년전 어려운 형편에서 박사학위를 마쳤던 가난한 선비가 그때 배워간 지식을 토대로 일본땅에서 강의를 할수 있게 돼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고고학자로는 합격될지 몰라도 합격된 아버지는 못된다고 스스로 말하는 김창주 연구원,아들딸도 고고학 연구에 이끌 고 싶었지만 일년 사시절 동굴을 오르내리는 자신을 보면서 지레 겁에 질렸을지 모르겠다고 우스개를 했다. 두 자녀의 대학입시때에도 곁을 지켜주지 못하고 야외답사길에 있었던 야속한 아버지였던 것이다. 이제 모두 장성해 자신의 일터에서 한몫 떠메고 나가는 자녀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늘 미안한 마음이다.


동 아프리카 고찰

동 아프리카 고찰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현대생활이 생소하기도 하다는 김창주 연구원, 그래서 사무실에서 표본을 볼때가 가장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제 정년퇴직을 앞둔 나이지만 김창주 연구원은 요즘도 광서 목람산부근의 동굴을 오르내리며 흙먼지와 씨름하고 있다. 한평생 화석에 울고 웃었던 고고학자,걸음을 옮길수 있는 날까지 산을 답사하면서 고고학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김창주 연구원은 오늘도 인류사 수수께끼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


중국국제방송국 기자 취재 접수


국제방송/(취재기자: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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