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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에 컴백한 조선족 트로트가수 류춘금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1월9일 09시06분    조회: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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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이름 : 류춘금

 "정체성 살려 한중 양국서 활동…혼신 다한 가수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

   조선족 가수 류춘금
 

   "서른살에 한국에 건너와서 28년째 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만큼 양국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노래에 녹여내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한국내 조선족 가수 1호로 지난해 22년 만에 컴백한 류춘금(劉春今·57) 씨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귀를 즐겁게 해주고 위안을 주는 가수의 역할을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류 씨는 19일 서울시 영등포구민회관에서 열릴 '한중 설맞이 문예야회(文藝晩會)'에 초대가수로 출연한다.

  국내 거주 조선족과 다문화 가족을 위로하는 무대로 그는 "같은 처지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류 씨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트로트 가수로 활동했다. 정식 음반을 냈고 KBS 가요 무대에도 여러 번 서며 인지도를 쌓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19년 7월에 대표곡인 트로트 '부산 사나이'와 발라드 '애절'. 리메이크곡 등을 수록한 앨범을 내면서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조선족과 팬은 그의 컴백을 반겼고 대표곡은 노래방 곡목에도 수록됐다.

  작년 9월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의 주도인 옌지(延吉)시에서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무대와 10월 중-조 국교수립 70주년 무대에 잇따라 섰으며, 11월에는 재일조선족사회 초청으로 '일본 세계조선족 문화절' 축하 공연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섰는데도 낯설지 않은 걸 보면 무대 체질인가 보다"며 "연륜이 쌓인 만큼 전 세대가 공감할 노래로 사람들에게 힐링을 주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22년간 무엇을 했고 다시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데뷔 후 각종 행사 무대·나이트·카바레·스탠드바 등 하루에 많게는 여덟 군데를 돌며 노래를 불렀지만 히트곡이 없다 보니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며 "가수 생활을 접고 한중 양국 언어와 문화를 아는 장점을 살려서 사업을 했다"고 소개했다.

  1995년 무역회사 '윈슨코리아'를 차렸고 3년 뒤부터는 아예 사업에만 전념했다. 이 회사는 상하이(上海)에 지사를 두고 중국 선박에 장착하는 블랙박스·엔진 세정제 등을 보급해 연 매출 20억 원을 올리기도 했다.

  류 씨는 "사업을 하면서 무대에 서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꾸준히 노래할 정도로 미련을 갖고 있었다"며 "대기업에 근무하던 아들이 회사 경영을 맡게 되면서 더 늦기 전에 재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컴백 이유를 설명했다.

류춘금 씨는 지난해 9월 중국 지린성 옌지시에서 열린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무대에 출연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했던 그는 청소년 음악콩쿠르에서 1등을 해 고등학교인 옌볜제1중학에 음악 특기자로 선발됐고 이어 옌볜예술대에 진학해 성악을 전공했다.

  졸업을 앞두고 옌볜방송국 예술단 단원에 뽑힌 그는 1984년 가수로 데뷔했다.

  '손풍금 타는 총각', '내 고향 진달래' 등 40여곡을 선보이며 조선족 애창 가수로 인정받던 그가 한국과 인연을 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다.

  옌볜방송국 내 TV 교양 프로그램 피디로도 활동하던 그는 1992년 여름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한 '세계한민족축전' 참가차 방한했다가 KBS의 '가요무대'에 출연하면서 처음으로 고국 무대에 섰다.

  당시 그의 실력을 눈여겨본 가요무대 피디의 소개로 한국의 음반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류 씨는 "예술단 가수는 아무리 많은 히트곡을 갖고 있어도 그냥 월급을 받는 직원이었다"며 "대중가요가 발달한 모국에서도 내 목소리가 통하는지 궁금했고 더 큰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2년 말에 '트로트 메들리 8집'을 발매했고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전개했다.

  중국에서 부르던 가요는 군가(軍歌) 또는 북한 노래와 비슷했기에 그는 처음에 한국 트로트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옌볜 조선어가 아닌 한국 표준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기 위해 처음 6개월동안 연습실과 집을 오가며 매일 발음 교정과 발성 연습을 했다.

  그는 "트로트는 막 부르기 쉬운 거 같지만 정교하게 목 떨림과 꺾기를 해야 깊은 맛이 나온다"며 "주현미·이영화 가수가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류 씨는 올 하반기에 중국 유명 작곡가와 손잡고 한중 양국 동시 발매 음반을 낸다. 앨범에 이름 표기를 중국 발음인 류춘찐으로 쓰기로 했다. 중국 표준어 발음에 자신이 있어서 양국 언어로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

  그는 "삶의 애환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히트곡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에 혼신을 다했던 가수로 대중의 기억에 남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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