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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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동북아시아시대의 연변과 조선족』

중국 설득의 논리로서 불이사상
2009년 02월 16일 13시 32분  조회:4039  추천:43  작성자: 곽승지
[6-2-2-2]
중국 설득의 논리로서 불이사상(不二思想)

똘레랑스가 소통의 시대를 관통하는 서구적 행동강령이라면 동양에는 관용과 조화 그리고 원융(圓融)의 세계를 지향하는 불이사상이 있다. 불이사상은 현대사회의 단절과 분리의 현상을 극복하는 사고의 전환 필요성을 제시한다. 그런 점에서 이 사상은 여전히 현실주의적 시각이 지배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정치질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역내 국가들이 공존공영 및 상생의 틀을 만드는데 유용할 것이다.

이찬훈교수는 오늘날 인류가 총체적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이유를 현대문명의 분리 현상에서 찾는다.(이찬훈, 2002, 2006) 현대문명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을 분리함으로써 분리․경쟁․정복․지배의 논리가 만연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이 결국 현대문명을 파국으로 몰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는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른바 새로운 문명을 위한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찾은 답은 불이사상이다. 불이사상은 이것과 저것, 하나와 여럿, 있음과 없음, 삶과 죽음, 우주와 나, 자연과 나, 사회와 나, 너와 나 등 이 세상 모든 것이 둘이 아니라는 통찰에 기초한 공생과 상생의 문명을 건설해 나가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불이사상은 크게 나누어 하나와 여럿이 둘이 아니라는 일다불이(一多不二)와, 유와 무가 둘이 아니라는 유무불이(有無不二)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일다불이는 이 세상 모든 것의 관계 -- 이것과 저것, 이것과 다른 것들의 관계 -- 는 그것들을 하나라고 할 수도 없고 둘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불이라고 말한다. 이 세상 모든 것의 관계는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는 상호 의존적 관계이기 때문이다. 유무불이는 있음과 없음이 둘이 아님을 말한다. 세상만물은 고정된 자성이 없고 여러 가지의 관계에 따라 일시적으로 성립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은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존재하고 있음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불이사상의 핵심은 양극단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에 있다. 원효대사는 이를 “둘이 아니되 하나를 고집하지도 않는다”(一多相容不同門)고 말한다. 이와 같이 일다불이이자 유무불이라는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면 우주와 나는 둘이 아니며(梵我不二), 너와 내가 둘이 아니며(自他不二),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다(生死不二)는 관점에 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나, 나의 것, 나의 생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 날 수 있게 된다.

결국, 인간이 세상에서 겪는 모든 문제는 생각과 논리에서, 세계관에서, 문화에서 생긴다. 인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것을 가치있다고 여기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고 그럼으로써 그것들을 제도와 문화로 구현하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 인간이 처한 상황은 인간의 생각 논리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변과 조선족은 한국과 중국에 공히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연변 및 조선족과 관련된 문제는 한국과 중국 간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두 나라가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국제정치는 기본적으로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을 기준으로 편을 나눈다.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국제관계의 대명제가 이를 웅변한다. 어떤 명분 보다 국가이익에 부합하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탈냉전적 상황에서 이데올로기 보다 경제적 실리가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면서 더 분명해 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냉전시대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역시 그러한 현상의 하나이다. 따라서 연변과 조선족을 동북아시아 미래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문제는 이러한 논리가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일차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논리 못지않게 현상에 대해 미래지향적 사고를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요구되는 것은 기존의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구성주의 또는 자유주의적 시각을 통해 지역국가 간 공존공영을 모색하려는 의지이다. 불이사상도 기존의 국제정치 패턴과 시각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논리가 될 것이다. 즉 연변과 조선족은 중국에 속해있지만 중국과의 정치사회적 인연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과의 문화 정서적 인연이 소중하다고 해서 한국과의 인연만을 강조해서도 안 된다. 이들을 매개로 한국과 중국은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이사상을 수용하면 현실적 갈등 요인을 뛰어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과거와 현재로부터 미래로, 연변이라는 소지역에서 동북아시아라는 대지역으로 사고의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제6장 공존을 위한 미래전략 글 싣는 순서
1.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2. 전략적 접근
0. 전략적 접근의 필요성
0. 똘레랑스와 불이사상: 사상적 패러다임의 전환
-
조선족 포용의 논리로서 똘레랑스
- 중국 설득의 논리로서 불이사상
0. 민족문화의 원형 복원: 조선족 끌어안기
- 한민족 민족문제의 이중성
- 민족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0. 미래공간 만들기: 중국과의 파트너십
- 미래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연변활용론과 중국의 기대이익
- 월경협력을 통한 공존 모색
3. 연변의 미래를 위한 현실적 대안
0. 건강한 조선족사회 만들기
0. 부강한 연변 만들기
0. 주요 성공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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