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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천지진에 돌아가신 님께
방홍국
나는 TV에 마주 앉고
그대는 무너진 담벽에 깔려 신음한다
이 땅우에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나는 북방에서
그대는 남쪽에서
하늘과 땅과 인간에 감사하며
오로지 성실함과 땀으로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삶을 행복해 하며 살아가더니
그대는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눈을 감으려 하고
나는 TV로 지켜봐야만 한다
하늘이여
땅이여
대답하라
무엇에 노하고
무엇이 불만인지
하늘위에 하늘을 두려워 하고
땅밑에 땅을 경외하거든
오로지
하늘이라는 이유로
땅이라는 이름으로
무자비한 광기를 부린
그대들은 대답을 해야 할지니
뉘라서 감히
죄없는 이들을 데려가라 하던가
그대는 눈을 뜬채 죽어가고
나는 눈을 감고 흐느낀다
그대는 십자가를 지고 간 예수인가
속세의 과욕을 참회하는 수도승인가
못난 아들을 대신하는 아비인가
잘못한 학생을 대신하는 스승인가
아
그대는 가고
나는 남았다
나를 축복하며 그대는 가고
그대를 그리며 나는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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