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자를 꽃으로 본다. 곱기 때문에. 고운것은 언제나 깨끗하다. 더러운것이 고와보일수가 없으니까. 헌데 고운것도 더러워질 때가 있다. 그러면 그걸 닦아야 한다. 닦으면 다시 깨끗해지고 고와진다. 우리네들 생활 역시 그렇다. 깨끗할 때도 있고 더러워질 때도 있다. 깨끗할 때에는 더 깨끗해지기 위해 그걸 닦아내고 더러워졌을 때에는 그 더러움을 가셔버리기 위해 닦는다.
집안 살림에는 닦는 일이 많다. 바닥도 닦아야 하고 그릇도 닦아야 하고 식구들지간의 정도 닦아야 하고 원망도 닦아야 한다. 시집살이를 해온 여자들이 걸레나 수세미따위를 쥐여보지 않은 여자가 있을가! 나도 장가를 들어서 여자들의 깨끗함을 진정 알게 되였다.
그래서 기회만 있으면 한번 깨끗한 여자를 쓰고 싶었다.
마침 전번에 무슨 파티에서 김춘택주필님의 원고청탁을 받았었다. 하여 이 기회에 써보고자고 하였던것이다. 쓰고보니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깨끗하고 맑고 정갈한 여자의 형상을 그려보자고 애를 썼다. 깨끗한 여자는 대개 똑똑한 여자다. 조선족여자 치고 깨끔치 못한 여자가 있을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확실히 깨끔치 못한 여자도 있다. 생활여건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은 처지에서 가정살림이나 아이들의 옷매무시조차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여자들이 지금도 있다. 다행히도 아이들을 많이 낳지 않는 세월이라 그럭저럭 흉내를 내며 지나쳐버린다. 또한 살림살이나 몸치장은 화려하나 마음적으로 도덕적으로 깨끔치 못한 여자들도 적지 않다. 그리고 몸이나 마음이나 다 깨끗하고 맑고 정갈한 여자에게도 깨끔치 못한 면이 있다. 너무나 깨끗해도 더러워진다. 오늘날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하여 오히려 깨끗한 것이 오염을 더 불러오고 결백속에 독이 더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똑똑한 사람이 더 음특하게 놀 때가 있다. 때문에 여자들에게도, 우리에게도 그런걸 닦아낼수 있는 “걸레”가 수요되고 수시로 “걸레”를 “물”에 행구어내고 쥐여짜면서 모든걸 닦아낼 “닦개질”이 수요되는것이다. 소설에서 이런 걸 보여주자고 시도하긴 했는데 제대로 꾸며지질 못하여 좀 어수선해 보인다. 량해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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