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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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의 매력
2013년 08월 12일 15시 14분  조회:1341  추천:0  작성자: 홍천룡
무대의 매력

홍천룡


무대는 일반적으로 관중석에 비해 작다. 자그마한 무대이지만 전반 극장이나 구락부에서는 “노란자위”로 된다. 따라서 무대에 오르는 사람도 관중에 비해 극히 적다. 한두 사람이나 몇 사람이 올라서 몇백명 내지 몇천명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위치이다. 그래서 아무나 마음대로 오르는 자리가 아니다.

무대에 오르자면 예술적연기나 구술적재능, 또는 마술적기교 등 표연연기기능이 특이하게 구비되여야 한다. 때문에 무대우에서 1분1초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밤낮으로 하루이틀이 아니면 한달두달, 지어 수년, 수십년씩 그 기능을 닦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자그마한 자리에서 적은 사람으로 짧고도 짧은 순간적인 시각에 가장 빛나는 기능으로 폭이 넓게 많은 사람들에게 시각미와 청각미를 선사하면서 그들의 감각기관을 흥분시켜 줄수 있는 곳이 바로 무대인것이다. 때문에 무대는 “천당”과도 같은 곳이다.

“천당”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두 “신선”과 같은 사람들이다. “신선”들의 황홀한 꿈을 보여주는 곳이 무대이다. 이러한 무대이기에 평생 무대에 올라가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40여년전에 나는 행운스럽게도 무대에 올라가 무용절목을 공연해본 적이 있었다. 처음 무대에 올라선것은 그 옛날 연길시내에서 제일 웅장했던 건물—공인문화궁이였다. (지금 파가이주되여 새 고층건물이 자리잡고 있음) 무대에 올라서면 모든 것이 불빛아래에 드러나고 수백쌍 눈이 지켜보고있기에 그 어떤 미세한 실수도 감출수 없는것이다. 그때 내가 무대에 올라 공연한 첫 절목은 집체무용이였다. 만단의 준비를 하고 마음을 다잡아 먹었지만 전주곡이 울리자 나의 가슴은 토끼새끼를 품은듯 억제할수 없이 풀떡거렸다. 드디어 전주곡이 끝나고 트럼펫 고음선률의 울림과 함께 우리 무용대는 2렬종대로 한결같이 팔을 반공중에서 절주있게 폈다 꺾으며 무대에 나섰다. 무대공간은 휘황하고 현란하기만 했다.

강렬한 조명에 모든것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련속적인 박력있는 동작에 무대아래로부터 박수소리가 터져올랐다. 격정이 각일각 고조되여 갔다. 무대우에서는 절대 관람석을 내려다 보지 말라고 무용교원이 늘 강조하셨다. 높은 무대우에서 내려다 보면 눈가녁을 짙게 화장한 눈이 꼭 감겨져 있는것으로 보인다는것이다. 무대우에서 눈이 감겨진 것으로 보이면 우선 전반 얼굴의 광채를 잃게 된단다. 그러니 광채를 잃은 얼굴에서 감정표현같은 것은 더구나 운운할 여지도 없다. 때문에 무대우에서는 눈을 늘 45도 높이를 바라보며 떠야 한다고 했다. 무대우에서는 45도가 아주 중요한 각도였다.

얼굴을 옆으로 돌릴 때에도 90도로 꺾지 말고 45도에 맞추어 탈고 팔을 쳐들 때도 45도 높이, 턱을 쳐들어도 45도 높이… 그런데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몇번 관람석을 내려다 훔쳐보군 했다. 앞좌석 몇줄은 운무속에 잠긴 영상처럼 보얗게 알렸고 뒤쪽은 거뭇한 장막속에 가리운 까막 나라여서 보이지 않았다. 마치도 우리가 구름우에 떠서 해빛을 받으며 춤추는 천사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 황홀함은 이루다 형용할 수가 없었다. 사람의 일생에서 도대체 몇번이나 무아지경 황홀속에 빠져 넋을 잃어본적이 있는가! 그 격동, 또한 한가슴 뿌듯이 부풀어오른다. 그 희열적인 충격감은 무대에 올라가 직접 춤을 춰보지 못한 사람은 감수해낼수가 없다. 수백쌍 선망의 눈길이 지켜보고 열망의 가슴으로 안아주는 무대우에서 두팔을 날개처럼 마음껏 퍼득이며 행복의 요람으로, 희망의 언덕으로, 평화의 천당으로 날아예려는 매 하나의 동작은 아름다운 미에 대한 부각이였고 사랑의 선물이였다…이러한 무대이기에 무대효과 또한 대단하다.

어느 한 가수가 노래 한수만 진정 제대로 잘 불렀다면 극장안의 수백명 청중이 흥분에 들뜰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그 민족 전체가 감동받을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그 나라의 수천수만에 달하는 그의 음악팬들이 뭉쳐질것이고 또 더 나아가서는 주변 나라와 전 세계가 알아봐 줄것이다. 그 사회적효과는 물론, 파생되는 경제적가치도 가늠할수 없을 정도로 올라간다.

우리 민족은 노래 잘 부르고 춤을 잘 춘다. 노래와 춤에는 남다른 천부적인 감수능력이 있는것만 같다. 헌데 이 방면에 대한 연구와 발굴, 배양과 제고, 더 나아가서는 무대정품화에 대한 대책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것만 같다. 한두개의 전업단체로만 부족하다. 광범한 대중화와 정교한 전업화가 결부되여야 한다. 그래서 우리 마을을 무대로 우리 고향을 무대로 우리 지역을 무대로 우리의 노래와 춤을 새롭게 세계에 보여줄 때가 되였다고 본다. 무대의 이런 매력은 예술분야에만 그치는것이 아니다.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도 무대의 매력과 효력을 충분하게 리용할수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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