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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
이름 모를 사연이 풀벌레로 운다
솔바람이 스쳐 부르스로 내 몸을 감아
아직 아물기 더딘 부스럼에
탱고를 요청하고 한적한 바닷가 내 오막살이로
은하수를 내리고 너도 별이 되라 말한다
내가 별이 되면
검정색 정장에 나비넥타이 두르고
하얀 드레스 입은 그대 두 손 맞잡아
어지럽도록 왈츠를 추다 쓰러지리라
낮 동안 힘들게 땡볕에서 별 놀이한 사람들
하나 둘 토끼장 문은 껌벅이더니
이름 없는 별이고 싶어
저마다 사랑하는 이 포옹하고
안식의 눈을 껌뻑이다 잠든다
눈썹 닮은 불빛들이 하나 둘 사라지더니
어둠으로 둘러싸인 오두막
여기 내 책상엔
은하수를 비롯한 무수한 별들이 다 모였다
이 얘기들을 다 들을 즘
나도 별이 되어 있으리라
시를 사랑하는 만큼 내 아픔도,
내 고통도 의미를 모르고 지저귀는
저 영롱한 풀벌레의 위안도
모두 나를 둘러싸고 별이 되리라
어제가 된 희미한 가로등 아래
기적을 남긴 철로에 침묵하는 플랫폼
추억으로 남은 지인들
나를 끔찍이 사랑한 누렁이와 삽사리
내가 나보다 더 사랑한 코스모스 같은 희야
벌써부터 별이 되라 말 하는데
날개 없는 나는 눈을 달고도
몸뚱이가 고목이 되어야만 하는 슬픔에
어둠을 꿰어 별로 가야만할 순정이 오른다
그래, 오늘 밤은 너를
사랑했다고 말 하련다
내가 별이 되기 전에
인연이었든 모든 흔적을 찾아
어둠에서 총총 빛나는 너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
흔들리는 별자리에서 나는
우뚝 서 그대의 꽃밭에 향기를 더듬지만
달빛 품은 늙은 솔가지 사이로
풀벌레처럼 영롱히 오른다
늘 오늘처럼만 기도하는 별
종이학이 날고 있다.
[東源 이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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