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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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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줄서기
2011년 12월 02일 11시 11분  조회:2067  추천:2  작성자: 강효삼
       줄을 선다는 것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차례가 오기 때문에 줄을 서있는 것인데 줄서기를 시키는 목적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에서 공공질서와 공중도덕을 자각적으로 지키기 위한 올바른 습관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문명이 뒤지고 물질이 곤핍한 연대에는 줄을 제대로 선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지나간 세월은 오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각오도 낮지만 물질 또한 너무 부족한 것이 많아 각오만으로 줄을 제대로 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다 살자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를테면 먹고 사는 것의 필수품인 식량,기름, 천과 고기,술,사탕, 과자. 등 생필품을 살 때 그밖에 유일한 문화생활인 영화관람을 할 때 또 나들이 할 때 필수인 기차표나 버스표를 살 때 만일 줄을 섰다해도 차례가 오는것이 없다고 할 때? 그래서 줄서기가 난장판이 되곤 했는데 그럴 때일수록 질서를 지키려는 정직한 사람, 체면있는 사람이 늘 손해를 보곤 했었다

  현재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현상도 많이 줄어들었거니와 새치기를 하는 현상도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많이 뒤떨어져있는 것 같다.

  지난해 청명 때였다. 폭설이 내리면서 달리던 열차가 한 역에서 열시간이나 멈춘 적이 있다. 열차 안에서 소동이 일어났는데 필수품인 물과 식품이 다 떨어지면서 할 수 없이 역전 가까운 곳의 소매점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 사람은 많고 물건은 적어 그만 난장판이 됐다.

  자질높은 국민이라면 물건이 부족할 때일수록 오히려 질서를 더 잘 지키면서 서로 양보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폭설에 길이 잠시 막힌 것을 두고도 이렇게 밀고 당기며 싸움판을 벌이는데 만일 우리에게 이보다 더 큰 재앙이 닥쳤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생각해보니 약간 두려움이 앞섰다.

  그 누구의 말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재앙보다 인간 스스로의 양보없는 충돌로 하여 빚어지는 재난이 더 크지 않을까?

  아름답고 감동적인 줄서기는 인류의 문명을 잘 보여준다. 예상을 초월하는 전대미문의 재난을 겪는 불행한 나라 사람들을 돕기 위해 너도 나도 길게 늘어서서 성금을 넣는 줄서기이다.여기서 모금액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엄마가 무얼 사먹으라고 준 용돈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성금함에 넣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담겨있는 줄서기 , 세상에 이것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인 줄서기가 또 어디있을까.

  요 몇 해 사이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대재난이 자주 덮치면서 세계 각국에서 국적과 민족 종족을 가리지 않고, 그리고 과거의 원한이나 분규도 고려하지 않고 피해를 입은 나라, 다른 민족을 돕는 오로지 사랑 나누기 모금 줄서기가 점점 자주 또 길게 늘어서고 있다.

  재난이 닥쳐도 침착하게 대응하여 서로가 남을 배려하기 위해 양보하는 줄서기와 그리고 그가 누구든 재난을 당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늘어선 줄서기 , 이는 인류의 문명과 도덕이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평화와 사랑의 질서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줄서기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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